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때문에 400억 가까운 돈 토해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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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윤석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벌금 100만원 이상' 확정 땐 397억 반환해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당시 모습. 2024년 11월 14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페루와 브라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는 모습이다./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당시 모습. 2024년 11월 14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페루와 브라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는 모습이다./ 뉴스1

국민의힘은 과연 400억 원 가까운 돈을 토해야 할 것인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가 월요일인 27일 나온다. 국민의힘이 20대 대통령 선거 때 국가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 등 약 397억원을 반환하느냐 마느냐가 걸린 재판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27일 오후 2시 이 사건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재판부는 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의 녹화중계 신청을 먼저 허가한 데 이어 방송사들의 생중계 요청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선고 장면은 법원이 자체 장비로 촬영해 방송사에 실시간으로 내보낸다. 다만 기술적 여건에 따라 약간의 시차는 생길 수 있다.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에 한해 공익 목적으로 선고를 중계해 온 그동안의 관례가 이번에도 적용된 것이다.

핵심은 선고 형량이다. 대법원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최종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서 돌려받은 선거비용 등 397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토해야 한다. 공직선거법 제265조의2가 선거범죄로 당선무효형이 확정된 경우 기탁금과 보전액을 전액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다. 반환 대상 금액은 397억 5000만원으로 특정돼 있다. 2024년 기준 국민의힘 재산은 약 1198억원이다. 판결 한 번에 당 재산의 3분의 1가량이 날아갈 수 있는 셈이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앞선 재판에서 "개인의 형사책임을 넘어 정당의 존립과 국민의 정치적 의사 표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무죄를 호소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5년 9월 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5년 9월 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 뉴스1

윤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허위사실 공표 혐의는 두 갈래다. 하나는 대선 후보이던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 중수부 출신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해준 적이 없다고 말한 부분이다. 다른 하나는 2022년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당 관계자 소개로 알게 됐고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사실은 없다고 밝힌 대목이다. 특검은 지난해 12월 이 두 발언을 문제 삼아 윤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특검이 파악한 사실관계는 정반대다. 실제로는 윤 전 대통령이 이 변호사를 윤 전 서장 쪽에 연결해줬고, 전씨와도 김건희 여사의 소개로 처음 인연을 맺어 10년 넘게 관계를 이어왔다는 것이다. 특검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두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 변호사 건에 대해서는 소개한 사실 자체가 없으며, 후배인 윤대진 전 검사장이 친형 문제로 곤란해질까 걱정해 "필요하면 내 이름을 대라"고 한 것을 두고 언론에 다르게 설명한 것뿐이라는 취지로 반박한다. 윤 전 서장은 윤 전 검사장의 친형이다. 두 사람은 법조계에서 이른바 '쌍윤'으로 통했다. 전씨 발언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관계자로부터 스님으로 소개받았을 당시 배우자가 자리에 없었다는 점을 설명한 것에 지나지 않으며, 자신의 인식과 기억에 따라 성실히 답했을 뿐 허위를 퍼뜨릴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전씨와의 접점은 특검 수사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부장검사이던 2013년 김건희 여사를 매개로 전씨를 처음 알게 됐고, 검찰총장 재직 시절인 2019년까지도 전씨의 법당을 찾았으며, 대선 출마 선언 뒤에도 자택과 김 여사가 운영하던 회사 사무실에서 전씨를 세 차례 이상 대면한 것으로 봤다. 전씨는 2022년 1월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가 차려진 서울 여의도의 한 건물에서 대선 후보이던 윤 전 대통령을 밀착 수행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윤 전 서장은 별건으로도 사법 처리 절차를 밟고 있다. 뇌물 사건으로는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고, 세무조사 무마 청탁 명목으로 뒷돈을 챙긴 변호사법 위반 사건으로는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3000여만원이 확정됐다.

이번 선고가 나오면 윤 전 대통령이 피고인석에 서는 형사사건 8건 가운데 6건의 1심이 매듭지어진다. 아직 1심 결론이 나지 않은 것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 도피 의혹과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2건뿐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1396만여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짜고 2021년 6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에게서 2억7000만여원어치 여론조사 58회를 공짜로 받은 혐의 중 14회를 유죄로 인정했다. 범행으로 챙긴 이익은 2792만여원으로 계산됐다.

재판부는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이 약속됐고 장제원 당시 당선인 비서실장을 통해 공천에 힘이 실렸다고 판단했다. 함께 기소된 명씨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증거인멸 우려로 법정에서 구속됐다. 같은 혐의로 따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은 것과 정반대 결론이어서, 동일한 사안을 놓고 재판부마다 유무죄가 갈렸다. 이 밖에 '체포방해' 사건은 지난 9일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됐고, 본류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된 뒤 항소심에 올라 있다.

윤 전 대통령을 둘러싼 다른 사건들의 재판 일정도 이번 주 줄줄이 잡혀 있다.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과 연관된 일반이적 혐의 사건 항소심은 29일 오전 10시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 심리로 문을 연다. 이날 피고인 신원 확인과 절차 논의까지만 공개되고,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과 피고인들의 항소 요지 진술부터는 비공개로 돌려진다. 이 사건은 1심 때도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됐다.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은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 목적으로 2024년 10월께 드론작전사령부에 평양 무인기 투입을 지시하고, 그 과정에서 군인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시킨 혐의를 받는다. 1심은 대부분 혐의를 유죄로 보고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작전을 공유받고 계엄 시점을 조언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는 징역 15년, 실제 작전을 지휘한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내려졌다.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항소심은 31일 오후 2시 같은 재판부에서 시작된다. 박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이후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하고 교정시설 수용 여력을 점검했으며 출국금지 담당 직원의 출근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1심에서 공소기각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이번에 다시 다뤄진다. 지난해 5월 김건희 여사에게서 명품 가방 수수 사건 전담 수사팀이 꾸려진 경위를 알아봐 달라는 청탁을 받고 하급자에게 부적절한 지시를 했다는 내용으로, 1심은 이 혐의가 특검 수사 범위 밖이라고 판단했다. 계엄 해제 직후 이른바 '안가 회동'에서 계엄 관련 논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이완규 전 법제처장 역시 1심에서 공소기각을 받은 뒤 박 전 장관과 나란히 재판을 받는다.

비상계엄과 관련해 위증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받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의 항소심 변론은 27일 마무리된다.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조 전 원장의 2심 결심 공판을 열어 피고인신문, 조은석 특별검사팀 구형, 변호인 최후변론, 조 전 원장 최후진술 순으로 진행한다. 조 전 원장은 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 등이 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정치인 체포를 시도한 정황을 알고도 국회에 알리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동선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을 국민의힘 쪽에 넘기고, 헌법재판소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허위로 증언했으며, 사실과 다른 내용을 국정원 명의 공문서에 담아 제출한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1심은 위증과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본류인 직무유기와 국정원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봤다.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 등 전국 각급 법원은 26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2주간 하계 휴정기에 들어간다. 다만 내란·김건희·순직해병 3대 특검팀이 기소한 주요 사건은 휴정과 무관하게 공판이 정상 진행된다. 1심은 6개월, 2·3심은 각 3개월 안에 선고하도록 한 특검법상 '6·3·3' 규정을 지켜 심리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