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지나가기 직전 ‘와르르’…10초 차로 참사 피한 보릿돌교 붕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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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량 중앙부 먼저 내려앉은 뒤 양쪽 상판 잇따라 바다로 추락
갯바위 고립된 관광객·낚시객 17명 전원 구조…인명 피해 없어

경북 포항의 해상 인도교가 굉음과 함께 무너지는 순간과 사고 직전 현장을 벗어난 보행자의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붕괴된 보릿돌교 / 뉴스1
붕괴된 보릿돌교 / 뉴스1

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1시 15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장길리 앞바다에 설치된 해상 인도교 보릿돌교의 교각과 상판 일부가 붕괴했다. 교각 두 개에 해당하는 약 50m 구간이 바다로 무너지면서 전망대와 갯바위에 있던 관광객과 낚시객 등 17명이 한때 고립됐다.

사고 당시 CCTV 영상에는 교량 중앙부가 먼저 아래로 내려앉은 뒤 양쪽 상판이 연쇄적으로 꺾이며 바다로 추락하는 장면이 담겼다. 가운데 부분이 꺼진 교량은 양쪽 상판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순식간에 ‘W’자 형태로 주저앉았다. 교각과 상판이 수면에 부딪히자 거대한 물기둥이 치솟았고 현장 주변에는 큰 굉음이 울렸다.

지난 28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장길리 보릿돌교가 무너지는 모습. 교량 중앙부가 먼저 내려앉은 뒤 양쪽 상판이 연쇄적으로 바다로 추락했다. / MBN 보도화면 캡처
지난 28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장길리 보릿돌교가 무너지는 모습. 교량 중앙부가 먼저 내려앉은 뒤 양쪽 상판이 연쇄적으로 바다로 추락했다. / MBN 보도화면 캡처

영상에는 붕괴 지점에서 약 10m 떨어진 곳을 걷던 보행자 1명도 포착됐다. 이 보행자는 다리가 무너지는 모습을 눈앞에서 확인한 뒤 황급히 몸을 돌려 육지 쪽으로 되돌아갔다. 포항시는 이 보행자가 약 10초 차이로 사고를 피한 것으로 파악했다. 시 관계자는 “10초만 더 일찍 지나갔더라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라며 “천운이었다”고 말했다.

붕괴 당시 교량 위를 지나던 사람은 없어 대형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다리가 끊기면서 건너편 전망대와 갯바위에 있던 17명이 고립됐다. 소방 당국은 신고를 받은 지 약 12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민간 어선과 함께 구조 작업을 벌였다. 고립자들은 이날 오후 2시 1분께 모두 구조됐으며 다친 사람은 없었다.

해양경찰은 추가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잠수 요원을 투입하고 붕괴 지점 주변을 수색했다. 반경 약 1㎞를 중심으로 수중 수색을 벌였으나 추가 실종자나 부상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고 현장에는 포항시와 소방 당국을 비롯해 경찰과 해경 관계자 등 70여명이 투입돼 주변 출입을 통제하고 안전 조치를 진행했다.

지난 28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장길리 보릿돌교가 무너지는 모습. 교량 중앙부가 먼저 내려앉은 뒤 양쪽 상판이 연쇄적으로 바다로 추락했다. / MBN 보도화면 캡처
지난 28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장길리 보릿돌교가 무너지는 모습. 교량 중앙부가 먼저 내려앉은 뒤 양쪽 상판이 연쇄적으로 바다로 추락했다. / MBN 보도화면 캡처

안전진단 중 무너진 보릿돌교

보릿돌교는 2013년 준공된 높이 10m, 총길이 225m 규모의 해상 인도교다. 이 가운데 해상 구간은 약 170m로 육지와 보릿돌로 불리는 갯바위를 연결한다. 갯바위에는 주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돼 있어 관광객과 낚시객들이 자주 찾았다.

이 다리는 최근 안전점검에서 C등급을 받았으며 지난해 보수·보강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물 여러 곳에서 균열이 발견되면서 지난 5월 29일부터 다리 중간 지점과 전망대 방향의 출입이 통제됐다. 포항시는 사고 당시 정밀 안전진단을 진행하고 있었다.

붕괴된 포항 보릿돌교
붕괴된 포항 보릿돌교

포항시는 지난해 진행한 보수공사와 이번 붕괴 사고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당국은 파도에 지속해서 노출된 구조물에 피로가 누적됐을 가능성과 최근 이어진 폭염이 구조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 등을 열어두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교량 설계와 시공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보는 한편 안전점검과 보수공사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출입이 통제된 구역에 관광객과 낚시객들이 들어가게 된 경위도 조사할 예정이다.

포항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이가리 닻 전망대 등 지역 내 해상 전망 시설과 보행교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점검이 끝날 때까지 유사 시설의 출입을 통제하고 추가 위험 요소가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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