윈도우11, 8GB 램에서도 가볍게 만든다…램값 4배 폭등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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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8GB 램 PC용 윈도우11 메모리 최적화 공식화
램값 1년새 4배 뛰자 파반 다불루리 “WinUI 3·크로미움 효율화” 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8GB 램(RAM) 탑재 PC에서도 윈도우11이 매끄럽게 작동하도록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겠다고 공식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디바이스 부문을 이끄는 파반 다불루리(Pavan Davuluri)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8GB 이상 환경에서의 메모리 최적화”를 올해 남은 기간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AI 열풍으로 D램 공급이 빡빡해지면서 저가 노트북들이 다시 8GB 램으로 회귀하는 가운데, 정작 윈도우11은 그만큼의 메모리로 버티기 힘든 무거운 운영체제라는 지적이 잇따랐던 데 따른 대응이다. 다불루리는 “고객이 매일 쓰는 PC 전반에서 빠르고 반응성 좋은 윈도우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윈도우의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안에 초기 설정 과정 단순화, 가족 보호 기능 정비, 음성 상호작용 개선까지 함께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왜 하필 지금, 8GB 램인가
AI 붐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8GB 램은 더 이상 초저가 라인업만의 스펙이 아니라 보급형 노트북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디지털트렌드(Digital Trends)에 따르면 램 가격은 1년 만에 4배 이상 뛰었고 앞으로도 오름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이 같은 공급 부족 상황이 최소 2028년까지는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트너(Gartner)의 랜지트 앳월(Ranjit Atwal) 수석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500달러 미만의 초저가 PC 세그먼트는 2028년이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PC 부품 원가(BOM) 중 메모리 비중은 2025년 16%에서 최고 23%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렴한 PC를 사려는 소비자일수록 8GB 램 사양을 피할 수 없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는 셈이다. WCCF테크(WCCFtech)는 이런 흐름 속에서 애플의 보급형 노트북 맥북 네오(MacBook Neo)가 8GB 램 기기 중에서는 가장 경쟁력 있는 선택으로 꼽히고 있다고 짚었다.

MS가 내놓은 처방…메모리 할당기부터 WinUI 3까지
다불루리는 블로그에서 구체적인 기술적 접근도 공개했다. 그는 “보다 효율적인 메모리 할당기(allocator)를 활용해 앱과 구성요소 전반의 오버헤드를 줄이고, WinUI 3로 만든 앱이 설계 단계부터 메모리를 덜 쓰도록 튜닝을 이어가고 있으며, 운영체제에 등장하는 크로미움(Chromium)과 웹뷰2(WebView2) 구성요소의 효율도 계속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버클록3D(OC3D)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위젯과 새로운 실행(Run) 경험 등 윈도우 셸의 더 많은 영역을 WinUI 3 기반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자동실행(Autoplay) 대화상자와 파일·폴더 속성 대화상자 등도 윈도우 인사이더 프리뷰 실험 빌드에 곧 추가될 예정이다. 다불루리는 “3월 이후 배운 모든 것을 반영하고 여러분의 피드백에 계속 귀 기울이겠다. 신호는 명확하다. 계속하라는 것이고,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체질 개선, 그리고 남은 과제
이번 8GB 최적화 계획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핫하드웨어(HotHardware)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초부터 이용자들의 고질적인 불만에 대응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시작(Start), 파일 탐색기(File Explorer), 검색(Search), 스니핑 툴(Snipping Tool) 등의 실행 속도를 조용히 개선했고, 검색창에서 광고성 결과를 걷어냈으며 블루투스·프린터 연결 버그도 손봤다. 오버클록3D는 여기에 더해 “저지연 프로필(Low Latency Profile, LLP)” 기능으로 UI 반응성을 높였고, 위젯 피드에서 광고를 대폭 줄였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실제 체감 개선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WCCF테크가 언급한 사례를 보면, 8GB 램을 탑재한 델(Dell)의 XPS 13은 창 하나 열지 않은 상태에서도 메모리 사용량이 70%에 달했다. WCCF테크는 32GB 램을 장착한 자사 노트북에서 직접 테스트한 결과 크롬 탭 몇 개만 열어도 사용량이 40%까지 치솟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오버클록3D는 “윈도우에 대한 불만 목록은 여전히 길다. 사용자들이 실제로 차이를 느끼기까지는 오래 걸릴 것이고, 마이크로소프트를 다시 신뢰하기까지는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코파일럿+PC 조건까지 낮춘 이유
메모리 최적화 행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AI PC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초 코파일럿+ PC로 인증받으려면 40TOPS(초당 40조 연산)를 넘는 NPU(신경망처리장치)와 16GB 램을 요구했다. 하지만 디지털트렌드에 따르면 서피스(Surface) 신제품 가격이 높아지고 접근성이 떨어지자 마이크로소프트는 결국 코파일럿+ 브랜딩을 포기하고 8GB 램만 탑재한 저가형 서피스 노트북을 내놓기도 했다. 8GB 램으로는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걸 마이크로소프트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인텔(Intel) 역시 ‘프로젝트 드래곤윙(Project Dragonwing)’을 통해 저가형 AI PC 시장을 노리고 있어 8GB 램 저가 PC 경쟁은 마이크로소프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디지털트렌드는 자사 필자가 맥북 에어·맥북 네오를 8GB 램으로 직접 사용해본 결과 보급형 윈도우 노트북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작동했다고 전했다. 다만 애플 역시 최신 macOS 골든게이트(Golden Gate)나 세쿼이아(Sequoia)의 AI 기능을 8GB 램 구형 맥이나 신형 맥북 프로에서 그대로 켜두면 답답함을 겪는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안에 초기 설정 단순화와 가족 보호 기능 정비, 음성 상호작용 개선까지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실제 체감 성능 개선이 뒤따를지는 다불루리의 다음 행보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