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주식에 투자했기에... 대기업 직원 "집 살 돈 한꺼번에 날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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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종목에 몰빵했다가 전 재산 날린 대기업 직원
"집을 살 수 있는 돈이었는데…."
20대 직장인이 주식으로 4억3000만원을 잃었다. 그는 2년 반 동안 한 푼씩 모아 중산층 진입을 눈앞에 뒀다가 무일푼으로 30대를 맞게 됐다고 했다. 손에 남은 것은 빚 3000만원뿐. 그가 전 재산을 넣은 종목은 코오롱티슈진. 최근 투자자들에게 절망을 안긴 그 종목이다.

'20대, 4억3000만원 손실'이라는 제목의 글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27일 올라왔다.
자신을 유명 자동차회사에 다니는 직원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빚만 3000만원이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며 "2년 반 동안 시드(종잣돈)를 다 모아가면서 드디어 중산층에 진입할 수 있나 했는데 무일푼으로 30대가 됐다"고 적었다.
무엇을 샀느느냐는 물음에 작성자는 "바이오. 최근에 89% 하락해 4일 연속 하한가를 맞은 종목"이라고 답했다. 레버리지 투자였느냐는 질문에는 "레버리지는 아니고 대출"이라며 "역사상 처음으로 4일 연속 하한가를 맞은 종목을 샀다"고 했다. 이어진 댓글에서 글쓴이가 투자한 종목이 코오롱티슈진임이 드러났다.
작성자가 지목한 '89% 폭락'은 실제 상황과 맞닿아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의 미국 임상 3상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붕괴했다. 회사는 지난 20일 장 마감 후 미국 임상 3상 톱라인(주요 지표) 1차 결과를 공개했는데, TG-C 투여군에서 통증 완화와 관절 기능 개선 효과 자체는 확인됐지만 위약군과 비교해 통계적 유의성을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신약 임상에서 위약 대비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상 효능 입증에 실패했다는 의미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발표 직후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21일 개장과 동시에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코오롱티슈진은 그날부터 23일까지 사흘 연속 하한가로 마감했다. 하한가가 풀린 24일에도 28% 넘게 밀리며 사실상 나흘 연속 급락했다. 지난 20일 6만1200원이던 주가는 24일 1만6000원대까지 4배 가까이 주저앉았다. 지난 5월 12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 14만9000원과 비교하면 89% 낮은 수준이다. 하한가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매도 잔량만 쌓인 채 거래가 체결되지 않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 코오롱우 등 그룹 관련주도 동반 급락했다.
코오롱티슈진의 낙폭이 유독 컸던 배경으로는 회사가 사실상 신약 하나에 기대온 구조가 꼽힌다. 여러 파이프라인을 갖춘 다른 바이오 기업과 달리 TG-C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탓에 임상 결과 하나에 주가가 그대로 휘청였다. 회사 측은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 결과 발표가 오는 10월로 예정돼 있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추가 폭락을 막지는 못했다.

작성자의 사연에는 위로와 응원의 댓글이 이어졌다. "좋은 회사에 다니고 있으니 안전자산에 투자하면 금방 모은다" "그 직장에 들어갈 인재면 다시 일어나는 건 시간문제다" "30세에 취업했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작성자는 댓글마다 "감사하다"고 답하며 "집을 살 수 있는 돈이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투자 방식을 두고 쓴소리도 나왔다. "바이오는 건드리면 안 된다"는 지적이 가장 많았다. "이건 투자가 아니라 도박을 한 것" "인생 한 방 그런 건 없다" "다시는 바이오 따위 쳐다보지 말자"는 댓글이 달렸다. 과거 코오롱티슈진에 투자했다 손실을 봤다는 이용자는 "나도 몇 년 전에 티슈진을 사서 휴지조각에 팔았다"고 적기도 했다.
전 재산을 단일 종목에, 그것도 임상 결과에 명운이 걸린 바이오주 한 곳에 몰아넣은 집중 투자 방식은 위험천만할 수 있다. 신약 임상은 성공과 실패가 명확히 갈리는 이벤트다. 특히 코오롱티슈진처럼 핵심 파이프라인 하나에 기업 가치 대부분이 걸려 있는 종목은 임상 실패 시 하락 폭을 가늠하기 어렵다. 자산을 여러 종목과 자산군에 나누는 분산 투자의 기본 원칙과는 정반대의 선택이었던 셈이다.
빚을 낸 투자라는 점도 위험을 키웠다. 작성자는 레버리지 상품이 아닌 대출이라고 선을 긋긴 했지만 대출로 산 주식이 급락하면 원금 손실에 더해 이자와 상환 부담이 그대로 남는다. 손에 쥔 4억원대 자산이 사라지고 빚 3000만원만 남은 것도 이 때문이다. 여유 자금이 아니라 갚아야 할 돈으로 고위험 자산에 투자할 경우 하락장에서 버틸 여력 없이 손실을 확정당하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