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이 입수 후 공개한 투표함, 진품으로 판정... 논란 더욱 고조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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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합동수사본부 정밀 분석 결과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 씨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관리위원회가 폐기했다고 밝힌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용지 보관상자 추정 물품을 공개하고 있다. / 뉴스1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 씨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관리위원회가 폐기했다고 밝힌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용지 보관상자 추정 물품을 공개하고 있다. / 뉴스1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 씨가 공개한 투표용지 보관함이 서울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실제 반출된 진품이라고 최종 결론 내렸다.

20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합수본은 전 씨가 지난달 경찰에 임의 제출한 보관함을 정밀 분석한 결과 보관함 외부에 찍힌 선거관리위원회 직인이 실제와 일치하는 점 등을 근거로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해당 보관함은 법원이 지난달 9일 증거 보전 명령을 내렸으나 현장 검증 과정에서 확보에 실패했던 핵심 물품이다.

당시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용지 보관함은 공직선거법상 의무 보관 대상이 아니며 법원 명령이 떨어지기 전에 이미 폐기업체에 정식으로 인계해 처분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틀 뒤 전 씨가 "선관위가 거짓말을 한다. 폐기했다는 보관함 추정 원물을 확보했다"며 기자회견을 열고 보관함을 대중에 전격 공개했다.

합수본 조사 결과 이 보관함은 지난달 6·3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불거졌던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외부로 반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선거 당일 일부 시민들은 투표용지가 모자란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고 투표함이 개표소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투표소 건물 입구를 원천 봉쇄했다.

결국 다음 날인 5일 오전 9시경 경찰 기동대가 투표소에 투입돼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투표함을 강제 반출했다.

이때 투표소에서 밤을 새우며 관리하던 선관위 직원들도 투표함을 경찰로부터 인계받아 올림픽공원에 마련된 개표소로 황급히 이동했다.

그 결과, 투표소 현장에는 경찰과 선관위 직원이 모두 철수하며 통제 인력이 전무한 상태가 됐다.

이러한 공백을 틈타 외부에서 대기하던 시위대 일부가 투표소 건물 내부로 무단 진입했다.

현장에는 선관위 직원들이 미처 챙기지 못한 투표용지 보관함을 비롯해 선거인 명부 대조 전표 등 중요 선거 용품들이 무더기로 방치돼 있었다.

시위대는 이들 선거 용품을 자유롭게 뒤적이며 일부를 현장에서 무단으로 반출했다.

당시 투표소로 임시 사용됐던 노인정 경비원이 시위대를 향해 "이쯤하고 돌아가시라"며 제지했지만 이들은 퇴거 요청에 불응한 채 현장에 계속 머물렀다.

선관위는 부실 관리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잠실7동 주민센터 소속 공무원이 선거 용품 회수를 위해 투표소 현장에 다시 투입된 시간은 투표함이 반출된 지 약 8시간이 지난 당일 오후 5시경이었다.

무려 8시간 동안 투표소가 관리 책임자 없이 완전한 공백 상태에 놓여 있었던 셈이다.

선관위 내부 유권해석에 따르면 투표소는 개표를 위해 투표함이 외부로 반출된 시점부터 법적으로 더 이상 투표소로서의 효력을 지니지 않는다.

따라서 선관위는 투표함 반출과 동시에 남은 선거 용품들을 즉각 정리하고 규정에 따라 폐기 처분했어야 하지만 이를 방치한 것이다.

현재 합수본은 선거 용품 관리 규정을 면밀히 검토하며 선관위 관계자들의 직무유기 등 법적 책임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한편 법조계 일각에서는 선관위의 관리 부실 문제와 별개로 전 씨 측의 무단 반출 행위에 더 큰 법적 책임이 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관위 입장에서는 투표가 끝난 빈 건물에 시위대가 강제로 진입해 선거 용품을 탈취할 것이라고 사전에 예상하기는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투표소 건물에 무단으로 침입하고 경비원의 퇴거 요청에 불응한 시위대에게 건조물 침입죄와 퇴거 불응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한다.

또한 투표용지 보관함이 향후 폐기될 운명인 물품이라 할지라도 선관위가 관련 규정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 폐기해야 하므로 이를 개인이 무단으로 가져간 행위는 명백한 절도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