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2000만원을 3억원으로 불렸다가 싹 날린 한국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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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부동산 절망의 세대, 고레버리지 투자에 올인”
군 복무 중 모은 2000만 원을 5배 레버리지로 굴려 3억 원 가까이 불렸다가 4주 만에 전액을 날린 한국 청년의 사례를 로이터통신이 조명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연동된 개별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열풍이 부른 개인투자자 손실을 20일(현지시각) 자세히 보도하며 이 상품의 상장을 한국 당국의 정책 오류로 규정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승호(24)씨는 500% 신용융자를 받아 3억 원 가까이 불렸던 주식 자산을 4주 만에 모두 날렸다. 매체는 한국 증시의 급격한 변동으로 이 씨의 증권사에서 반대매매가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그간의 수익이 모두 지워졌다고 전했다. 몇 주 만에 계좌 잔액이 원금 아래로 떨어진 것을 두고 이 씨는 "숨을 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이 씨는 신용융자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이 씨가 주차 공간보다 조금 큰 원룸에서 인터뷰에 응했다면서 방 한쪽에 빈 히비키 위스키 병과 그가 증권사 VIP 고객 자격을 얻은 뒤 받은 미개봉 선풍기가 놓여 있었다고 묘사했다.
로이터는 이 씨가 500% 신용융자를 받을 수 있었던 점과 뒤이은 급등락이 한국 개인투자 문화에 자리 잡은 고레버리지 위험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고 짚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6개월 만에 2배 넘게 올라 세계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지수로 꼽혔던 코스피는 이후 몇 주 새 10% 넘게 여러 차례 급락하며 크게 출렁였다.
로이터는 젊은 층이 레버리지에 끌리는 배경에 부동산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평균 연봉의 약 14년치에 이르면서 청년들이 전통적인 자산 축적 경로에서 배제됐다고 느끼고 고레버리지 주식 앱을 유일한 경제적 사다리로 여긴다는 것이다.
이 씨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주식은 변동성이 큰 자산이라 그 변동성이 위로 움직이면 빠르게 부를 쌓을 수 있다"며 "5배 레버리지를 붙이면 남들보다 5배 빠르게 부를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 씨의 궁극적 목표가 결혼과 자녀 계획에 앞서 서울에 아파트를 사는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인용해 국내 증시 신용융자 잔액이 지난달 24일 사상 최고인 38조6300억 원에 이르렀고, 지난 15일 기준으로는 34조3700억 원이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다른 형태의 차입까지 포함한 한국은행 집계로는 투자자 부채가 5월 말 사상 처음으로 60조 원을 넘어섰으며, 이는 4조1000억 달러 규모의 한국 증시가 세계에서 가장 뜨겁고 변동성이 큰 시장으로 바뀐 시점과 맞물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당국은 최근 개별 종목에 연동된 레버리지 ETF의 신규 상장을 금지하며 투기 과열 진정에 나섰다. 로이터는 이 조치가 규제당국이 해당 상품을 처음 승인한 지 두 달 만에 나온 급작스러운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조인기 엑스니스 선임 시장전략가는 로이터에 "금융감독원장이 이미 이 상품들이 너무 성급하게 승인됐다고 인정한 만큼 이번 조치는 알려진 정책 오류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략가는 "이런 변동성 장세에서 레버리지는 상승기에 부를 쌓는 속도보다 하락기에 손실을 키우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며 "해당 상품을 보유한 개인투자자에게 위험은 비대칭적"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포커에 비유하곤 하는데, 매번 올인하면 반드시 지게 돼 있다"며 "그러나 확률이 확실히 유리할 때만 돈을 넣는 절제력이 있으면 한 번에 계속 무너지기는 오히려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