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는 끝내 오열…‘결승골 영웅’ 토레스가 우승 직후 ‘메시’ 언급하며 남긴 말

작성일

메시의 눈물, 토레스의 결승골로 바뀐 월드컵 우승
16년 만의 정상, 스페인이 메시의 '라스트 댄스'를 멈추다

승자는 리오넬 메시를 언급했고, 패자는 끝내 눈물을 쏟았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의 주인공은 ‘라스트 댄스’에 나선 메시가 아닌 스페인의 페란 토레스였다.

'결승골' 스페인 페란 토레스 / 왼쪽부터 아르헨티나, 스페인 축구대표팀 공식 인스타그램
'결승골' 스페인 페란 토레스 / 왼쪽부터 아르헨티나, 스페인 축구대표팀 공식 인스타그램

토레스는 20일 오전 4시 한국시간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에서 연장 후반 1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스페인은 토레스의 한 방을 앞세워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고 16년 만에 세계 정상에 올랐다.

반면 월드컵 2연패를 꿈꿨던 메시는 경기 종료 후 고개를 떨궜다. 준우승 메달을 받은 뒤에는 참아왔던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펑펑 쏟았다.

“상대 팀에 메시가 있으면 걱정”…토레스가 남긴 말

영국 BBC에 따르면 토레스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 주장 메시를 직접 언급했다.

토레스는 “결승전은 어렵다. 상대 팀에 리오넬 메시가 있으면 걱정이 되기 마련”이라면서도 “우리는 항상 스스로를 믿고 우리의 축구를 보여주려고 노력했고, 다시 한번 해냈다”고 말했다.

메시 언급하며 소감 남긴 토레스 / 스페인 축구대표팀 공식 인스타그램
메시 언급하며 소감 남긴 토레스 / 스페인 축구대표팀 공식 인스타그램

메시를 앞세운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하는 부담이 컸지만, 스페인 특유의 축구를 끝까지 밀어붙인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는 의미였다.

이번 대회 내내 마음고생을 겪었던 토레스에게는 더욱 특별한 순간이었다. 그는 결승전 전까지 7경기에 출전했지만 득점 없이 도움 1개에 머물렀다. 주로 교체 자원으로 투입됐고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토레스는 “골을 넣고 나니 정말 후련하다. 대회 내내 비판을 받았지만, 운명이 정해진 날이었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이 골은 4700만 명의 팬들이 함께 응원해 준 덕분에 나왔다. 오늘은 우리가 이기도록 만들어진 날이었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106분에 터진 유일한 골…스페인의 ‘결승골 영웅’

토레스는 후반 17분 미켈 오야르사발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스페인이 일방적인 공세에도 아르헨티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선방을 뚫지 못하자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이 꺼내 든 승부수였다.

0-0의 균형은 경기 시작 106분 만에 깨졌다. 연장 후반 1분 페드로 포로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골문 왼쪽에 있던 니코 윌리엄스가 머리로 공을 뒤쪽에 떨어뜨렸다.

문전에서 기회를 노리던 토레스는 공이 떨어지는 순간 왼발 인사이드 슈팅을 시도했다. 정확하게 맞은 공은 마르티네스가 지킨 아르헨티나 골문을 열어젖혔다.

스페인이 이날 시도한 20번째 슈팅이자 이번 대회 토레스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터진 첫 골이 조국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안긴 결승골이 됐다.

토레스는 연장 후반 9분에도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추가골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정규시간 슈팅 0개…스코어보다 컸던 경기력 차이

월드컵 2연패 좌절 아르헨 /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공식 인스타그램
월드컵 2연패 좌절 아르헨 /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공식 인스타그램

스페인은 전반에 슈팅 3개를 기록한 데 이어 후반에만 12개의 슈팅을 몰아쳤다. 마르티네스의 눈부신 선방 때문에 득점하지 못했을 뿐 경기 주도권은 사실상 스페인이 장악했다.

아르헨티나는 스페인의 강한 압박과 촘촘한 수비에 막혀 정규시간 90분 동안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월드컵 결승 역사상 처음 나온 굴욕적인 기록이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엔소 페르난데스가 거친 태클로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아 퇴장당했다. 수적 우위를 확보한 스페인은 연장전에 들어서자 공세의 강도를 더욱 높였고, 결국 토레스의 결승골로 아르헨티나 수비를 무너뜨렸다.

아르헨티나는 선제골을 허용한 뒤에야 공격에 무게를 뒀다. 첫 슈팅은 경기 시작 117분 만에 나왔다. 연장 120분 동안 기록한 슈팅도 단 2개에 불과했다. 최종 슈팅 수는 스페인이 20-2로 압도했다.

스코어만 보면 연장 접전 끝에 나온 1-0 승부였지만, 실제 경기 내용은 스페인의 일방적인 우세에 가까웠다.

준우승 메달 받은 메시, 끝내 터진 눈물

결국 눈물 흘린 메시 /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공식 인스타그램
결국 눈물 흘린 메시 /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공식 인스타그램

메시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고개를 파묻었다. 아르헨티나의 패배와 월드컵 2연패 무산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듯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애써 감정을 추스른 것처럼 보였던 메시는 시상식에서 준우승 메달을 받은 뒤 끝내 눈물을 쏟았다.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흐느끼는 모습은 사실상 오열에 가까웠다.

1987년생인 메시에게 이번 대회는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8골 4도움을 기록했고, 첫 경기부터 준결승까지 7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아르헨티나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했던 결승에서는 스페인의 집중 견제에 막혀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 메시의 코너킥에 이은 줄리아노 시메오네의 발리슛마저 골대 위로 벗어나면서 아르헨티나의 마지막 희망도 사라졌다.

화려하게 월드컵 무대를 떠나고 싶었던 메시는 우승 트로피 대신 준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눈물을 쏟은 그는 스페인의 우승 세리머니가 시작되기 전 조용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