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청 발칵…7급 공무원 '혈세' 몰래 빼돌려 '코인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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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시스템 조작으로 25억원 빼돌린 공무원, 가상자산 투자에 사용
영천시 공무원 공금 횡령 적발, 특경법 적용으로 무기징역 가능성
경북 영천시 소속 공무원이 회계 시스템을 조작해 수십억원대 공금을 빼돌린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영천시는 지역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회계 업무를 담당하던 7급 공무원 A씨를 공금 유용 혐의와 관련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20일 밝혔다.
시는 이달 실시한 내부 회계사무 점검 과정에서 이상 거래를 발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회계 시스템에 허위 내용을 입력한 뒤 약 230여 차례에 걸쳐 공금 약 25억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금액만 25억원 수준이며, 실제 피해 규모는 수사 과정에서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영천시는 거래 내역과 회계 자료를 추가로 점검하고 있다.

A씨는 시 조사 과정에서 "일부 금액을 가상자산 투자 등에 사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병가를 내고 병원에 입원 중인 상태로 알려졌다.
영천시는 정확한 피해 금액과 자금 사용처를 확인해 달라며 사건을 경찰에 넘겼다. 수사는 경북경찰청이 담당하며, 계좌 추적과 자금 흐름 분석 등을 통해 실제 사용처를 확인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유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공금은 대부분 회수되지 않은 상태다. 시는 경찰 수사와 별도로 환수 절차를 준비하고 있으며, 관련 재산에 대한 보전 조치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공무원이 회계 시스템을 이용해 공금을 빼돌린 사실이 확인될 경우 형법상 횡령죄 또는 업무상횡령죄가 적용될 수 있다. 특히 회계 담당 공무원처럼 업무상 보관하는 공금을 유용한 경우에는 일반 횡령보다 무거운 업무상횡령죄로 처벌된다.
형법 제356조는 업무상횡령죄에 대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피해 금액이 큰 경우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이 적용될 수 있다.

특경법은 횡령액이 5억원 이상이면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한다.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현재까지 파악된 금액이 25억원 수준이어서 혐의가 인정될 경우 특경법 적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수사기관은 보통 공금 유용 사건에서 회계 시스템 조작 여부와 공범 존재 가능성, 자금 세탁 여부 등을 함께 살핀다. 가상자산 거래에 사용된 정황이 있는 경우에는 거래소 계좌와 전자지갑 추적 등을 통해 자금 흐름을 확인하게 된다.
영천시는 향후 내부 통제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할 방침이다. 회계 업무 분리와 이중 승인 절차 강화, 이상 거래 자동 탐지 시스템 도입 등 재발 방지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
김병삼 영천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한 비위가 발생한 데 대해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를 엄중히 문책하고 유용된 공금은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확보한 회계 자료와 계좌 내역을 분석하면서 정확한 피해 규모와 범행 경위, 공금이 실제 어디에 사용됐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방자치단체의 회계 시스템과 내부 통제 절차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집행은 지방회계법과 지방재정법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된다. 일반적으로 공금이 지급되기 위해서는 지출 결의, 증빙서류 확인, 회계 담당자의 처리, 승인권자의 결재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담당 공무원 한 사람이 모든 과정을 단독으로 처리하지 못하도록 권한을 분리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특히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은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관리시스템'을 활용해 예산 편성과 집행, 계약, 회계 업무를 전산으로 관리하고 있다. 시스템에는 지급 대상과 계좌번호, 예산 항목, 집행 사유 등이 기록되며 모든 처리 과정이 로그로 남는다. 따라서 허위 입력이나 비정상적인 자금 이동이 있었다면 수사기관은 시스템 접속 기록과 수정 이력, 결재 기록 등을 통해 당시 과정을 상당 부분 복원할 수 있다.
공금 횡령 사건에서는 돈을 실제로 어디에 사용했는지도 중요한 수사 대상이다. 현금 인출 여부뿐 아니라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 부동산 매입, 가족 계좌 이체, 채무 변제 등에 사용됐는지를 계좌 추적을 통해 확인한다. 최근에는 가상자산으로 자금을 옮기는 사례도 적지 않아 거래소 입출금 기록과 전자지갑 주소, 코인 매매 내역까지 분석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 거래소를 이용했더라도 국제 공조를 통해 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형사처벌과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발생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횡령된 금액을 돌려받기 위해 부동산이나 예금, 급여, 보험금 등에 대해 가압류나 강제집행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범행으로 취득한 재산을 몰수하거나 그 재산을 확보할 수 없으면 같은 금액만큼 추징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미 소비했거나 투자 손실이 발생했더라도 범죄로 얻은 이익 자체에 대해서는 환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공무원 신분상 불이익도 뒤따른다.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횡령이나 배임 등 중대한 비위가 확인되면 파면 또는 해임 등의 중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파면 처분을 받을 경우 일정 기간 공무원으로 다시 임용될 수 없고, 퇴직급여도 법령에 따라 감액될 수 있다. 형사처벌과 징계는 별개 절차인 만큼, 수사 결과와 재판 결과에 따라 행정상 제재도 함께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