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알고 맛도 끝내주는데... 한국인 99%는 안 먹어본 '한국 토종 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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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알고 먹어본 적 없는 신비한 조개의 정체
클램차우더의 주인공, 우럭조개의 숨겨진 매력

이름은 전 국민이 알지만 정작 그 실체를 먹어본 사람은 극히 드문 조개가 있다. 바로 ‘우럭조개’다. 수산물 전문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를 운영하는 김지민씨가 최근 ‘모두가 알지만 국민의 99%는 먹어본 적도 없는 미스터리한 조개’란 제목의 영상을 올려 우럭조개를 소개했다.

우럭조개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우럭조개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흔히 횟집에서 회로 먹는 ‘우럭’은 사실 우럭조개와 이름만 같을 뿐 전혀 다른 생물이다. 우리가 아는 그 생선의 표준명은 ‘조피볼락’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쓴 ‘전어지’에 등장하는 ‘울억어(鬱抑魚)’가 변형돼 우럭이라 불리게 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문제는 ‘우럭’이라는 두 글자 표준명의 진짜 주인이 바로 이 조개라는 점이다. 그래서 생선 우럭과 구분하기 위해 뒤에 ‘조개’를 붙여 우럭조개라 부른다. 국민 대다수가 이름은 알지만 실물은 모르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토종 조개인 우럭조개는 서양에서 더 유명하다. 북미 대륙에서 조개 수프인 ‘클램차우더’의 주재료로 쓰이는 조개가 바로 이 종이다. 도끼조개로도 불린다. 자원량은 오히려 해외가 압도적으로 많다. 중국과 일본 홋카이도에서 규슈에 이르는 전역, 러시아, 알래스카, 캐나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안 등 북태평양과 대서양 갯벌 발달 지역에 폭넓게 분포한다. 반면 국내에서는 자원량이 한정돼 있어 갯벌을 최소 30㎝ 이상 파야 채취할 수 있다. 바지락처럼 긁어 담는 방식이 아니라 손으로 일일이 캐야 하는 조개다. 국내 주요 산지는 경남 하동과 사천, 남해군 일대 갯벌이다. 인천 등 수도권 수산시장에서도 볼 수 있지만 상당수가 중국산이거나 냉동이라고 김씨는 설명했다.
우럭조개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우럭조개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김씨는 이번 방송을 위해 국산 활조개 3㎏을 ㎏당 1만원에 구매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날그날 바다 상황과 물때에 따라 채취량이 달라지고 예약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제철은 겨울에서 봄까지다. 특히 봄이 가장 좋다. 여름엔 산란기를 거친다. 다만 독소가 없는 까닭에 여름에도 먹을 수 있다.

거제도 등지에서 나는 ‘왕우럭조개’와는 완전히 다른 종이다. 왕우럭조개는 백합목 개량조개과로 일본에서는 ‘미루가이’로 불리며 제철이 4~8월이다. 반면 우럭조개는 우럭목 족사부착쇄조개과에 속한다. 긴 수관을 지닌 코끼리조개 역시 같은 우럭목이다.

우럭조개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우럭조개 / ‘입질의추억TV’ 유튜브


먹는 방법은 다른 조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찜이나 숙회, 전골, 죽 등으로 활용한다. 숙회로 먹을 땐 소금물에 5~10초가량 살짝 데친 뒤 썰어 먹는다. 특유의 해조류 향이 부드러워져 회보다 낫다는 평가가 많다. 여름철 발달하는 생식소는 익히면 크리미한 맛을 내 함께 먹을 수 있지만 날것으로는 권하지 않는다. 손질은 다소 번거로운 편이다. 관자를 끊어내고 데친 뒤 껍질과 수관 부위의 막, 이물질을 일일이 벗겨내야 한다. 껍데기가 얇아 쉽게 깨진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이 조개의 가장 큰 매력은 육수다. 김씨는 조개로 낸 육수에 다시마 육수를 더하고 다시 새 조개를 넣어 전골을 끓였는데, 사골처럼 뽀얗고 진한 국물이 우러났다. 감칠맛이 폭발한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경남 지역에서는 이 조개로 미역국을 끓인다. 국물이 유독 뽀얗게 나와 산모 보양식으로도 쓰인다. 다만 식감은 사각거리는 왕우럭조개와 달리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워 젤리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한다. 쫄깃한 식감을 선호하는 국내 입맛에는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기에 초장이나 기름장을 곁들이면 좋다.

김씨는 수요가 늘면 종자 살포 등으로 어획량을 늘리려는 노력이 이어져 결국 더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이번 영상이 그런 산업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우럭조개를 소개하는 '입질의추억TV'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