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참사’ 후폭풍…일본 17위, 한국 피파랭킹은?
작성일
아시아 4위 추락, 일본·이란·호주에 밀린 한국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한국 축구가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올해 초만 해도 22위였던 FIFA 랭킹이 월드컵 이후 32위까지 추락했다. 아시아 순위에서도 일본과 이란에 이어 호주에마저 밀리면서 4위로 내려앉았다.
22위에서 32위로…한국, 4년 7개월 만에 30위권 밖
FIFA가 북중미 월드컵을 마친 뒤 20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년 7월 랭킹에서 한국은 랭킹 포인트 1558.72점으로 32위에 자리했다.
한국은 올해 1월까지만 해도 22위를 유지했지만 4월 25위로 내려갔다. 이후 월드컵을 거치며 순위가 다시 7계단 추락했다. 반년 만에 무려 10계단이나 내려앉은 것이다.
한국의 FIFA 랭킹이 30위권 밖으로 밀린 것은 33위였던 2021년 12월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월드컵 본선에는 일반 A매치보다 높은 가중치가 적용된다. 한국은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달아 패하면서 큰 폭으로 랭킹 포인트를 잃었다. 같은 기간 월드컵에서 선전한 국가들이 대거 한국을 추월하면서 순위 하락 폭은 더욱 커졌다.
48개국 체제에서도 조별리그 탈락…홍명보호 ‘최악의 성적표’

한국은 북중미 월드컵 A조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된 첫 대회인 만큼 32강 토너먼트 진출을 자신했지만 기대와 전혀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출발은 좋았다. 한국은 1차전에서 체코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기대감을 높였다. 사전 캠프부터 진행한 고지대 적응 훈련의 효과도 엿보였다.
그러나 개최국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0-1로 패한 뒤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승부만 거둬도 자력으로 32강 진출이 가능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전에서도 0-1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조 3위 상위 8개 팀에 포함될 가능성을 따지며 다른 조의 경기 결과를 기다렸지만 결국 탈락이 확정됐다. 역대 월드컵 최하위 성적과 함께 대표팀 운영 및 한국 축구 행정 전반의 문제점을 드러낸 ‘오명의 성적표’로 남게 됐다.
한국과 같은 조에서 맞붙었던 멕시코는 10위에 올랐고 체코는 48위, 남아공은 54위에 자리했다.
일본은 17위로 상승…호주에도 밀린 한국

한국의 추락은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면 더욱 뼈아프다. 한국은 월드컵 전까지 일본과 이란에 이어 아시아 3위를 지켰지만 이번 발표에서 호주에 역전을 허용했다.
아시아 1위 일본은 지난달보다 한 계단 오른 세계 17위를 기록했다. 이란은 두 계단 하락한 22위, 호주는 한 계단 떨어진 28위에 자리했다. 한국은 32위에 그치며 아시아 4위로 밀려났다.
일본은 1년 만에 다시 17위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해 7월 17위를 기록한 뒤 18위와 19위를 오갔지만 북중미 월드컵에서 선전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네덜란드, 스웨덴과 팽팽한 무승부를 기록했고 튀니지를 4-0으로 대파했다. 32강에서는 브라질에 1-2로 역전패해 탈락했지만 안정적인 경기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10위권대 순위를 유지했다.
32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이 7계단 추락한 사이 일본은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렸다. 월드컵 성적이 FIFA 랭킹과 아시아 내 경쟁 구도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우승국 스페인 1위 탈환…노르웨이는 12계단 급등
FIFA 랭킹 전체 1위는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꺾고 16년 만에 월드컵 정상에 오른 스페인이 차지했다. 스페인은 결승전 승리로 30.27점을 추가해 랭킹 포인트 1995.88점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가 2위에 자리했고 프랑스, 잉글랜드, 브라질, 모로코, 포르투갈, 벨기에, 네덜란드, 멕시코가 차례로 톱10을 구성했다. 한국과 같은 조였던 멕시코는 무려 4계단을 뛰어오르며 새롭게 10위권에 진입했다.
이번 대회에서 8강 돌풍을 일으킨 노르웨이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괴물 스트라이커 홀란을 앞세운 노르웨이는 31위에서 19위로 무려 12계단 뛰어올라 한 달 사이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역시 8강에 진출한 스위스도 14위에 올랐다.
반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우루과이는 20위까지 떨어졌고 독일과 크로아티아도 각각 12위와 13위로 내려갔다.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를 당한 튀니지는 45위에서 57위로 12계단 추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홍명보 사퇴 이후 개혁 착수…새 감독 선임도 과제

홍명보 전 감독이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한국 축구는 대한축구협회장과 대표팀 사령탑이 모두 공석인 상황을 맞았다. 홍 전 감독이 2분 남짓한 기자회견으로 사퇴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도 책임 있는 설명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박지성 위원장이 이끄는 K축구혁신위원회는 전날 3차 회의를 열고 축구협회장 선거제도 개편안을 논의했다. 박 위원장과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한 혁신위원 전원이 참석했으며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혁신위는 현재 300명 이내의 간선제를 규정한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규정을 조속히 개정하는 데 뜻을 모았다. 대한축구협회도 체육회의 개정 방향에 맞춘 선거인단 개편 검토안을 마련했으며, 차기 회의에서 보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대한체육회는 지난 16일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기존 2200명인 선거인단을 9만2000명으로 40배 이상 확대하는 정관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박 위원장은 축구협회장 선거인단에 대해 “최소 수천 명 이상은 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규모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부 시도 축구협회장이 제도 개편에 반발하는 데 대해서는 “그런 이유로 개편안이 원점으로 돌아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충분한 준비 없이 회장 선거를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새 대표팀 감독 선임도 시급하다. 한국은 오는 9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과 내년 1월 2027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다.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과 거스 포옛 전 전북 현대 감독 등이 한국 대표팀 지휘봉에 관심을 보인 가운데 새로운 후보군도 거론되고 있다.
월드컵 실패와 FIFA 랭킹 32위 추락이라는 결과를 받아든 한국 축구는 이제 차기 회장 선출과 대표팀 재건, 선거제도 개혁을 동시에 풀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