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유흥주점서 벌어진 일... 양주 마시던 30대 손님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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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에게 가짜 양주 강제로 먹인 일당
의식 잃자 방치해 사망 실형 선고받아

부산 도심 유흥주점에서 손님에게 가짜 양주를 강제로 먹인 뒤 의식을 잃은 손님을 방치해 숨지게 한 업주 2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재판장 김현순 부장판사)는 15일 유기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유흥주점 공동 업주 A씨(30대)에게 징역 8년, B씨(40대)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이들은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며 2024년 9월 26일부터 지난해 11월 25일까지 손님이 마시다 남긴 양주를 모아 가짜 양주를 제조·가공·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지난해 8월 16일 A씨의 지인이자 주점 단골이던 C(30대)씨에게 가짜 술을 판매했다. C씨가 1시간 30분여 만에 정신을 잃자 9시간가량 밖 소파에 방치해 급성알코올중독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C씨가 숨지기 전 "술을 못 먹겠다"고 하자 주먹으로 때리고 억지로 입을 벌려 양주 반 병가량을 마시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급성알코올중독은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알코올이 몸에 들어와 혈중알코올농도가 급격히 치솟으면서 나타나는 응급 상태를 말한다. 사람의 간이 한 시간 동안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의 양은 정해져 있는데, 이를 크게 넘어서는 술을 빠르게 마시면 미처 분해되지 못한 알코올이 혈액을 타고 온몸을 돌며 뇌의 중추신경을 마비시킨다. 혈중알코올농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호흡과 심장 박동, 체온 조절처럼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뇌 기능마저 억제된다. 이 단계에서는 의식을 잃고 호흡이 느려지거나 불규칙해지며 체온이 떨어지고, 심하면 호흡이 멎거나 심장이 멈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위험한 것은 술을 그만 마신 뒤에도 위와 장에 남아 있던 알코올이 계속 흡수되면서 혈중알코올농도가 한동안 더 올라간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그저 취해 잠든 것처럼 보여도 몸속에서는 중독이 계속 진행될 수 있다. 게다가 의식을 잃은 사람은 구토물이 기도를 막아 질식하기 쉽고, 정상이라면 작동해야 할 구역 반사마저 억제돼 스스로를 지키지 못한다. 술이 깰 때까지 재워 두면 된다는 통념과 달리 의식을 잃을 만큼 취한 사람을 홀로 두는 것이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C씨가 정신을 잃은 뒤 9시간 동안 방치된 점이 사망의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일당은 손님이 남긴 양주를 한데 모은 뒤 비교적 깨끗해 보이는 병에 옮겨 담아 다른 손님에게 정가로 되파는, 이른바 '후카시' 수법으로 가짜 양주를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주점 직원들은 양주가 새 제품인 것처럼 보이도록 손으로 병뚜껑을 감싸 쥔 채 방으로 들고 들어갔으며, 만취했거나 혼자 온 손님을 주로 노려 가짜 양주를 판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은 단골이던 C씨가 주점에 올 때마다 술을 급하게 마셔 금세 취하는 점을 악용해 여러 차례 가짜 술을 팔았고, 결국 C씨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것이 재판부 판단이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C씨에게 급하게 술을 마시도록 유도하거나 강요한 사실이 없다"며 "C씨를 유기한 사실도 없고 유기와 C씨의 사망 사이에 예견 가능성과 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은 엄히 처벌받아 마땅하다"며 "피고인들은 유기치사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고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 유족들은 공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엄벌을 요구하고 있지만, 피고인들이 유족을 위해 1억원의 공탁금을 낸 점은 제한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