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드인, 장문 글 41%가 AI작성…“슬롭” 신고 버튼 신설

작성일

링크드인이 “AI 슬롭 같아요” 신고 버튼을 새로 도입했다
판그램 조사서 롱폼 게시물 41%가 AI 생성으로 확인돼 대응 나서

링크드인, 장문 글 41%가 AI작성…“슬롭” 신고 버튼 신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링크드인, 장문 글 41%가 AI작성…“슬롭” 신고 버튼 신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링크드인이 게시물 옆 세 개 점 메뉴에 “Seems like AI slop”(이하 AI 슬롭 같아요) 신고 버튼을 새로 넣었다. 이용자가 이 버튼을 누르면 해당 게시물이 화면에서 사라지고 “피드백을 줘서 감사하다”는 안내 문구가 뜬다. 링크드인 최고제품책임자(CPO) 하리 스리니바산(Hari Srinivasan)은 목요일(현지시각) 자신의 게시물에서 “AI 슬롭은 우리 모두에게 최우선 과제”라며 “우리는 이 문제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CNET에 따르면 이 기능은 404미디어(404Media)가 처음 포착해 보도했다. 이번 조치와 함께 링크드인은 AI가 글을 대신 다듬어주던 기존 “게시물 향상(enhance)” 기능도 정리했다.

판그램 조사로 드러난 “AI 슬롭 천국”

AI 탐지 업체 판그램(Pangram)의 조사 결과는 링크드인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더 버지(The Verge)가 404미디어 보도를 인용한 데 따르면 판그램은 롱폼(장문) 링크드인 게시물의 41%가 AI로 완전히 작성된 것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엔가젯(Engadget) 역시 같은 조사를 인용해 링크드인이 소셜미디어 플랫폼 중 “AI 콘텐츠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이며 롱폼 게시물의 40% 이상이 “완전히 AI로 생성된 것으로 판정”됐다고 전했다.

CNET은 조금 다른 각도의 수치를 전했다. 판그램 조사에서 소셜미디어 전체 롱폼 게시물 4건 중 1건이 AI로 작성된 것으로 나타났고, 그 AI 게시물 가운데 62%가 링크드인에 올라왔다는 것이다. 같은 조사에서 엑스(X, 옛 트위터)는 전체 게시물의 절반 가까이가 AI 작성 흔적을 포함했다고 CNET은 덧붙였다. 집계 기준은 매체마다 다르지만, 링크드인이 AI 생성 콘텐츠의 주요 온상으로 지목된다는 결론은 공통적이다.

신고 버튼은 어떻게 작동하나 / AI 생성 이미지
신고 버튼은 어떻게 작동하나 / AI 생성 이미지

신고 버튼은 어떻게 작동하나

새 버튼은 게시물 오른쪽 위 세 개 점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더 버지 기자가 직접 눌러본 결과 게시물이 즉시 사라지고 피드백 감사 문구가 나타났다. 엔가젯은 링크드인 대변인의 설명을 인용해 이 버튼으로 신고된 게시물이 “관심 없음” 표시를 한 게시물과 마찬가지로 알고리즘 노출이 줄어든다고 전했다.

스리니바산은 CNET에 “슬롭은 정의하기 어렵고 그 정의도 계속 바뀐다”며 “이 버튼이 있으면 우리 모델을 조정해 더 나은 피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버튼은 단순 신고 기능을 넘어 링크드인이 AI 생성 콘텐츠를 걸러내는 분류기(classifier)를 학습시키는 신호 소스 역할도 한다. 회사는 이 분류기를 통해 내 네트워크 밖에서 추천되는 콘텐츠 중 AI 슬롭이나 저품질 게시물의 노출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신고가 쌓이면 게시물 작성자에게도 영향이 간다.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따르면 링크드인은 다른 이용자들이 내 게시물을 부자연스럽거나 AI를 과도하게 쓴 것처럼 느낀다는 사실을 분석 대시보드에서 비공개로 알려주는 기능을 도입한다. 이는 슬롭을 의도적으로 올리는 계정이 아니라 AI로 자기 글을 다듬는 정도로 쓰는 이용자들에게 글쓰기 방식을 돌아보게 하려는 취지라고 테크크런치는 설명했다.

AI 글쓰기 도우미 퇴장, 자동화 계정 대응도 강화

링크드인은 게시물 작성 시 AI가 문장을 통째로 다시 써주던 “AI로 향상하기(enhance with AI)” 기능을 없앤다. 대신 이용자의 문체를 바꾸지 않고 맞춤법과 표현만 다듬어주는 교정 기능으로 대체한다. 스리니바산은 “목소리를 바꾸지 않고 문장만 다듬어주는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링크드인은 이와 함께 프로필·페이지 인증 도구 적용 범위를 넓히고,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회사 페이지의 댓글을 차단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자동화 계정 대응도 강화됐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링크드인은 매일 수십만 건의 자동화된 댓글 시도를 차단하고 있고, 최근 몇 달 사이 이와 별도로 수백만 건의 다른 자동화 시도를 추가로 막았다. 엔가젯과 CNET은 스리니바산의 발언을 인용해 최근 몇 달간 수십만 건의 자동화된 댓글을 포착했고, 이와 별개로 자동 게시 시도 수십억 건을 차단했다고 전했다. 매체별로 인용한 수치 규모는 엇갈리지만, 자동화 계정 대응이 대폭 강화됐다는 점은 일치한다.

슬롭 대응, 링크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AI 생성 콘텐츠 범람은 링크드인만의 고민이 아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Substack)은 지난주 판그램과 협력해 게시물이 AI로 작성됐는지 이용자가 확인할 수 있는 도구를 추가했다. 판그램은 이번 주 AI 콘텐츠 문제 해결을 위해 900만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봇으로 인한 피해는 서비스 존폐를 가를 정도로 커지고 있다. 레딧 경쟁 서비스를 운영하던 디그(Digg)는 봇 유입 규모를 감당할 수 없다며 3월 해당 서비스를 종료했다. 인터넷 인프라 기업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는 이제 웹상의 봇 트래픽이 인간이 생성하는 요청보다 많아졌다고 밝혔다. 이 기점은 클라우드플레어의 기존 예측보다도 더 빨리 도달했다고 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링크드인의 신고 버튼이 실제로 슬롭 확산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엔가젯은 플랫폼에 쌓인 AI 생성물의 절대적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추세를 바꿀 만큼 충분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이용자들이 실제로 버튼을 얼마나 활용하고, 링크드인의 분류기가 그 신호를 얼마나 정확히 학습하느냐에 따라 피드 품질 개선 속도가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