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명' 다른 투표소로 옮겼다?…선관위 투표 통계 의혹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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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데이터 조작 의혹, 선관위 공식 절차 우회한 이유는?
900명 초과 입력을 여러 투표소에 분산, 은폐 의도 있었나?
23일 중앙일보 단독보도에 따르면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중앙선관위와 경기도선관위 등을 압수수색하며 공전자기록위작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와 관련한 자료 확보에 나섰다.
수사의 핵심은 지방선거 당일 경기도의 한 투표소에서 발생한 투표자 수 오입력 이후의 대응 과정이다.
당시 한 투표소의 실제 투표자 수보다 훨씬 많은 숫자가 시스템에 입력됐고,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수정 승인을 받는 대신 중앙선관위와 경기도선관위 실무진이 다른 투표소에 초과 인원을 나눠 입력하는 방식으로 오류를 줄이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예를 들어 실제보다 900명이 더 입력된 경우 이를 여러 투표소에 각각 나눠 입력해 시간 경과에 따라 실제 투표 인원이 증가하면서 통계가 자연스럽게 맞춰지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투표소는 실제 투표가 계속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한 시간마다 공개되는 투표율 현황에서 투표자 수가 1명씩만 증가하는 등 일반적인 흐름과 다른 모습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3~4시간이 지나면서 전체 통계는 실제 수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수사기관은 이 과정 자체를 단순한 입력 실수 수정이 아니라 공적 전산기록을 임의 변경한 행위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수사기관은 특히 처음 발생한 입력 실수보다 이후 이를 은폐하거나 내부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조정한 과정에 법적 문제가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현행 선관위 업무 매뉴얼에 따르면 투표자 수 입력 오류가 발생하면 상급기관에 보고한 뒤 승인 절차를 거쳐 정정해야 한다. 이러한 절차는 모든 수정 기록을 남겨 선거 관리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이번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문제는 단순 전산 실수가 아니라 기록 관리 체계와 내부 통제 시스템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합수본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서버 자료와 내부 문건, 통화 기록 등을 분석해 당시 의사결정이 누구의 지시로 이뤄졌는지, 실무진 판단인지, 상급자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 동일하거나 유사한 방식의 입력 변경 사례가 다른 지역에서도 있었는지 여부도 함께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은 수사기관이 확보한 정황과 의혹 단계다. 법원의 판단이나 최종 수사 결과를 통해 위법 여부와 책임 소재는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사건에서 적용된 혐의 가운데 하나인 공전자기록위작은 공무원이 행사할 목적으로 공적인 전자기록을 허위로 작성하거나 변경했을 경우 성립할 수 있는 범죄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국가기관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방해했을 때 적용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실제 유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입력 오류만으로는 부족하며, 고의성이 있었는지, 허위 기록 작성 또는 은폐 의도가 있었는지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수사는 특정 투표소의 입력 오류를 넘어 국가 선거관리 시스템의 신뢰성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만큼 투표 결과뿐 아니라 집계 과정과 기록 관리 역시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수본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관련자들을 순차적으로 소환 조사한 뒤 실제 입력 변경 과정과 의사결정 구조를 규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