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여론조사비 대납’ 오늘 1심 선고…시장직 유지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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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징역 1년 6개월·추징금 3300만원 구형
벌금 100만원 이상 확정 시 서울시장직 상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장직 운명을 가를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의 첫 법원 판단이 나온다.

징역 1년 6개월 구형…선고 영상 공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2시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을 연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오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 씨에 대한 선고도 같은 날 진행된다.
재판부는 선고를 하루 앞둔 21일 오후 김건희 특별검사팀이 신청한 선고 공판 중계를 허가했다. 법원 자체 장비로 공판을 촬영한 뒤 선고가 끝나면 영상을 공개하는 방식이다. 법정 상황을 실시간으로 송출하는 방식은 아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총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는 공표 여론조사 3차례와 비공표 여론조사 7차례로 구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오 시장이 당시 비서실장이던 강 전 부시장을 통해 김 씨에게 여론조사 비용 3300만 원을 대신 지급하게 했다고 보고 있다. 오 시장이 부담해야 할 정치 활동 비용을 제3자가 납부한 만큼 불법 정치자금 수수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강 전 부시장은 오 시장의 지시에 따라 명 씨와 연락하며 여론조사 설문지를 주고받는 등 조사 진행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오 시장을 위해 조사 비용을 대신 내는 방식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팀은 지난달 17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오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300만 원을 구형했다. 강 전 부시장과 김 씨에게는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검팀은 오 시장이 정치자금법을 준수해야 할 지위에 있었음에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치 활동과 밀접하게 연관된 여론조사 비용을 후원자가 대신 내도록 해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훼손했다는 입장이다.
“의뢰한 적 없다”…오세훈 혐의 전면 부인

오 시장은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줄곧 부인해 왔다. 명 씨를 몇 차례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비용 대납을 지시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 측은 김 씨가 개인적인 판단에 따라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요청하고 비용을 지급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이 여론조사 진행 과정이나 비용 지급에 관여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도 없다고 맞섰다.
오 시장은 결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이번 수사와 기소가 정치적 목적에 따라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검법과 수사 과정의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검사들을 향해 “떳떳하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선고를 앞두고 오 시장 측과 특검팀은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특검팀은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1심 판결을 검토한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해당 재판부가 명 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이에 여론조사 제공에 관한 묵시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판단한 점을 오 시장 사건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특검팀은 오 시장이 명 씨에게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경쟁자였던 나경원 후보를 이기는 여론조사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요구를 했다고 보고 있다. 명 씨가 이에 맞춰 표본 추출 방식을 변경하거나 조사 결과를 왜곡했다면 오 시장을 단순한 결과 수령자가 아닌 실질적인 의뢰인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 시장 측은 특검팀이 선고를 앞두고 의견서 내용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재판부를 압박하기 위한 여론전이라고 반발했다. 객관적인 자료와 디지털 포렌식 결과를 통해 무죄를 입증했다며 재판부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냈다.
‘의사의 합치’가 핵심…시장직 유지 여부도 촉각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오 시장과 명 씨 사이에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제공받기로 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는지 여부다.
서면 계약이나 명시적인 지시가 없더라도 양측이 여론조사 제공에 관해 암묵적으로 뜻을 같이했다고 볼 수 있는지가 유무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이 조사 결과를 전달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정치자금을 수수했다고 볼 수 있는지도 주요 판단 대상이다.
명 씨가 제공한 여론조사를 둘러싼 다른 사건에서는 법원의 판단이 엇갈렸다. 김건희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1심과 2심 재판부는 명 씨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명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된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는 다른 판단이 나왔다. 1심 재판부는 명 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이에 여론조사 제공에 관한 순차적이고 암묵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봤다. 명 씨가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여론조사 표본 추출 방식을 변경한 점도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오 시장에게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최종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게 된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징역형이나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된 선출직 공직자는 직을 유지할 수 없다.
다만 이날 선고는 1심 판단으로 오 시장이나 특검팀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 재판은 상급심으로 이어진다. 오 시장의 시장직 상실 여부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뒤 최종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