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고장 확인하러 갔다가…경산 아파트 방화 피해 50대 여성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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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여성, 전신 화상 입고 치료 중 숨져
경찰, 피의자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 혐의 변경

경북 경산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화 사건으로 전신 화상을 입고 치료 중이던 50대 여성이 숨졌다.

23일 오전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70대 입주민의 방화로 불이 나 관리인 등 8명이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 뉴스1
23일 오전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70대 입주민의 방화로 불이 나 관리인 등 8명이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 뉴스1

24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이 아파트 입주민인 50대 여성 A씨는 이날 오전 11시 10분쯤 입원 중이던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고 발생 하루 만이다.

A씨는 사고 직후 대구의 한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상태가 나빠지면서 서울의 병원으로 재이송돼 치료를 이어왔다. 경찰은 검시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A씨는 사고 당일 아침 관리사무소 CCTV가 꺼져 있는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관리사무소를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경찰은 피의자 유모(71)씨에게 적용한 혐의를 기존 현주건조물방화치상에서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으로 변경했다. 유씨는 흉기를 소지한 채 현장에 있었던 정황이 확인돼 공공장소 흉기 소지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다만 유씨 역시 전신 화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어 대면 조사는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치료 경과를 지켜본 뒤 체포영장을 집행해 신병을 확보하고, 범행 동기와 계획범행 여부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36명 규모 전담팀…"계획범행 여부 확인"

23일 오전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70대 입주민의 방화로 불이 나 경찰과 소방 당국이 현장을 통제하고 사고 원인과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뉴스1
23일 오전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70대 입주민의 방화로 불이 나 경찰과 소방 당국이 현장을 통제하고 사고 원인과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뉴스1

경북경찰청은 사건 당일인 23일 경북경찰청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수사전담팀을 편성했다. 전담팀에는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와 과학수사계 수사관, 경산경찰서 형사팀, 피해자보호팀 등 36명이 참여한다.

전담팀은 현장 CCTV와 차량 블랙박스 영상, 목격자·피해자 진술, 현장에서 확보한 인화성 물질 등을 토대로 유씨가 범행을 사전에 준비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1차 현장 감식에서 페인트통과 라이터, 관리사무소 운영에 항의하는 내용이 적힌 종이 등을 확보했다. 인화성 물질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용기도 함께 수거해 성분을 파악할 계획이다.

사건 직전 아파트에 설치된 일부 CCTV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민 진술도 확보됐다. 경찰은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당시 CCTV가 실제로 작동했는지, 영상이 저장됐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은 유씨와 관리사무소, 주민들 사이의 장기간 갈등 속에서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유씨는 평소 관리비 지출 내역과 폐지 처분 수익금 공개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관리사무소 측과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선거함을 부수는 등 소란을 피운 것으로도 알려졌다.

사건 전날인 22일에는 유씨와 주민 간 다툼으로 경찰이 출동했고, 같은 날 관리사무소 측은 유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사건 당일에도 관리사무소에서 회의가 예정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유씨가 여러 차례 소동을 벌였다는 주민 진술을 토대로 과거 112 신고와 경찰 출동 내역도 함께 확인하고 있다.

앞서 사고는 23일 오전 8시 29분쯤 경산시 사동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이 나면서 발생했다. 유씨는 불을 지른 뒤 소지하고 있던 흉기로 난동을 부렸으나 출동한 경찰관에게 곧바로 제압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치료 경과를 지켜보며 수사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계획범행 여부와 범행 동기 등 제기된 의문점을 모두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