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대표팀 감독이었는데…한국 감독직 지원', 축구팬들 놀랄 '유명 감독'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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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노, 한국 축구 장기 프로젝트 도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 후보들이 떠오르는 가운데, 스페인 대표팀 감독을 지낸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이 다시 한 번 한국 대표팀 지휘봉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8일 풋볼리스트에 따르면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레노 감독은 홍명보 감독 사임 이후 공석이 된 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을 나타냈다.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 (오른쪽). 왼쪽은 조세 마누엘 오코토레나 전 골키퍼 코치 /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 인스타그램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 (오른쪽). 왼쪽은 조세 마누엘 오코토레나 전 골키퍼 코치 /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 인스타그램

모레노 감독은 한국 축구와 생각보다 오래된 인연이 있다. 2023년 파울루 벤투 감독 후임을 선임하는 과정에서도 직접 대한축구협회에 지원서를 제출했다. 당시 그는 단순한 이력서가 아니라 한국 축구의 미래 청사진을 담은 프레젠테이션까지 준비했다. 그러나 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사실상 결정한 상태였고 모레노 감독은 면접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탈락했다.

당시 준비했던 자료에는 A대표팀뿐 아니라 연령별 대표팀과 K리그를 연계하는 선수 육성 시스템, 데이터 기반 선수 선발 방식, 대표팀 운영 철학 등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리그 유망주들을 장기간 추적 분석한 자료도 있었다.

모레노 감독의 지도자 경력도 화려하다. 1977년생인 그는 선수 생활보다 지도자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20대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11년 AS로마에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수석코치를 맡으며 유럽 무대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후 셀타 비고, FC바르셀로나, 스페인 대표팀까지 엔리케 감독과 함께하며 현대 축구 전술을 익혔다. 특히 2014-2015시즌에는 바르셀로나 트레블의 주역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는 대표팀 감독으로도 성과를 남겼다. 2019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가족 간병 문제로 자리를 비우면서 감독 대행을 맡았고 이후 정식 감독으로 승격됐다.

스페인을 이끌며 9경기에서 7승 2무를 기록했고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유로 2020 예선도 안정적으로 통과시키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선수 발굴 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현재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로드리를 맨체스터 시티 이적 이전부터 대표팀 핵심으로 중용했고, 파비안 루이스와 미켈 오야르사발 역시 그의 지휘 아래 A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스페인 대표팀 역사상 처음으로 선발 11명을 모두 다른 구단 소속 선수들로 구성할 정도로 특정 명문 구단에 얽매이지 않는 선발 원칙도 보여줬다.

이후 그는 AS모나코와 그라나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소치를 거치며 여러 리그를 경험했고, 작년 소치를 떠난 뒤 현재는 새 팀을 찾고 있다.

소치에서는 챗GPT를 활용해 전술과 훈련을 짰다는 소문이 돌아 황당한 논란에도 휘말렸다. 다만 그는 해당 사실을 부인하는 중이다.

모레노 감독이 다시 한국행을 희망하는 가운데 그가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는 이달 초 첫 회의를 열고 A매치 일정과 내년 아시안컵 준비, 협회장 선거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며 감독 선임 방향을 논의했다. 협회는 대표팀 운영의 안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후속 회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전강위를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다. 정몽규 전 회장이 사퇴한 상황에서 기존 집행부가 구성한 전강위가 새 감독을 선임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축구계 안팎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새 회장 선출 이후 감독을 뽑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협회는 내년 1월 아시안컵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더 이상 감독 선임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지성 K-축구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사무동에서 열린 K-축구 혁신위원회 2차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스1
박지성 K-축구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사무동에서 열린 K-축구 혁신위원회 2차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스1

박지성 공동위원장을 비롯한 혁신위는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과거처럼 밀실에서 진행되는 방식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갖춰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전강위는 혁신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영표, 박주호 등에게 감독 선임 과정에 참여해 달라고 제안했지만 모두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와 전강위의 역할을 분리해 운영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한축구협회는 국내 지도자와 해외 지도자를 모두 후보군에 올려놓고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파울로 벤투 감독, 거스 포옛 감독,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 등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은 한국 축구를 장기간 분석해 온 몇 안 되는 외국인 지도자라는 점, 스페인 대표팀 감독 경험과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지도한 이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꾸준히 거론되는 후보다.

그가 한국 축구의 새로운 시대를 이끌 사령탑 후보로 얼마나 높은 평가를 받을지가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