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보다 못 버는 사장님' 현실로… 2027년 최저임금 1만 700원에 소상공인 대규모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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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10명 중 4명, 최저임금도 못 버는 현실
소상공인연합회(회장 송치영)가 27일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7년 적용 최저임금안'에 대한 이의제기서를 공식 제출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16일 고시한 시급 1만700원 결정을 재심의해달라는 요구다. 소공연이 최저임금 이의제기서를 내는 건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같은 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별도로 이의를 제기했다.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며 임대료와 재료비, 인건비를 감당하고 나면 정작 사장의 손에 쥐어지는 돈은 200만 원도 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주휴수당과 퇴직금, 4대 보험료 부담까지 더해져 알바생의 체감 시급이 사장의 시급을 역전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고착화되었기 때문이다.
소공연은 이의제기서에서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 완전 상실, 업종별 지불 능력 차이를 무시한 단일 적용, 초단시간 근로 급증에 따른 고용의 질 저하 등을 핵심 문제로 제시했다. 특히 최저임금법이 사업자의 지불 능력을 결정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이번 결정 과정에서 소상공인의 한계 상황이 철저히 외면당했다고 지적했다.
송치영 회장은 "소상공인 10명 중 4명은 월평균 영업이익이 2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해 최저임금 월 환산액(223만6300원)조차 가져가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벼랑 끝에 선 소상공인의 생존권 보호와 소상공인발 고용 위기를 막기 위해 재심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근거로는 자영업자 총대출 잔액이 지난해 말 1092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점, 취약 차주 연체율이 2021년 말 4.36%에서 지난해 말 12.14%까지 치솟았다는 점을 들었다. 소공연은 "현행 최저임금 제도 개편을 위해 행정소송을 고려하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표결로 갈린 노사… 3.7% 인상에도 양쪽 모두 "유감"
2027년도 최저임금은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4차 전원회의에서 결정됐다. 노사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표결에 부쳐졌고, 노동계 최종안(1만730원)이 11표, 경영계 최종안(1만700원)이 15표를 얻어 경영계 안이 채택됐다. 무효표는 1표였다. 이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1만320원)보다 380원, 3.7% 오른 시급 1만700원으로 확정됐다.

앞서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보다 16.3% 높은 1만2000원을, 경영계는 1만320원 동결안을 제시한 뒤 12차례 수정안을 주고받았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공익위원들이 1만720원을 권고안으로 제시했으나 노사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급 1만700원을 월 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월급은 223만6300원이다. 올해 월 환산액(215만6880원)보다 7만9420원 오른 금액이지만, 이는 세전 기준으로 4대 보험료와 소득세를 제외한 실수령액은 이보다 적다. 최저임금위원회 의결안은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되며, 이의제기 절차를 거쳐 오는 8월 5일까지 최종 확정·고시된 뒤 2027년 1월 1일부터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노사 반응은 정반대였다. 한국노총은 물가와 체감 생계비 상승을 고려하면 3.7% 인상은 사실상 동결 수준이라며 실질임금 감소를 우려했다. 반면 경영계는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 적용이 끝내 반영되지 않은 데 아쉬움을 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최근 10년(2015~2025년) 누적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2.9%였던 반면, 같은 기간 최저임금은 79.7% 인상됐다.
"알바 시급 1만3000원, 사장 시급 9100원"
통계로도 '사장이 알바보다 못 번다'는 사실이 실제로 확인됐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4.0%가 월평균 소득이 최저임금(주 40시간 기준, 215만6880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답했다. 25.2%는 이미 폐업을 고려할 정도의 한계 상황이라고 밝혔고, 최저임금이 1~3% 인상되면 14.6%가, 3~6% 인상되면 12.0%가 폐업을 검토하겠다고 응답했다. 86.0%는 자영업자 의견이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소공연은 이번 이의제기에서 업종별 최저임금 미만율 격차도 근거로 제시했다. 숙박·음식점업의 최저임금 미만율은 33.9%에 달하는 반면, 정보통신업은 2% 수준에 불과하다. 업종 간 지불 능력 차이가 이렇게 큰데도 모든 업종에 동일한 최저임금을 일률 적용하는 현행 방식이 소상공인에게 특히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소공연은 정부와 국회를 향해 최저임금 재심의와 함께 업종별 구분 적용, 최저임금위원회 내 소상공인 대표성 강화, 일자리안정자금 부활 등 실효성 있는 경영안정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송치영 회장은 "사장님이 숨 가쁘게 일해도 최저임금조차 벌지 못하는 것이 대한민국 소상공인의 현주소"라며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무시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안이 도출된다면 이는 대한민국 경제를 뿌리째 흔드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