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마시모에 6억3400만 달러 배상 확정…재심 요청도 기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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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마시모 상대 6억3,400만달러 특허배상 재심 실패
법원, 애플워치 심박기능 특허침해 평결 유지…영업비밀은 일부만 인정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이 애플의 재심 요청을 기각했다. 애플은 의료기기 업체 마시모(Masimo)와 벌인 특허소송에서 배심원단이 내린 6억3,400만 달러 배상 평결을 뒤집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캘리포니아 중부지방법원의 제임스 V. 셀나(James V. Selna) 판사는 애플이 요청한 법률심 판단(JMOL)과 재심 신청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애플워치의 심박수 모니터링과 알림 기능이 마시모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본 지난해 11월 배심원 평결이 그대로 유지된 셈이다. 같은 판결에서 법원은 영업비밀 관련 쟁점은 애플 측에 유리하게 판단해 마시모의 추가 손해배상 청구를 막았다.
5년 넘게 이어진 애플-마시모 특허전
두 회사의 갈등은 2020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시모는 당시 애플이 자사의 영업비밀을 도용하고 맥박산소측정(pulse oximetry) 등 광학 건강 모니터링 기술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며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양사는 여러 법정에서 동시에 다투는 복잡한 소송전을 벌였다.
2023년에는 마시모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유리한 판정을 받아내면서 혈중산소 측정 기능이 탑재된 애플워치 모델의 미국 수입이 금지됐다. 애플은 한동안 해당 모델 판매를 중단했다가 혈중산소 기능을 비활성화한 채로 판매를 재개했다. 2025년에는 애플워치 센서 데이터를 페어링된 아이폰에서 계산해 건강 앱(Health)에 표시하는 방식으로 기능을 재설계했다. 마시모는 이 재설계 버전의 수입을 허용한 미국 세관국경보호청(CBP) 결정에 대해서도 별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번에 최종 판결이 나온 사건은 이 ITC 절차와는 별도로 진행돼온 캘리포니아 특허소송이다. 지난해 11월 배심원단은 애플워치의 심박수 모니터링·알림 기능이 마시모의 또 다른 맥박산소측정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애플에 6억3,400만 달러 배상을 명령했다.

셀나 판사 “애플워치도 환자 모니터로 볼 수 있다”
셀나 판사는 이번 판결에서 애플이 제기한 핵심 반박, 즉 애플워치가 마시모 특허가 요구하는 ‘환자 모니터(patient monitor)’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애플은 이 용어가 통상적인 의료용 장비에만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셀나 판사는 특허 문언의 더 넓고 일상적인 의미가 애플워치까지 포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판사는 배심원 지침에 대한 애플의 이의 제기를 근거로 한 재심 요청도 함께 기각했다. 법률매체 로360(Law360) 보도에 따르면 셀나 판사는 애플이 제시한 여러 주장 가운데 어느 것도 평결을 뒤집을 만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봤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배심원단이 내린 결론은 이번 최종 판결에서도 그대로 지켜졌다.
영업비밀 14개 중 2개 도용…추가 배상은 불허
이번 최종 판결에는 특허 침해와 별도로 영업비밀 관련 판단도 포함됐다. 법원은 애플이 마시모의 영업비밀 14개 가운데 2개를 도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셀나 판사는 애플에 대한 영구적 사용금지(injunction) 명령은 내리지 않았고, 마시모가 이 영업비밀 부분에 대해 추가 금전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막았다.
블룸버그로(Bloomberg Law)에 따르면 이번 최종 판결은 월요일 밤(현지시각) 나왔다. 두 차례 앞선 재판에서 다뤄졌던 영업비밀 쟁점에 대해서는 이번 판결이 대체로 애플 쪽 입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시모는 애초 영업비밀 관련 주장으로 최대 31억 달러 배상을 요구했지만 이 부분에서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마시모는 현재 다나허(Danaher Corporation) 산하 계열사가 됐으며, 이 영업비밀 배상 제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애플은 자사 엔지니어들이 해당 건강 모니터링 기능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애플 재정엔 관리 가능한 수준…항소·라이선스 부담은 변수
6억3,400만 달러는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지만, 막대한 현금 보유량과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애플에 치명적인 타격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번 결과는 애플이 애플워치 핵심 건강 기능을 지켜내야 하는 법적·재정적 압박을 계속 이어가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마시모의 항소 진행 상황, 애플워치 판매나 기능에 미칠 영향, 그리고 필요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라이선스 계약 여부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웨어러블 사업은 애플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만큼, 반복되는 특허 분쟁이 장기적으로 관련 비용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애플과 마시모의 법정 다툼은 특허소송과 영업비밀 소송, ITC 관련 절차까지 여러 갈래로 뻗어 있어 당분간 완전히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