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곧 대국민 연설... 백악관 "들으면 충격받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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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선 부정선거였다는 주장 다시 꺼낼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시간으로 17일 오전 10시 대국민 연설에 나선다. 백악관은 "약간의 정직함과 진정성을 갖고 듣는다면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파장을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트럼프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 기준 16일 밤 황금시간대에 주요 방송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되는 이번 연설에서 자신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패한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주장을 다시 꺼낼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패배 이후 5년 넘게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왔지만 선거 당국과 법원은 광범위한 부정이 있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일관되게 밝혀 왔다.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할 내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가 최근 국가정보국(DNI)으로부터 넘겨받은 2020년 대선 관련 정보를 상세히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 세력이 미국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과 함께 중국을 지목할 가능성, 투표기를 비롯한 선거 인프라의 취약점을 문제 삼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연설 직전까지 내용이 바뀔 수 있다는 단서도 함께 붙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약간의 정직함과 진정성을 갖고 대통령의 오늘 밤 연설을 듣는다면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그가 말하는 모든 내용은 오늘 저녁 제시될 사실과 증거로 뒷받침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산 휴가를 마치고 브리핑 단상에 복귀한 레빗 대변인은 "이 자리에 있는 모든 기자가 대통령이 공개할 내용을 정직하고 진실하게 보도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 패배에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연설을 듣기도 전에 결론부터 내리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수천만 명의 미국인이 선거의 신성함에 대한 대통령의 우려에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론이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 문제"라며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이것이 초당적 사안임을 알아야 한다. 안전하고 확실한 선거가 보장되지 않으면 국가도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증거가 있다면 왜 아무도 기소되지 않았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는 "대통령이 아직 관련 문서를 기밀 해제하지 않았다"며 "오늘 밤 그가 무엇을 말하는지 보게 될 것이고, 그 뒤에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는 법무부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레빗 대변인은 선거법 개정안인 유권자 자격 보호법(SAVE법) 통과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법안은 유권자 등록 시 미국 시민권을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하도록 하고, 투표 때는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편투표를 대폭 제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하원을 통과한 뒤 상원에 계류돼 있는 상태로, 레빗 대변인은 이 법안을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입법 과제로 꼽으며 "상·하원의 모든 의원이 찬성표를 던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 법안 처리를 거듭 압박해 왔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서 졌다. 이 사람에게 정말 문제가 있다"며 "모든 이성적인 미국인이 그가 졌다는 것을 아는, 5년도 더 지난 대선의 음모론에 왜 계속 매달리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존 오소프 민주당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음모론을 "투표권에 대한 실질적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6년 유권자들의 현안 대신 근거 없는 음모론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초반에 이란 상황과 경제 문제를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놓고 이날까지 엿새째 공방을 이어 갔다. 미군은 이날 새벽 이란 북부까지 공습 범위를 넓혀 지휘부와 미사일 기지를 타격했고, 이란은 걸프 지역에 있는 미군 기지를 겨냥했다. 미국은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다시 가동하며 이란의 경제 생명줄로 꼽히는 카르그섬으로 향하던 유조선을 타격하기도 했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대치가 격화하면서 국제 유가와 물류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 이란 보건부는 최근 미군 공습으로 35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다쳤다고 밝혔으나, 사상자 규모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레빗 대변인은 "이란은 여전히 미국과 대화하고 있고, 미군 공격으로 큰 타격을 입어 합의를 원한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다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을 공격하고도 아무 대가를 치르지 않는 상황을 대통령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레빗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프롬프터를 담당해 온 게이브리얼 페레즈가 내부자 거래 의혹으로 조사를 받게 돼 무급 행정휴직 처리됐으며 더는 백악관에서 근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안을 두고 "매우 유감스럽고 솔직히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