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만원 찍은 폴더블폰, 그래도 없어서 못 판다...갤럭시 Z 폴드8이 쏘아 올린 '가격 뉴노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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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붐이 부른 메모리값 폭등, 폴더블폰 가격 300만원 시대 열다
가격은 올랐는데 사전예약은 몰렸다, 폴드8의 인기 요인은?

삼성전자가 지난 22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서 갤럭시 Z 폴드8 시리즈를 공개했다. 국내 사전판매는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정식 출시는 8월 7일이다. 신제품을 둘러싼 화제의 중심은 성능보다 가격표였다.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는 16GB 메모리·1TB 저장용량 기준 345만 1,800원까지 가격이 매겨졌다. 국내 폴더블폰 사상 처음으로 300만원 중반대에 진입한 것이다. 그런데도 사전예약 흐름은 오히려 뜨겁다. 가격 저항 우려와 판매 호조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례적인 상황을 배경과 원인, 앞으로의 전망까지 짚어봤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Z 폴드8, Z 플립8 시리즈 / 뉴스1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Z 폴드8, Z 플립8 시리즈 / 뉴스1

얼마나, 왜 올랐나

가장 대중적인 진입 사양인 256GB 모델로 비교하면 인상 폭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폴드8 울트라 256GB 모델 출고가는 257만 7,300원으로, 전작 갤럭시 Z 폴드7(237만 9,300원)보다 19만 8,000원 뛰었다. 512GB는 283만 300원, 16GB·1TB는 345만 1,800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단순히 '폴드7보다 얼마나 올랐나'로만 읽으면 라인업 구조를 놓치기 쉽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폴더블 라인업을 울트라·폴드8·플립8 3종 체제로 재편했다. 이름과 달리 신형 와이드 폼팩터인 '폴드8'은 폴드7의 후속 모델이 아니라 아예 새로 만든 별도 라인업이고, 폴드7 자리를 실제로 이어받은 모델은 '폴드8 울트라'다. 실제로 신규 라인업인 폴드8(비울트라)은 256GB 기준 227만 8,100원으로, 전작보다 오히려 10만원가량 낮게 나왔다.

삼성스토어에 전시 중인 갤럭시8 시리즈 / 뉴스1
삼성스토어에 전시 중인 갤럭시8 시리즈 / 뉴스1

반도체값이 스마트폰 가격표를 흔든다

업계가 지목하는 인상의 근본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폭증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몰렸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제조사들이 수익성 높은 서버용 제품 위주로 생산을 돌리면서 스마트폰 등 모바일용 D램·낸드플래시 공급이 상대적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른바 '메모리 슈퍼사이클'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D램 가격이 1분기에만 50%, 2분기에도 추가로 20% 가까이 뛸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여파로 저가형·중가형·고가형 스마트폰의 원가가 각각 25%, 15%, 10%가량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 사장 겸 MX사업부장은 올초 한 기자간담회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영향은 어떤 형태로든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그 예고가 폴드8 가격표로 현실화된 모습이다.

실제 타격은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삼성전자는 30일 2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했는데, 모바일(MX)사업부는 메모리값 급등의 직격탄을 맞아 약 7,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IM 시절을 포함해 사상 첫 적자다. 전사 영업이익은 반도체 부문 호황에 힘입어 89조 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스마트폰 사업만 놓고 보면 원가 부담이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는 가격 인상과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 방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신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갤럭시 Z 폴드8’, ‘갤럭시 Z 플립8’  / 뉴스1
삼성전자 신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갤럭시 Z 폴드8’, ‘갤럭시 Z 플립8’ / 뉴스1

300만원대는 폴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가격 상승 흐름은 폴더블폰에 국한되지 않는다. 메모리 공급난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중저가 스마트폰부터 가격 인상이 번지고 있고, 업계에서는 '300만원대 스마트폰'이 더는 예외가 아니라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국제 유가와 물류비 상승 같은 대외 변수까지 겹치면서,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층의 부담이 가장 크다고 짚었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만큼, 이런 가격 상승 압력은 폴드8 한 세대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22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Galaxy Unpacked) 2026' 행사 / 뉴스1
지난 22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Galaxy Unpacked) 2026' 행사 / 뉴스1

그런데도 왜 사전예약은 몰렸나

가격만 보면 소비자 이탈이 걱정될 법하지만, 실제 흐름은 정반대로 흘렀다. 삼성전자는 이번 폴드8 시리즈로 폴더블폰 역대 최다 판매 기록 경신을 목표로 내세웠다. 지난해 폴드7·플립7은 국내 사전판매에서만 104만대(폴드 비중 60%)가 팔리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사전예약 초반부터 신규 라인업인 폴드8(와이드형)의 초도 물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되며 온라인몰과 일부 통신사 채널에서 매진 사태가 벌어졌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배경에는 그동안 폴더블폰의 약점으로 꼽혀온 문제들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는 평가가 있다. 화면 주름을 줄이면서도 두께는 10% 이상 얇아졌고, 갤럭시 기기 최초로 실리콘-탄소 음극재 배터리를 탑재해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을 함께 높였다. 충전 속도 역시 유선 최대 45W, 무선 최대 20W로 빨라져 그간 지적받던 '충전이 느리다'는 단점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256GB 구매 고객에게 512GB로 용량을 무상 업그레이드해주는 '더블 스토리지' 혜택과 구글 AI 프로 6개월 구독권 등을 얹어, 체감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도 함께 썼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8, 폴드8 울트라, 플립8을 체험 중인 모습 / 뉴스1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8, 폴드8 울트라, 플립8을 체험 중인 모습 / 뉴스1

남은 변수, 애플이라는 경쟁자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 참전이다. 업계에서는 애플 역시 메모리값 상승 여파를 피하지 못해 첫 폴더블 제품을 3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폴더블용 OLED 패널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구조인 만큼, 두 회사의 폴더블 신경전은 가격과 물량 양쪽에서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폴드8 가격 논란은 단순한 '삼성의 욕심'이 아니라, AI 붐이 만들어낸 메모리 공급난이라는 산업 구조 전체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분간 '더 비싸진 프리미엄폰'을 감수해야 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그 대신 어떤 실사용 개선이 뒤따르는지가 지갑을 여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갤럭시 폴더블 신제품인 Z플립8, Z폴드8, Z폴드8 울트라 / 뉴스1
삼성전자 갤럭시 폴더블 신제품인 Z플립8, Z폴드8, Z폴드8 울트라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