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님께 깊은 감사…” 오늘 갑자기 황당한 심경고백 남긴 대표팀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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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탈락 책임은 외면, '개인 성장'만 강조한 아로소의 역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2년간 활동한 핵심 인물이 자신의 SNS에 작별 인사를 올렸다. 홍명보 감독을 보좌하며 훈련과 전술 준비를 총괄했던 핵심 참모의 마지막 메시지였지만, 내용을 접한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결과를 남긴 코치가 정작 자신의 성장을 앞세웠기 때문이다.

홍명보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홍명보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해당 작별 인사 주인공은 바로 주앙 아로소 코치다.

"성공과 실패는 한 끗 차이"…운을 언급한 작별 인사

아로소 코치는 15일 인스타그램를 통해 "이긴다고 해서 모든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며, 진다고 해서 모든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며 "때로는 성공과 실패의 차이가 한 끗에 불과하고, 아주 미세한 디테일이나 약간의 운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고 적었다.

그는 팬들을 향한 사과도 잊지 않았다. "언제나 믿고 응원해준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한다. 나 역시 깊은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며 "지난 2년 동안 하나의 팀으로 다져온 시간이 있었기에 이번 대회에서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고, 그래서 마음이 더 무겁다"고 밝혔다.

여기까지는 대회를 마친 코치의 통상적인 소회로 읽힌다. 논란은 그다음 대목에서 불거졌다. 아로소 코치는 "이제 2년의 계약 기간을 마치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본다. 내 역할에 따랐던 수많은 요구와 책임감 덕분에 이번 경험은 내가 지도자로서 한층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썼다.

한국은 탈락했는데…코치는 "내가 성장했다"

한국 대표팀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첫 경기에서 체코를 잡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달아 무릎을 꿇었다. 출전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나 32강 진출 문턱이 낮아졌는데도 그 문을 넘지 못했다.

홍명보 전 감독과 주앙 아로소 코치. / 뉴스1
홍명보 전 감독과 주앙 아로소 코치. / 뉴스1

이런 결과 앞에서 "지도자로서 크게 성장했다"는 표현은 자기중심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대표팀은 특정 지도자의 경력 개발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코칭스태프의 임무는 팀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결과를 만드는 데 있다. 한국 축구가 실패를 떠안은 상황에서 핵심 코치가 개인의 발전을 먼저 언급한 것은, 대표팀을 지도자의 실험 무대이자 경력 관리 코스처럼 여긴 것 아니냐는 인상을 남긴다.

실패의 원인을 '디테일'과 '약간의 운'으로 설명한 부분도 문제로 꼽힌다. 한국의 탈락은 한 번의 불운으로 갈린 결과가 아니었다. 세 경기 내내 공격 전개는 매끄럽지 못했고, 선수들의 역할 분담은 불분명했으며, 상대의 전술 변화에 대한 대응도 늦었다. 반복적으로 노출된 구조적 문제를 운의 영역으로 돌린다면, 코칭스태프가 존재해야 할 이유 자체가 흔들린다.

구체적 반성은 한 줄도 없었다

아로소 코치는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전술 설계와 훈련, 경기 준비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이다. 만약 한국이 성과를 냈다면 그 공로를 인정받았을 위치였다. 그렇다면 실패했을 때도 자신의 판단 중 무엇이 잘못됐는지 밝히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이번 글 어디에도 구체적인 반성은 담기지 않았다. 어떤 전술적 선택이 통하지 않았는지, 선수 기용에서 무엇을 놓쳤는지, 조별리그 탈락에 스스로 어떤 책임을 느끼는지에 대한 언급은 단 한 줄도 없었다. 대신 "개인적으로 상황을 조율하고 관리하기 힘들었던 고단한 순간들도 있었다"는 모호한 문장만 남겼다. 선수단 내부에 어떤 문제가 있었음을 암시하면서도 실체는 밝히지 않는, 책임은 비켜가고 뒷말만 남기는 화법이다.

독자들이 궁금해할 지점은 분명하다. 그가 말한 '관리하기 힘들었던 순간'이 무엇이었는지, 대표팀 내부에 어떤 갈등이나 문제가 있었는지다. 그러나 아로소 코치는 이에 대해 어떤 부연도 하지 않았다. 문제를 암시하는 표현만 던져놓고 떠난 셈이어서 논란은 오히려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수석 코치로 활동했던 주앙 아로소. / 뉴스1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수석 코치로 활동했던 주앙 아로소. / 뉴스1

감사 인사 뒤 이어진 뜬금없는 한국 예찬

아로소 코치는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에 대한 감사도 전했다. 그는 "나를 이곳으로 이끌어준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따뜻하게 환영해주고 낯선 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스태프에게도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이어진 내용은 예상 밖이었다. 그는 갑자기 한국의 경제 성장사를 꺼냈다. "대한민국은 참으로 놀라운 저력을 가진 나라다. 한국인들의 굳건한 의지와 집념은 1953년 전쟁 직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을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국가 중 하나로 탈바꿈시켰다"고 썼다. "이 아름다운 나라에서 살아가며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커다란 영광이자 특권이었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한국을 향한 애정 표현 자체를 탓할 일은 아니다. 다만 월드컵 실패를 설명해야 할 대표팀 핵심 코치의 작별 인사로는 초점이 어긋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팬들이 알고 싶은 것은 한국이 어떻게 경제 강국이 됐는지가 아니다. 확대된 월드컵에서조차 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는지, 코칭스태프가 무엇을 준비했고 어떤 판단이 빗나갔는지다.

과거엔 "내가 팀 철학 구축"…권한 강조하던 그 코치

아로소 코치의 이번 메시지가 더 아쉽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가 과거 자신의 권한과 역할을 스스로 부각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3월 포르투갈 매체 '볼라 나 헤데'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위르겐 클린스만이 떠나는 과정에서 한국인 감독 선임에 관심이 있었다. 대표팀의 얼굴이자 상징적 존재로 한국인 감독을 원했다"며 "동시에 훈련과 경기 운영 전반을 조직할 유럽인 코치도 필요로 했고, 그런 맥락에서 나에게 접근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내 역할은 '필드 코치'다. 한국인 감독이 팀의 얼굴 역할을 맡고, 나는 훈련을 조직하고 팀의 경기 철학을 구축하는 역할을 했다"며 "코칭스태프도 직접 구성했다. 모두 내가 추천한 인물들이며 현재 포르투갈인 4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대로라면 아로소 코치는 감독의 지시를 단순 보조하는 위치가 아니었다. 대표팀 훈련을 설계하고 경기 철학을 세웠으며, 외국인 코칭스태프 인선까지 주도한 실질적인 핵심 책임자였다. 그렇다면 월드컵에서 드러난 전술적 혼선과 선수 활용 실패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권한을 설명할 때는 팀의 철학과 훈련을 자신이 책임졌다고 강조하고, 결과가 나오지 않자 운과 미세한 차이를 거론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당시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4년 8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대표팀 소집 명단 발표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념촬영에 앞서 티아고 마이아 분석 코치와 주앙 아로소 수석 코치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 / 뉴스1
당시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4년 8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대표팀 소집 명단 발표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념촬영에 앞서 티아고 마이아 분석 코치와 주앙 아로소 수석 코치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 / 뉴스1

해당 인터뷰는 논란이 커지자 이후 삭제됐다. 아로소 코치는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대표팀의 얼굴', '현장의 감독' 같은 표현은 자신이 직접 언급한 내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인터뷰를 진행한 매체는 발언을 왜곡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 채 인터뷰만 내려간 상태다.

스리백 도입까지 직접 설명했던 지도자의 침묵

아로소 코치는 당시 인터뷰에서 대표팀의 스리백 전환 배경도 직접 설명했다. 그는 "전술적 유연성을 갖추기 위해 수비 시 5백도 준비했다"며 "현대 축구에서는 상대가 공격할 때 5~6명을 최전방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아 4백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특정 상황에서 3-4-3 형태를 활용했고 실제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대표팀의 전술적 선택을 이 정도로 상세히 설명할 만큼 깊이 관여한 지도자였다. 그러나 아로소 코치는 월드컵이 끝난 뒤에는 준비했던 전술이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세 경기 내내 반복된 문제를 왜 해결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침묵했다. 설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고 설명할 의무도 있었지만, 그가 선택한 것은 침묵과 자기 위로였다.

한국 대표팀은 아로소 코치의 성장을 위해 2년을 투자한 것이 아니다. 그는 한국에서 지도자로서 크게 발전했다고 자평했지만, 한국 축구에 남은 것은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결과였다. 팬들에게 사과한다면서 자신의 잘못은 설명하지 않았고, 한국 축구의 실패보다 개인의 경험과 성장을 앞세웠다. 한국을 향한 찬사로 포장하기에는 책임감이 부족한 작별이었다는 평가를 지우기 어렵다.

다음은 아로소 코치 SNS 전문 번역본이다.

이긴다고 해서 모든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며, 진다고 해서 모든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때로는 성공과 실패의 차이가 한 끗 차이에 불과하며, 아주 미세한 디테일이나 심지어 약간의 운에 의해 결정되기도 합니다.

언제나 저희를 믿고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저 역시 깊은 아쉬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우리가 하나의 팀으로서 다져온 시간들이 있었기에, 이번 대회에서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마음이 더욱 무겁습니다.

이제 2년의 계약 기간을 마치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봅니다. 제 역할에 따랐던 수많은 요구와 책임감 덕분에, 이번 경험은 제가 지도자로서 한층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상황을 조율하고 관리하기 힘들었던 고단한 순간들도 있었지만, 경기장 위에서 제가 가장 열정을 느끼는 일인 ‘코칭’을 하며 보낸 환상적이고 행복한 순간들도 정말 많았습니다!

저를 이곳으로 이끌어 주신 대한축구협회(KFA)와 홍명보 감독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저를 따뜻하게 환영해 주고 낯선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모든 스태프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대한민국은 참으로 놀라운 저력을 가진 나라입니다. 한국인들의 굳건한 의지와 집념은 1953년 전쟁 직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을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국가 중 하나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이 아름다운 나라,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며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제게 참으로 커다란 영광이자 특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