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도 햇빛 받아야 한다"...던이 앓고 있는 '만성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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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빛이 피로 회복에 효과적인 과학적 근거
가수 던이 평소 앓고 있는 질환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최근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던은 아침이 되자 집안 곳곳의 창문과 현관을 활짝 열고 마당으로 나간 그는 햇볕을 쬐며 여유를 즐겼다. 그는 "제가 만성부신증후군이다. 햇빛을 많이 봐야 한다고 하더라"고 고백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만성부신증후군이 정확히 무엇인지', '아침 햇빛이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다만 던이 언급한 '만성부신증후군'이라는 표현은 의학적으로는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부신피로증후군(Adrenal Fatigue)'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 국내외 주요 내분비학회와 미국 내분비학회는 이를 독립적인 질환으로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만으로는 부신이 단순히 과로나 스트레스 때문에 '지친다'는 개념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어렵고, 이를 진단할 수 있는 표준 검사나 진단 기준도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성적인 피로나 무기력감이 있다고 해서 모두 부신 기능 이상 때문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되며, 다른 질환 가능성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신은 양쪽 콩팥 위에 각각 하나씩 위치한 작은 내분비기관이다. 크기는 손가락 두 마디 정도에 불과하지만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장기다. 바깥쪽인 부신피질에서는 코르티솔과 알도스테론, 일부 성호르몬을 생성하고, 안쪽인 부신수질에서는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을 분비한다. 이들 호르몬은 혈압과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면역 기능과 체내 수분·전해질 균형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 상황에서 신체가 적절하게 반응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특히 코르티솔은 흔히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하루의 생체리듬을 유지하는 데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강한 사람은 새벽부터 코르티솔 분비량이 증가해 오전 6~8시 사이 가장 높은 농도를 보이고, 이후 점차 감소해 밤에는 가장 낮아진다. 이러한 리듬이 유지돼야 아침에는 자연스럽게 잠에서 깨고 밤에는 숙면을 취할 수 있다. 던이 방송에서 아침마다 햇볕을 쬐는 생활을 실천한다고 밝힌 것도 생체리듬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아침 햇빛은 체내 생체시계를 조절하고 수면-각성 주기를 정상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에서는 장기간 과로와 수면 부족, 지속적인 정신적 스트레스가 이어질 경우 부신 기능이 떨어져 코르티솔 분비가 감소한다고 설명하며 이를 '부신피로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경우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하루 종일 피곤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잠을 오래 자도 개운하지 않은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알려져 있다. 오후로 갈수록 피로감이 심해지고 밤이 되면 오히려 정신이 맑아지는 생활 패턴을 경험했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부신 이상만의 특징적인 증상이 아니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원인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의학적으로 진단되는 질환은 '부신기능저하증'이다. 대표적인 질환인 애디슨병은 자가면역질환으로 부신 조직이 손상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이 밖에도 결핵이나 각종 감염, 암의 부신 전이, 부신 출혈, 유전질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장기간 스테로이드 약물을 복용하다가 갑자기 중단했을 때도 일시적으로 부신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이 질환은 혈액검사를 통해 아침 시간대 코르티솔과 ACTH(부신피질자극호르몬) 농도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ACTH 자극검사와 CT·MRI 등 영상검사를 시행해 진단한다.
부신기능저하증이 발생하면 극심한 피로감이 가장 흔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충분히 휴식을 취해도 피곤함이 사라지지 않고, 몸에 힘이 없어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체중 감소와 식욕 저하, 메스꺼움, 구토, 복통, 설사, 근육통, 저혈압, 어지럼증도 흔하게 동반된다. 특히 애디슨병에서는 손금과 팔꿈치, 무릎, 잇몸, 입안 점막 등이 평소보다 짙게 변하는 색소침착이 특징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는 부신 기능이 저하되면서 ACTH 분비가 증가하고, 이 과정에서 멜라닌 색소 생성이 함께 자극되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한데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부신위기(Adrenal Crisis)'라는 응급상황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감염이나 수술, 큰 외상처럼 몸에 강한 스트레스가 발생했을 때 필요한 만큼 코르티솔이 분비되지 못하면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심한 탈수와 저혈당, 의식 저하, 쇼크가 나타날 수 있다. 치료가 늦어질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어 즉각적인 응급처치와 호르몬 보충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만성적인 피로를 모두 부신 문제로 연결해서는 안 된다. 빈혈과 갑상선 질환, 당뇨병, 우울증, 수면무호흡증, 만성 감염, 간질환, 신장질환, 비타민 결핍 등도 비슷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로가 수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체중 감소, 반복되는 구토, 심한 저혈압, 피부 색 변화 등 다른 이상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건강기능식품이나 인터넷 정보에 의존하기보다 내과 또는 내분비내과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생활습관 관리 역시 전반적인 피로 개선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규칙적인 취침과 기상 시간을 유지하고, 기상 후 20~30분 정도 햇빛을 쬐며 생체리듬을 맞추는 것이 권장된다. 하루 30분 정도의 가벼운 유산소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단백질과 채소 섭취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피곤하다는 이유로 커피나 에너지음료를 과도하게 마시면 일시적인 각성 효과는 얻을 수 있지만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오히려 피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