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상거래에 하이퍼리퀴드 무기한선물 20%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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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주식 1주 이상거래, 하이퍼리퀴드서 5700만달러 청산 촉발
넥스트레이드 오라클 오류로 960계정 강제청산, 한국 증시도 동반 급락

미국 나스닥에 이달 초 상장한 SK하이닉스의 국내 보통주 가격을 추종하는 가상자산 파생거래소 하이퍼리퀴드의 무기한선물 계약이 한국시각 7월 28일 오전 8시 순식간에 20%가량 급락했다가 1분 만에 되돌아오는 플래시크래시를 겪었다. 진원지는 정규장이 아니라 대체거래소 프리마켓의 단 한 건의 거래였다. 서울 넥스트레이드에서 개장 직후 SK하이닉스 주식 1주가 하한가 수준에 체결되면서, 이 가격이 하이퍼리퀴드의 가격 산정용 오라클에 그대로 전달돼 대규모 강제청산을 촉발했다. 계정 960개에서 약 5740만달러 규모의 롱 포지션이 청산됐고, 이 가운데 실현손실은 173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 시간 뒤 개장한 한국 증시도 중국 창신메모리 상장 충격에 반도체주 중심으로 폭락해, 온체인 사고와 실물 급락이 같은 날 겹쳤다.
넥스트레이드 1주 거래가 부른 오라클 오작동
크립토포테이토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 개장 전 프리마켓 구간에서 SK하이닉스 주식을 전날 종가보다 30%가량 낮게 파는 주문이 실행됐다. 크립토뉴스는 더 구체적으로 이 거래가 1주당 127만2000원에 체결됐다고 전했다. 직전 종가인 181만6000원보다 29.96% 낮은 가격으로, 하루 하한가에 근접한 수준이다. 한국 매체 보도를 인용해 크립토뉴스는 이 거래가 주문 실수와 초기 세션의 얇은 유동성이 겹친 결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넥스트레이드에서는 당시 경쟁 주문이 없어 이 단일 거래가 잠깐 시세를 결정했고, 가격은 2분 안에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문제는 그 짧은 순간 SKHX 오라클이 이미 왜곡된 가격을 흡수해 온체인으로 전달했다는 점이다. 크립토포테이토는 넥스트레이드 개장 4초 뒤 오라클 가격이 15.6% 급락했고 약 2초 뒤 청산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급락폭 집계는 매체와 시점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코인데스크는 하이퍼리퀴드 데이터를 근거로 7월27일 오후 11시부터 1분 사이 가격이 20% 급락해 900달러까지 떨어진 뒤 다음 1분 만에 1000달러를 넘겼고, 이후 1092달러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크립토포테이토는 가격이 1131달러에서 900달러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크립토뉴스가 인용한 온체인 추적업체 하이퍼인사이트(HyperInsight)는 1128.20달러에서 927달러로 17.9% 떨어졌다고 집계했다.

960개 계정 강제청산, 5700만달러 증발
X(트위터) 이용자 마켓알파(MarketAlpha)의 계산을 크립토포테이토가 인용한 바에 따르면 960개 계정에서 총 5740만달러 규모의 롱 포지션이 강제청산됐고, 이 가운데 실제 확정된 손실은 1730만달러였다. 반대편에서는 백스톱(청산 시 손실을 떠받치는 안전장치)이 작동해 수익이 난 숏(공매도) 포지션에 자동감액청산(ADL)이 발동됐다. 이 과정에서 계정 100개에서 총 1080만달러의 수익이 실현됐다. 개별 계정 기준으로는 최대 255만달러의 수익과 최대 205만달러의 손실이 각각 발생했다.
크립토포테이토는 이 온체인 급락폭이 몇 시간 뒤 실제 한국 증시에서 SK하이닉스가 겪은 약 15%대 하락과 흡사한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오라클 오류가 만들어낸 가격 움직임이 결과적으로 그날 실제 주가 흐름과 비슷한 방향으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HIP-3 구조와 책임소재, 트레이드엑스와이지(Trade.xyz)
SKHYNIX 시장은 정식으로는 xyz:SKHX로 표기되며 한국에서 거래되는 SK하이닉스 보통주 1주의 달러 가치를 추종한다. 하이퍼리퀴드 화면에는 SKHYNIX-USDC로 표시되고 최대 10배 레버리지가 허용된다. 이 시장은 하이퍼리퀴드의 HIP-3 프레임워크에 따라 독립 배포자인 트레이드엑스와이지(Trade.xyz)가 만들고 운영한다. HIP-3는 독립 팀이 하이퍼리퀴드의 주문장, 마진 시스템, 청산 엔진을 그대로 활용해 자체 무기한선물 시장을 개설할 수 있게 해주는 구조다. 배포자는 오라클 가격과 외부 퍼페추얼 가격, 최대 2개의 추가 마크프라이스 입력값을 직접 정하고, 이 값들을 최우선매수·최우선매도·최근 체결가 기반의 로컬 가격과 결합해 최종 가격을 산출한다. 배포자는 50만 HYPE 토큰을 스테이킹해야 하며 시장 운영에 문제가 생기면 슬래싱(예치 자산 삭감)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하이퍼리퀴드 관계자는 트레이드엑스와이지가 이번 사고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지만, 확인 시점까지 최종 사고 보고서는 나오지 않았다. 어느 넥스트레이드 가격 입력값이 오라클에 들어갔는지, 필터가 설계대로 작동했는지, 안전장치를 바꿀지는 아직 답이 나오지 않은 질문으로 남아 있다. 하이퍼리퀴드 측은 거래소가 “퍼미션리스(누구나 시장을 개설할 수 있는 무허가형 구조)”라는 점과 SKHYNIX 시장이 트레이드엑스와이지에 의해 배포·운영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크립토뉴스는 하이퍼리퀴드의 블록체인이나 스마트컨트랙트 자체가 침해됐다는 증거는 없으며, 문제는 외부 시세 하나가 트레이드엑스와이지의 가격 산정 방식을 그대로 통과한 데 있다고 짚었다.
한국 증시 동반 급락과 남은 과제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온체인 급락 약 1시간 뒤 한국 증시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약세로 개장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10.84% 급락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코인데스크 기준 15% 떨어진 155만원(1100달러 상당)에 장을 마쳤고, 크립토뉴스는 종가 기준 하락률을 14.65%로 집계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도 동반 하락했다. 나스닥에 상장된 SK하이닉스 ADR(10개가 보통주 1주에 해당)은 프리마켓에서 4.5% 내린 136.51달러에 거래됐다.
크립토뉴스가 인용한 디파이라마(DefiLlama) 스냅숏에 따르면 이후 SKHX 가격은 약 1067달러로, 24시간 기준 13.7% 하락한 수준을 보였다. 미결제약정(오픈인터레스트)은 약 20% 줄어든 4억600만달러 선이었고, 일일 거래량은 10억달러를 넘었다. 코인데스크는 하이퍼리퀴드가 올해 2월 말 발발한 이란 전쟁 이후 전통자산에 대한 견해를 표출하려는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파생거래소로 자리매김했다고 전했다. 크립토뉴스는 다른 탈중앙화거래소들도 한국 증시 등 개장 시간이 제한된 시장을 겨냥한 퍼페추얼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어, 얇은 현지 거래시간과 상시 운영되는 크립토 파생상품 사이의 연결고리가 늘어나는 배경에서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