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브로드컴과 5년간 2000억 달러 AI 칩 동맹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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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브로드컴과 2030년까지 2000억 달러대 AI 반도체 동맹 체결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 전방위 협력…2나노 경쟁력 강화 나서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설계기업 브로드컴(Broadcom)과 2030년까지 5년간 2000억 달러를 넘어서는 초대형 파트너십을 맺었다. 삼성전자는 7월 25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서밋 기간 중 브로드컴과 메모리·파운드리·첨단 패키징 전 분야에 걸친 협력을 확대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번 협력이 삼성의 첨단 제조 설비 가동률을 끌어올려 AI 칩 공급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AI 서밋에 참석한 가운데 나온 발표로, 엔비디아와 네이버,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간 협력 등 다수의 기술 협약도 이번 순방 기간에 함께 공개됐다.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나온 발표
이번 MOU는 샌프란시스코의 '더 미드웨이(The Midway)'에서 열린 AI 서밋 기간 중 발표됐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를 이끄는 한진만 사장과 호크 탄(Hock Tan)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 양사 고위 임원,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행사에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성명에서 “이번 협력 확대는 AI와 고성능 컴퓨팅 응용 분야가 다양해지는 가운데 고객에게 종단 간(end-to-end) 반도체 기술을 지원하겠다는 삼성의 초점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브로드컴은 세계적인 커스텀 AI 칩 설계 기업 중 하나로, 이번 장기 생산 계약 수주는 삼성의 첨단 제조 시설 가동률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 전방위로 확대된 협력
계약의 핵심은 메모리,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세 축으로 나뉜다. 메모리 부문에서는 삼성과 브로드컴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메모리 솔루션 공급을 위해 전략적으로 협력해, 브로드컴의 차세대 AI 가속기를 지원할 계획이다.
파운드리 부문은 삼성의 2나노미터(nm) 이하 공정 기술이 무선광대역통신(WBB) 솔루션을 포함한 브로드컴 제품 생산에 쓰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로이터에 따르면 브로드컴의 차세대 통신용 칩, 즉 고속 데이터 전송을 위해 설계된 칩도 삼성의 2나노 미만 공정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협력은 삼성의 2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한 첨단 패키징 기술로도 확장된다. 2.3D와 2.5D 집적 기술이 포함돼, 더 높은 성능과 더 나은 전력 효율을 갖춘 AI·네트워킹용 실리콘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은 “AI는 메모리, 로직,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긴밀하게 통합된 반도체 기술에 대한 전례 없는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브로드컴과 협력을 확대해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고 미래 AI 인프라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브로드컴 반도체솔루션그룹 사장인 찰리 카와스(Charlie Kawwas)도 “AI 인프라가 계속 확장되면서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긴밀한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삼성의 메모리·파운드리 전문성과 브로드컴의 AI·연결성 역량을 결합해 차세대 AI 인프라를 뒷받침하는 기술을 계속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커스텀 AI칩 수요 속 TSMC 추격전
이번 계약의 배경에는 범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맞춤형 AI 가속기를 개발하려는 글로벌 기술기업들의 흐름이 있다. 이런 흐름은 특화된 칩 설계·생산 파트너십에 대한 수요를 키우고 있다. 브로드컴이 강점을 가진 응용특화집적회로(ASIC, 특정 작업에 최적화된 칩) 설계 역량과 삼성의 제조 능력이 결합하는 구조다.
이번 파트너십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에서 업계 선두인 TSMC와의 격차를 좁히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해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로직 칩을 생산하는 165억 달러 규모 계약을 수주한 바 있다. 삼성은 올해 여러 대형 기술기업과의 논의를 거쳐 가까운 시일 내 더 많은 첨단 2나노 파운드리 수주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영현 부회장은 지난달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젠슨 황(Jensen Huang)과 차세대 파운드리 협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는데, 여기에는 향후 HBM4E와 HBM5 메모리 제품도 포함됐다.
한국 반도체 산업 전반의 지형 변화
삼성전자와 국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대만 TSMC 등 경쟁사와의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AI 칩 수주 확보를 위한 글로벌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은 5년 내 메모리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고, 경쟁국을 크게 앞서는 세계적 수준의 제조 역량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실리콘밸리 방문 기간 삼성-브로드컴 계약뿐 아니라 엔비디아와 네이버,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간 파트너십도 함께 공개됐다. 여러 대형 계약이 한 번에 몰린 것은 한국 반도체 산업이 AI 인프라 경쟁에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으로 삼성이 2나노 이하 공정과 HBM 공급에서 실제 성과를 얼마나 빠르게 낼 수 있을지가 이번 계약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