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도 이제 34세”…홍명보호 참사 후 FIFA가 날린 ‘뼈아픈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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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다음은 이강인, 한국 축구의 세대교체 시작되나
월드컵 최악 성적 34위, FIFA가 지적한 '재건'의 과제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한국 축구를 향해 ‘재건’이 필요하다는 냉정한 진단을 내렸다. 홍명보 전 감독의 사퇴와 34세가 된 손흥민의 나이를 동시에 언급하면서 대표팀의 중심을 이강인에게 넘겨야 할 시점이라고 짚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 / 뉴스1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 / 뉴스1

한 시대를 지탱해온 손흥민에게만 계속 의존할 수 없다는 경고다. 월드컵 역대 최하 순위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한국 축구가 선수단 세대교체와 축구 행정 개혁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체코 잡고 웃었지만 거기까지…월드컵 최종 34위 참사

뉴스1 등 보도에 따르면, FIFA는 지난 24일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9개 팀의 성과와 향후 과제를 분석했다.

이번 대회에는 역대 가장 많은 아시아 9개국이 참가했지만 16강에 오른 팀은 하나도 없었다. 일본과 호주만 32강에 진출했고,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7개 팀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FIFA는 한국의 대회를 돌아보며 “모든 것이 순조롭게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홍명보호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체코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한국은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이어 0-1로 패했다. 1승 2패로 조 3위에 머문 뒤 32강 와일드카드 진출을 위해 다른 조의 경기 결과까지 지켜봤지만, 마지막 경우의 수마저 사라지며 짐을 쌌다.

한국의 최종 순위는 전체 48개국 가운데 34위였다. 32개국 체제로 열렸던 과거 대회 기준으로 보면 사실상 본선 조별리그에도 오르지 못한 것과 다름없는 성적이다. 한국 축구 월드컵 역사상 가장 낮은 순위라는 불명예도 남았다.

두 번의 월드컵, 또 조별리그 탈락…홍명보의 씁쓸한 퇴장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30일 새벽 조현우 등 선수들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 팬들 야유 속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30일 새벽 조현우 등 선수들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 팬들 야유 속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이번 실패는 홍명보 전 감독에게 더욱 뼈아팠다. 홍 전 감독은 한국이 본선 무대를 밟은 12번의 월드컵 가운데 무려 7번을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 함께했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부터 2002년 한일 대회까지 선수로 4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누볐고, 2006년 독일 대회에는 코치로 참가했다.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처음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12년 만에 다시 월드컵 사령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감독으로 나선 두 차례 대회는 모두 조별리그 탈락으로 끝났다. 2014년에는 ‘의리 축구’ 논란 속에 1무 2패에 그쳤고, 이번 대회에서도 1승 2패를 기록했다. 두 대회를 합친 성적은 1승 1무 4패다.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을 뚫고 잡은 명예 회복의 기회였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홍 전 감독은 32강 진출 실패가 확정된 뒤 “국민이 기대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 책임은 전적으로 나에게 있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로이터도 홍 전 감독의 사퇴와 한국의 조별리그 탈락을 전했다.

“손흥민도 이제 34세”…FIFA가 꺼낸 ‘재건’이라는 단어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남아공 타펠로 마세코의 선제골에 아쉬워 하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남아공 타펠로 마세코의 선제골에 아쉬워 하고 있다 / 뉴스1

FIFA의 진단은 단순히 이번 대회의 부진에만 머물지 않았다. 한국이 최근 네 차례 월드컵 가운데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 2026년 북중미 대회에서 세 번이나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했다는 점을 짚었다.

2022년 카타르 대회에서 16강에 진출했지만 이를 지속적인 경쟁력으로 이어가지 못했다는 의미다. FIFA는 이 같은 흐름을 끊고 한국이 다시 반등하기 위해서는 대표팀의 판을 새롭게 짜는 재건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FIFA는 "실망스러운 결과 이후 홍명보 감독이 사퇴했고, 손흥민도 이제 34세가 된 상황에서 한국은 재건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손흥민은 오랫동안 한국 축구의 절대적인 중심이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득점과 리더십으로 대표팀을 이끌었지만, 2030년 월드컵까지 지금의 역할을 그대로 맡길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FIFA가 손흥민의 나이를 직접 언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손흥민의 대표팀 은퇴를 압박한 것이 아니라 ‘손흥민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에 가깝다. 에이스 한 명에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중심축과 전술적 질서를 세워야 한다는 뼈아픈 경고다.

FIFA가 지목한 다음 중심은 이강인…AT 마드리드에서도 7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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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는 한국이 반등하기 위해 이강인과 같은 핵심 재능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7 아시안컵과 2030 월드컵에서 더 나은 성적을 내려면 대표팀의 무게중심을 차세대 주축에게 옮겨야 한다는 뜻이다.

공교롭게도 이강인은 소속팀에서도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AT 마드리드는 지난 25일 이강인과 2031년까지 계약했으며 등번호 7번을 부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등번호 7번은 에이스를 상징한다. 한국 대표팀에서는 손흥민을 떠올리게 하는 번호이기도 하다. 이강인이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동시에 세대교체의 중심에 선 셈이다.

이강인은 PSG에서 124경기에 출전해 16골 16도움을 기록했고, 세 차례 프랑스 리그 우승과 두 차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다만 화려한 우승 경력과 달리 치열한 주전 경쟁 속에서는 조연에 머무는 시간이 적지 않았다.

AT 마드리드의 7번은 다르다. 이제는 가능성 있는 유망주가 아니라 팀을 책임지는 핵심 선수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FIFA의 세대교체 주문과 소속팀의 기대가 맞물린 가운데 이강인이 손흥민의 뒤를 잇는 한국 축구의 새로운 주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식 감독도 없이 리빌딩?…한국 축구는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과 이강인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과 이강인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뉴스1

문제는 재건 작업을 이끌 지휘자가 아직 없다는 점이다. 홍 전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장이 잇달아 물러나면서 대표팀과 축구 행정 모두 리더십 공백에 빠졌다.

대한축구협회는 9∼10월 A매치 4경기와 11월 2경기 등 총 6차례 평가전을 임시 감독에게 맡기기로 했다. 임시 감독의 계약 기간도 11월 A매치까지다. 정식 감독은 실전 평가전 없이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막하는 아시안컵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FIFA는 과감한 세대교체를 주문했지만 한시적인 임시 감독 체제에서 선수단과 전술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는 쉽지 않다. 새 사령탑이 손발을 맞출 시간도 충분하지 않아 아시안컵 준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드컵 실패의 후폭풍은 행정 개혁으로도 번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박지성 FIFA 분과위원과 함께 ‘케이-축구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켜 대한축구협회 거버넌스 개편과 유소년 육성, 첨단 훈련 체계 등을 논의하고 있다.

월드컵은 끝났다. 그러나 한국 축구의 진짜 시험은 이제부터다. 손흥민 이후를 책임질 새로운 중심을 세우는 동시에 감독 선임과 협회 운영의 신뢰까지 되찾아야 한다. FIFA가 던진 ‘재건’이라는 단어를 또 하나의 평가로 흘려보낸다면 2027 아시안컵은 물론 2030 월드컵에서도 같은 실패가 반복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