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의대', 유력하게 거론되는 지역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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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대 입지 선택, 서울 vs 지방의 의료개혁 판 바뀐다
966억 투입되는 공공의전원, 지역 간 치열한 유치 경쟁
이재명 정부의 핵심 의료개혁 과제인 공공의대 설립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최대 관심사는 '어디에 들어서느냐'이다.
현재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부지와 전북 남원 옛 서남대 의대 부지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지역 간 경쟁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21일 중앙일보 단독보도에 따르면 국회예산정책처가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비용추계서를 분석한 결과, 국립의전원 설립과 운영에는 2026년부터 2033년까지 총 966억7100만원의 재정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토지 매입비와 기숙사 건립비, 학생 교육·실습비 등은 제외된 금액이어서 실제 사업비는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추계는 학년당 100명씩 총 정원 400명의 4년제 국립의전원 1곳을 신설하는 것을 전제로 이뤄졌다. 정부는 올해 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년 설계를 시작한 뒤 2028~2029년 건물을 짓고, 2030년 첫 신입생을 모집하는 일정을 가정하고 있다.
예산 가운데 가장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것은 시설 건립이다. 2027년부터 2029년까지 약 64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며, 전체 예산의 약 66%를 차지한다. 운영비는 첫 신입생이 입학하는 2030년부터 2033년까지 약 326억원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실제 논의의 핵심은 예산보다 입지 선정이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지역·필수·공공의료 정책을 전담하는 '지역필수공공의료실'을 신설하고 국립의전원 설립 준비 작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준비위원회는 이미 첫 회의를 열었으며, 향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설립 지역을 결정하게 된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부지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서울 을지로에서 인근 옛 미군 공병단 부지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존 부지가 활용 대상 중 하나로 거론된다. 수도권에 위치한 만큼 기존 의료 인프라와 교육시설, 대형병원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쉽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임상실습과 연구 환경도 비교적 빠르게 마련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전북 남원은 오래전부터 공공의대 설립을 강하게 요구해 온 지역이다. 남원에는 2018년 폐교한 서남대학교 의과대학 부지가 남아 있다. 서남대 의대 정원은 폐교 이후 다른 대학으로 분산됐지만, 지역에서는 공공의대를 통해 의대 기능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남원이 후보지로 거론되는 이유는 지역 의료 인력 부족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전북을 비롯한 비수도권은 필수의료 전문의 부족과 의료 접근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공공의대를 지방에 설치하면 지역 의료인력 양성이라는 제도 취지를 더욱 살릴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부가 지난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언급한 '멀티캠퍼스' 구상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공공의대를 한 곳이 아닌 두 곳 이상으로 운영하거나 교육 기능을 여러 지역으로 분산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서울과 지방이 각각 교육 또는 임상 기능을 나누는 방식 등이 검토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복지부는 아직 구체적인 설치 지역이나 운영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준비위원회 논의를 거쳐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공공의전원은 일반 의대와 운영 방식도 다르다. 학생들은 졸업 후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하면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공공의료기관이나 지방의료원, 국립병원 등에서 15년간 의무 복무해야 한다. 의무복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시정명령을 거쳐 의사 면허 정지 또는 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도록 법안에 규정됐다.
공공의대 설립은 오랫동안 의료계와 정치권에서 찬반이 엇갈린 정책이다. 찬성 측은 지방과 필수의료 분야의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의료 인력을 별도로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 측은 의사 부족의 원인이 절대적인 숫자가 아니라 지역별·진료과별 불균형이라며 공공의대 신설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의료계에서는 기존 의과대학과 수련병원을 활용한 지역의료 인력 확충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