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옮기기 전 ‘통 큰 지원’…하나은행, 인천에 4000억원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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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보증대출 840억원·긴급 운영자금 100억원 공급
인천 기업에는 3000억원 규모 특화산업대출 지원

오는 9월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본사 이전을 앞둔 하나은행이 인천 소상공인과 지역기업을 대상으로 대규모 금융지원에 들어간다. 전통시장 상인에게는 보증부 대출과 긴급 운영자금을 공급하고 산업단지 입주기업에는 3000억원 규모의 특화대출을 제공한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 뉴스1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 뉴스1

청라 이전 앞두고 인천과 접점 확대

하나은행은 인천신용보증재단과 ‘하나은행 포용금융 특별출연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인천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하나은행이 올해 인천신용보증재단에 출연하는 금액은 총 55억원이다. 이를 재원으로 약 84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특화 보증대출을 공급한다.

은행은 올해 상반기 35억원을 먼저 출연했다. 하반기에는 20억원을 추가 출연해 약 300억원의 보증을 공급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3일 인천신용보증재단과 『하나은행 포용금융 특별출연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신포국제시장을 방문해 지역 소상공인과 현장 소통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호성 하나은행장(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이 이부현 인천신용보증재단 이사장(사진 왼쪽에서 세번째), 이상구 신포국제시장 상인회 수석부회장(사진 왼쪽에서 첫번째), 김주형 먹깨비 대표(사진 왼쪽에서 네번째)와 함께 협약서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하나은행 제공
하나은행은 지난 23일 인천신용보증재단과 『하나은행 포용금융 특별출연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신포국제시장을 방문해 지역 소상공인과 현장 소통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호성 하나은행장(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이 이부현 인천신용보증재단 이사장(사진 왼쪽에서 세번째), 이상구 신포국제시장 상인회 수석부회장(사진 왼쪽에서 첫번째), 김주형 먹깨비 대표(사진 왼쪽에서 네번째)와 함께 협약서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하나은행 제공

은행의 특별출연은 소상공인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은행이 지역신용보증재단에 재원을 내면 재단이 해당 재원을 바탕으로 소상공인의 신용을 심사하고 보증서를 발급한다. 이후 은행이 보증서를 담보로 사업자에게 대출을 실행하는 구조다.

담보력이 부족하거나 신용도가 높지 않은 소상공인이 일반 신용대출보다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쉬워진다는 장점이 있다. 지역신용보증재단은 광역자치단체별로 설치돼 지역 내 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신용을 심사하고 대출에 필요한 보증서를 발급하는 기관이다.

다만 보증지원이 곧바로 대출 승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대출 가능 금액과 금리, 보증료, 상환 기간은 재단과 은행의 심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연체나 세금 체납 여부, 기존 보증 이용액, 사업 기간 등도 심사 과정에서 확인될 수 있다.

인천e음·먹깨비 가맹점에 금융 우대

하나은행은 지난 23일 인천신용보증재단과 『하나은행 포용금융 특별출연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신포국제시장을 방문해 지역 소상공인과 현장 소통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호성 하나은행장(사진 왼쪽에서 첫번째)이 신포국제시장 점포들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 하나은행 제공
하나은행은 지난 23일 인천신용보증재단과 『하나은행 포용금융 특별출연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신포국제시장을 방문해 지역 소상공인과 현장 소통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호성 하나은행장(사진 왼쪽에서 첫번째)이 신포국제시장 점포들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 하나은행 제공

이번 지원은 인천 지역에서 영업하는 소상공인에게 초점을 맞췄다. 하나은행은 인천 지역화폐 ‘인천e음’과 공공배달앱 ‘먹깨비’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금융 우대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대출 금리와 한도, 신청 대상 등은 상품 출시와 사업 공고 과정에서 확정된다.

별도로 인천 소상공인을 위한 1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도 공급한다. 자금은 한도 안에서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마이너스통장 방식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마이너스통장은 승인된 한도 전액에 이자가 붙는 일반 일시대출과 달리 실제 사용한 금액과 기간을 기준으로 이자가 계산된다. 매출대금이 들어오기 전 임차료나 인건비, 재료비를 먼저 지급해야 하는 소상공인에게 활용도가 높은 방식이다.

다만 자금을 반복적으로 인출한 뒤 장기간 갚지 않으면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한도대출 역시 금융권 대출로 집계되기 때문에 추가 자금 조달이나 신용평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하나은행은 지난 23일 인천신용보증재단과 협약을 체결한 뒤 인천 중구 신포국제시장을 방문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시장 상인들에게 애로사항을 듣고 상인회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협약식에는 이호성 행장과 이부현 인천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이상구 신포국제시장 상인회 수석부회장, 김주형 먹깨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지역신용보증재단을 통한 금융지원은 지방자치단체와 금융회사가 소상공인의 대출 문턱을 낮추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보증부 대출은 담보가 부족한 사업자의 자금 조달을 돕지만, 신청자는 지원 대상과 보증 한도뿐 아니라 보증료와 중도상환 조건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남동산단 기업에 3000억원 특화대출

하나은행은 지난 23일 인천상공회의소에서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호성 하나은행장(사진 뒷줄 왼쪽에서 첫번째)이 인천 지역 기업인들의 경영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있다. / 하니은행 제공
하나은행은 지난 23일 인천상공회의소에서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호성 하나은행장(사진 뒷줄 왼쪽에서 첫번째)이 인천 지역 기업인들의 경영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있다. / 하니은행 제공

지원 대상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만 머물지 않는다. 하나은행은 인천 소재 기업을 대상으로 총 3000억원 규모의 ‘인천 하나더 특화산업대출’을 출시하고 지역 중소·중견기업의 시설자금과 운전자금 수요를 지원한다.

이호성 행장은 인천상공회의소에서 남동국가산업단지 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원자재 가격, 인건비, 수출입 환경, 설비투자 등과 관련한 경영 현안을 청취했다.

남동국가산업단지는 인천 남동구 논현·남촌·고잔동 일대에 조성된 수도권 대표 제조업 단지다. 1980년 조성계획이 확정된 뒤 1985년 1단계 공사가 시작됐으며 수도권에 흩어져 있던 중소기업에 이전 용지를 공급하고 산업을 재배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 기계·전기전자·금속·화학 등 여러 업종의 중소 제조기업이 밀집해 있다. 산업단지 입주기업은 생산설비 교체와 원재료 구매, 수출대금 회수 시차 등으로 비교적 큰 규모의 운전자금이 필요하다. 경기 둔화나 환율 변동이 발생하면 자금 회전 부담도 빠르게 커질 수 있다.

특화산업대출은 이러한 기업의 자금 수요를 겨냥한 상품이다. 다만 3000억원은 전체 공급 한도로 개별 기업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아니다. 기업별 대출 한도와 금리는 매출, 신용도, 담보, 자금 용도 등을 바탕으로 결정된다.

은행이 특정 지역 산업단지와 기업을 대상으로 별도 대출 한도를 편성하는 것은 지역 영업망을 확보하는 동시에 우량 기업 고객을 선점하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소상공인 보증대출이 포용금융 성격을 지닌다면 기업대출은 지역 산업 기반과 장기적인 거래 관계를 확대하는 역할을 한다.

2200명 청라로 이동…지역은행 경쟁 본격화

하나금융그룹이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조성한 '청라 그룹헤드쿼터' / 하나금융그룹 제공
하나금융그룹이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조성한 '청라 그룹헤드쿼터' / 하나금융그룹 제공

하나은행의 이번 지원은 하나금융그룹의 청라 본사 이전을 약 두 달 앞둔 시점에 마련됐다. 하나금융은 오는 9월부터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을 포함한 10개 관계사 직원 약 2200명을 청라 그룹 헤드쿼터에 단계적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기존 청라 통합데이터센터와 하나글로벌캠퍼스 근무 인원까지 합하면 약 4000명의 금융 인력이 청라에 모이게 된다.

청라 그룹 헤드쿼터는 지난 5월 준공됐다. 지하 7층, 지상 15층에 연면적 약 12만8503㎡ 규모로 조성됐다. 2017년 문을 연 통합데이터센터와 2019년 준공된 하나글로벌캠퍼스에 이어 그룹 본사 기능까지 이전하면서 2012년 시작된 하나드림타운 조성사업도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금융지주 본사 이전은 단순히 직원의 근무지가 바뀌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임직원과 협력업체의 이동으로 주거·교통·외식·교육 수요가 늘고, 금융회사와 지방자치단체·지역기업 간 사업 협력이 확대될 수 있다.

하나금융으로서도 본사가 자리 잡는 지역에서 소상공인과 기업 고객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번 특별출연과 특화산업대출은 본격적인 청라 시대를 앞두고 인천 지역사회와 금융 거래 기반을 넓히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하나금융그룹이 오는 9월 청라로 본점을 이전하며 인천에 새로운 뿌리를 내리게 되는 만큼 전통시장 소상공인과 산업단지 기업과의 상생은 금융기관으로서 당연한 책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지역 상권과 기업의 목소리를 듣고 신속하고 실질적인 맞춤형 금융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