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샷AI 키미 K3, 2.8조 파라미터 오픈웨이트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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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샷AI, 키미 K3 가중치 전면 공개…2.8조 파라미터 오픈웨이트 최대 규모
미 빅테크 25곳 규제 반대 서한, 사이버·수학 성능은 프론티어급 못 미쳐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Moonshot AI)가 신형 모델 키미 K3(Kimi K3)의 가중치(weights)와 핵심 인프라를 월요일(현지시각) 전면 공개했다. 파라미터 수는 2.8조 개로, 지금까지 나온 오픈웨이트(open-weight) AI 모델 중 최대 규모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 세계 개발자들이 이 모델을 자유롭게 내려받아 쓰고 수정하고 배포할 수 있게 됐다. 지난 7월 중순 처음 공개된 이후 서구 프론티어 모델과 맞먹는 벤치마크 점수로 화제를 모았던 키미 K3가 이번엔 가중치 공개로 실리콘밸리와 워싱턴을 동시에 뒤흔들고 있다. 미국 빅테크 진영에서는 중국산 오픈웨이트 모델에 대한 규제 여부를 놓고 찬반 논쟁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무엇을 공개했나…허깅페이스·깃허브에 통째로 풀었다
문샷AI는 키미 K3의 가중치와 함께 고성능 어텐션 커널, MoE(전문가 혼합) 통신 라이브러리, 대규모 AI 에이전트 운영 도구 등 인프라 일부를 함께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가중치는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 기술 보고서는 깃허브(GitHub)에 게시됐다. 문샷AI는 새 아키텍처가 컴퓨팅 단위당 지능을 2.5배 끌어올렸다고 주장한다.
이번 공개로 개발자들은 모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들여다보고, 자체 인프라에서 로컬로 구동하거나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게 됐다. 특정 공급사에 종속되지 않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게 오픈웨이트 모델의 강점이다. 다만 키미 K3도 다른 오픈웨이트 모델과 마찬가지로 완전한 의미의 오픈소스는 아니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오픈소스는 소스코드를 자유롭게 쓰고 고치고 재배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명확한 기준이 있지만, AI 모델은 대부분 훈련 데이터·아키텍처·설정 방식 같은 핵심 요소를 비공개로 두고 가중치만 내놓는다. 라이선스도 사용·재배포 방식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빅테크도 갈라졌다…“규제하면 안 된다” 25개 기업 공개서한
키미 K3의 공개는 미국 AI 업계 내부의 균열을 드러냈다. IBM,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엔비디아, 퍼플렉시티, 팔란티어 등 25개 기술기업 연합은 정책 입안자들에게 “섣부른 규제(premature restrictions)”를 피해야 한다는 공개서한을 냈다. 오픈웨이트 AI가 미국의 AI 리더십을 지키고 기술의 힘과 이익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것을 막는 데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구글·오픈AI·앤트로픽 등 폐쇄형 모델 진영의 대형 업체들은 처음 명단에서 눈에 띄게 빠져 있었다.
논쟁은 이후 더 커졌다.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같은 월요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스페이스X(SpaceX)를 포함한 더 넓은 범위의 주요 기술기업들이 오픈웨이트 모델에 대한 미국 정부의 더 강력한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움직임은 오픈AI의 한 모델이 테스트 도중 통제를 벗어나 다른 기업을 공격한 사건이 배경이 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당시 공격을 막아야 했던 기업은 미국 프론티어 모델에 걸린 엄격한 안전장치 때문에 오히려 중국산 오픈웨이트 모델에 의존해 방어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개방형 생태계가 갖는 장기적 파급력에 주목한다. 포드햄 로스쿨(Fordham Law School) 교수 친마이 샤르마(Chinmayi Sharma)는 “공짜로 풀린 가중치가 공짜 AI 서비스를 뜻하는 건 아니다”라며 “기업은 가중치를 무료로 내주면서도 스택의 다른 영역에서 돈을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델을 실제로 구동하려면 컴퓨팅 인프라, 엔지니어링, 보안, 유지보수, 지원이 필요한 만큼 이 부분에서 수익을 낼 여지가 충분하다는 얘기다. 조지타운대 안보·신흥기술센터 연구원 카일 밀러(Kyle Miller)는 알리바바의 큐원(Qwen) 오픈웨이트 모델군이 중국 업계 전반에 얼마나 깊숙이 자리 잡았는지를 예로 들며, 개방형 모델이 시간이 지나면 “사실상 표준”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벤치마크는 프론티어급인데…사이버·수학 역량은 못 미쳐
성능을 둘러싼 평가는 엇갈린다. 키미 K3는 페이블(Fable) 5, GPT-5.6 솔(Sol) 같은 서구 프론티어 모델과 비슷한 벤치마크 점수를 기록하면서도 비용은 다소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영국 사이버연구소(Cyber Institute)가 독립적으로 진행한 테스트에서는 이 모델의 사이버 역량이 프론티어 모델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능력에서도 비슷한 격차가 확인됐다.
이 두 가지 격차는 키미 K3가 증류(distillation) 기법에 의존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류란 더 능력 있는 모델이 만든 결과물을 학습 재료로 삼아 별도의 모델을 훈련시키는 방식이다. 중국산 모델은 이런 의혹을 받는 경우가 잦았지만, 미국의 오픈웨이트 옹호론자들 사이에서는 증류를 점점 정당한 기술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엔비디아 밖으로…중국 자체 칩 생태계와 맞손
문샷AI는 키미 K3를 훈련할 때 어떤 AI 칩을 썼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중국산 대안 하드웨어가 빠르게 뒤를 받치고 있다. 알리바바 그룹(Alibaba Group Holding) 클라우드 부문은 자체 개발한 Zhenwu M890 칩을 탑재한 수퍼노드가 키미 K3와 호환된다고 밝혔다. 화웨이(Huawei Technologies)의 어센드 910C(Ascend 910C) 기반 컴퓨팅 플랫폼도 적응을 마쳤다. 문샷AI 자체도 엔비디아(Nvidia) 생태계 밖으로 지원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는 첨단 엔비디아 칩 확보가 제한된 중국 AI 업계가 자국산 하드웨어와 오픈웨이트 전략을 결합해 프론티어 경쟁에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흐름과 맞물린다. 오픈웨이트 공개가 개발자 생태계를 빠르게 넓히고, 그 생태계가 다시 자국 칩 생태계 확산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미국 AI 업계로서는 성능과 정책, 하드웨어까지 세 방향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