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로 면세점에 등장… 외국인 관광객 정조준하며 매대 장악한 '국민 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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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입맛 사로잡은 K-푸드 호황
롯데면세점이 롯데호텔의 프리미엄 김치 브랜드 '롯데호텔 김치'를 면세업계 최초로 판매한다고 20일 밝혔다. 화장품과 명품 중심이던 면세점 매대에 전통 식품 브랜드를 전면 배치해, 공항이라는 새로운 유통 채널을 통해 K-푸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호텔 김치는 1979년 개관한 롯데호텔서울의 미식 철학을 바탕으로 탄생한 브랜드다. 40여 년 전통을 이어온 호텔 한식당 '무궁화'의 조리 노하우와 조리명장의 레시피를 그대로 담았다. 계절마다 국내 산지에서 수확한 배추와 호텔이 직접 관리하는 농장의 고춧가루 등 100% 국내산 원재료만 엄선해 사용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차별화의 핵심은 육수와 젓갈에 있다. 말린 명태와 새우, 표고버섯, 다시마, 무 등을 우려낸 육수를 기본으로 하고, 일반 새우젓보다 5~6배 비싼 고급 육젓을 더해 감칠맛을 끌어올렸다. 호텔 한식당에서 손님상에 오르던 김치를 상품화해 대중적인 유통망으로 확장한 셈이다.
면세점에서 선보이는 제품은 총 7종이다. 미니김치 번들형 2종(80g 10개입, 맛김치·볶음김치)은 소용량으로 부담 없이 맛볼 수 있게 구성됐고, 용기형 4종(650g, 맛김치·백김치·열무김치·깍두기)은 다양한 김치 종류를 아우른다. 여기에 배추김치 파우치형(1.2kg)까지 더해 소량 구매부터 대용량 구매까지 폭넓은 수요를 겨냥했다. 판매는 지난 17일 김포공항 국제선 3층 롯데면세점에서 먼저 시작됐고, 다음 달 12일에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점으로도 확대된다. 김포와 인천 두 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동시에 겨냥한 셈이다.
도쿄 팝업으로 해외 반응 확인… 캐나다·미주까지 판매망 확대
이번 면세점 입점은 롯데호텔앤리조트가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일본 도쿄 다이마루백화점 도쿄점 지하 1층 식품관에서 진행한 해외 첫 팝업스토어의 성과를 기반으로 한다. 다이마루 도쿄점은 현지 고소득층과 관광객이 몰리는 일본 대표 최고급 백화점으로 꼽힌다. 팝업스토어에서는 롯데호텔 김치 650g 제품을 1900엔(한화 약 1만8000원)에 판매했고, 해외 첫 진출을 기념해 구매 고객 전원에게 롯데호텔 공식 캐릭터 '폴루아·벨루오' 굿즈를 증정하는 한편 2개 이상 구매 시 10% 할인 혜택도 제공했다. 롯데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당시 "롯데호텔 김치를 해외 고객에게 처음 선보이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일본 시장을 시작으로 해외 사업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이달 캐나다 수출을 앞두고 있고, 이를 발판으로 미국 등 미주 지역까지 판매망을 넓혀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롯데면세점 입점은 이 같은 해외 확장 전략의 국내판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밀집하는 공항 면세 채널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번 입점은 롯데그룹 내 유통 계열사 간 협업으로 가능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화장품·명품 대신 김치·홍삼… 면세점 매대 바꾼 외국인 관광객
이번 롯데호텔 김치의 면세점 입점은 최근 면세업계 전반에서 나타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화장품과 명품을 찾던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올리브영이나 백화점으로 옮겨가면서, 면세점들은 상대적으로 구매 부담이 적고 선물용으로도 제격인 식품 카테고리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의 올 1분기 외국인 푸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급증했다. 현대면세점 역시 지난달 식품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140% 급증하며 정관장 등 홍삼 브랜드와 비비고, 전통 한과 등이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구매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흐름 속에 롯데면세점은 최근 팔도·hy가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기획한 글로벌 푸드 브랜드 '아리(ARIH)'를 국내 면세업계 독점으로 선보이는 등 신진 식품 브랜드 입점을 확대해 왔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 자체의 증가세가 있다. 올 상반기에만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섰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 업종은 쇼핑업이 45.8%로 가장 높았고, 식음료업도 15.3%를 차지해 적지 않은 비중을 보였다. K-콘텐츠와 SNS를 통해 알려진 한식 브랜드일수록 꾸준히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는 경향도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김치를 비롯한 K-푸드 자체의 수출 성적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K-푸드플러스(+) 수출액 잠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4.1% 늘어난 70억5000만달러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순수 K-푸드 수출은 53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0% 늘었고, 유럽(영국 포함) 권역 수출 증가율은 17.9%에 달했다. 앞서 2024년 기준 김치 수출량은 4만7100t으로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으며, 수출국도 95개국으로 늘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김치가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차별화된 K푸드 상품을 확대해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식품 카테고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롯데호텔앤리조트 관계자도 "롯데호텔만의 미식 노하우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김치의 가치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