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소양천 샴악어 주인 검거…사라진 이유 묻자 “120만 원 주고 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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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카페서 120만 원에 구매해 택배로 받아 사육
주거지에서는 국제멸종위기종 2급 악어거북도 발견

경기 여주시 하천에서 포획된 국제멸종위기종 1급 샴악어의 소유주가 사건 발생 8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소유주는 악어를 유기한 것이 아니라 마당에서 일광욕을 시키던 중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경기 여주시 소양천에서 포획된 샴악어가 여주 위더스 유기동물보호센터로 옮겨져 보호받고 있다. /여주시 제공
경기 여주시 소양천에서 포획된 샴악어가 여주 위더스 유기동물보호센터로 옮겨져 보호받고 있다. /여주시 제공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여주경찰서는 27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A 씨를 형사 입건했다.

A 씨는 2023년 파충류를 거래하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샴악어를 120만 원에 구매해 사육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당시 샴악어를 택배로 전달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샴악어는 동남아시아에 서식하는 종으로 무분별한 포획과 서식지 파괴로 개체 수가 크게 줄면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가운데 멸종 위험도가 가장 높은 ‘위급(CR)’ 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국제적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인 사이테스(CITES)에서는 국제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돼 있다. 관련 허가 없이 샴악어를 포획하거나 거래·소유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경찰은 A 씨가 허가 없이 샴악어를 구매해 사육한 행위 자체가 불법에 해당한다고 보고 정식 입건했다.

해당 샴악어는 지난 18일 오전 11시 27분께 여주시 창동 소양천 변에서 발견됐다. 당시 한 주민이 “애완용 악어 같은 동물이 있다”고 신고했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장비 2대와 인력 7명을 동원해 악어를 포획했다.

악어는 소방 당국에서 여주시로 인계된 뒤 국립생태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샴악어가 하천에 나타난 경위를 파악하고 소유주를 찾기 위해 포획 장소 주변을 중심으로 탐문 수사를 벌였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인근에 10여 년간 파충류를 키워온 사람이 있다”는 주민 진술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 26일 샴악어가 포획된 장소 인근에 사는 A 씨를 소유주로 특정해 검거했다.

“120만 원에 사서 택배로 받아”…“일광욕시키다 사라졌다”

여주서 포획된 국제멸종위기종 1급 샴악어. / 여주시 제공
여주서 포획된 국제멸종위기종 1급 샴악어. / 여주시 제공

A 씨는 2023년 파충류를 거래하는 인터넷 카페에서 샴악어를 120만 원에 구매한 뒤 택배로 받아 약 3년간 사육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악어를 일부러 버렸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2주 전쯤 샴악어에게 일광욕을 시켜주려고 마당에 내놨는데 사라졌다”며 “오랫동안 키운 데다 가치도 높은 악어를 왜 유기하겠느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주거지에서는 또 다른 국제멸종위기종인 악어거북도 발견됐다. 악어거북은 국제멸종위기종 2급으로 등재돼 있으며 국내에서는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경찰은 국립생태원에 해당 동물이 실제 악어거북이 맞는지 정확한 종 확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A 씨가 샴악어와 악어거북을 어떤 경로로 입수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샴악어가 주거지를 벗어나 하천까지 이동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하는 한편 인터넷 카페에서 악어를 판매한 사람을 추적하는 등 불법 유통 경로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