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 대동면 풀뿌리 자치 활짝! 주민이 직접 예산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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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제2회 주민총회 개최… 촘촘한 안전·복지 망 구축하는 생활밀착형 자치 모델 주목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최근 지방 소멸 위기와 고령화 문제가 겹치며 농촌 지역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함평군 대동면이 주민 스스로 마을의 의제를 발굴하고 해결해 나가는 선도적인 주민참여예산 사업을 잇달아 선보이며 지역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함평군 대동면이 주민참여예산을 활용한 다양한 생활밀착형 사업을 추진하며 주민 차지와 참여 활성화에 나섰다. / 함평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함평군 대동면이 주민참여예산을 활용한 다양한 생활밀착형 사업을 추진하며 주민 차지와 참여 활성화에 나섰다. / 함평군

책상머리에서 나오는 탁상행정이 아닌,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동네의 골칫거리를 논의하고 가장 시급한 곳에 소중한 세금을 투입하는 '진짜 풀뿌리 자치'의 모범 사례가 탄생한 것이다. 경로당 화장실 안전바 설치부터 독거노인을 위한 찾아가는 빨래방, 소멸 위기의 마을 풍경을 기록하는 사진관에 이르기까지 주민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따뜻한 마음이 녹아든 대동면의 혁신적인 행보를 꼼꼼히 들여다보았다.

◆ 어르신들의 든든한 생명줄, 경로당 20곳 전면 '안전바' 구축

대동면 주민자치회가 야심 차게 쏘아 올린 첫 번째 신호탄은 바로 어르신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로당 화장실 및 출입구 안전바 설치 사업'이다.

14일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한 이 사업은 고령의 어르신들이 매일같이 이용하는 경로당 화장실의 미끄러운 바닥과 가파른 출입구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낙상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특히 이번 사업은 공무원들이 일방적으로 대상을 선정한 것이 아니라, 주민자치회 위원들이 직접 관내 경로당을 구석구석 발로 뛰며 사전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들은 안전바가 아예 없거나 낡아서 보완이 시급한 옥동경로당 등 총 20개소를 사업 대상지로 엄선했다. 주민들의 예리한 관찰력과 적극적인 참여가 만들어낸 가장 현실적이고 든든한 맞춤형 안전망인 셈이다.

◆ 뽀송뽀송 이불 세탁부터 마을 역사 기록하는 '기억 사진관'까지

대동면의 주민참여예산 사업은 단순히 하드웨어를 개선하는 데 머물지 않고 주민들의 고단한 삶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소프트웨어 복지로 뻗어나가고 있다.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단연 취약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이불 빨래방' 운영 사업이다.

부양가족 없이 홀로 지내는 독거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해 무거운 빨랫감을 감당하기 힘든 장애인 가구를 직접 방문하여 묵은 이불을 수거하고 깨끗하게 세탁해 다시 배달해 주는 원스톱 서비스다. 이 사업을 통해 올해 들어서만 벌써 207가구의 이불 414채가 뽀송뽀송하게 세탁되어 쾌적한 주거 환경 조성은 물론 위생적인 삶의 질 향상에 절대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정체성을 보존하기 위한 '기억의 사진관' 프로젝트도 가동 중이다.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대동면 관내 30개 마을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오랜 세월 마을을 지켜온 어르신들의 주름진 얼굴과 생생한 삶의 모습을 전문 카메라 렌즈에 담아 영구적인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자산으로 보존하는 뜻깊은 작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연중 내내 진행되며, 연말에는 주민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촬영된 결과물을 함께 감상하며 추억을 나누는 감동적인 사진 전시회도 성대하게 개최될 예정이다.

◆ 의제 발굴부터 예산 편성까지, 23일 주민총회서 내일 그린다

이러한 눈부신 성과를 바탕으로 대동면 주민자치회는 다가오는 23일 오전 10시, 함평문화체육센터에서 마을의 더 큰 미래를 설계하는 '제2회 대동면 주민총회'를 개최한다. 주민총회는 단순히 사업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가 아니라, 지역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핵심 의제들을 주민들이 직접 제안하고 치열하게 난상토론을 벌이는 진정한 의미의 '주민 공론의 장'이다.

이날 총회에서는 대동면의 내일을 바꿀 다양한 안건들이 상정되어 주민들의 엄중한 직접 투표로 최종 운명이 결정된다. 구체적으로는 주민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향교리 팽나무숲 가을축제 한마당' 등 4개의 특화 사업과, 내년도인 2027년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야심 차게 제안된 '향교저수지 옆 산책로 벚꽃길 조성 및 환경 정비 사업' 등 5개의 굵직한 인프라 사업이 심판대에 오른다. 마을의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를 주민 스스로의 한 표로 결정지으며 지방자치의 꽃을 활짝 피울 예정이다.

◆ 민관 협동의 롤모델, "주민 목소리가 곧 최고의 행정 지침서"

이번 성과를 이끈 대동면 주민자치회와 행정 당국은 입을 모아 주민 참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재갑 대동면 주민자치회장은 "경로당 벽면에 설치되는 안전바가 겉보기에는 작고 사소한 시설물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우리 어르신들에게는 끔찍한 낙상 사고를 막아주고 생명을 지켜주는 거대한 버팀목과도 같다"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의 아주 작은 숨소리와 쓴소리까지도 세심하게 귀 기울여 듣고, 주민들이 피부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생활 밀착형 자치 사업들을 끊임없이 발굴해 내겠다"라고 굳은 의지를 다졌다.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윤미순 대동면장 역시 벅찬 감동을 전했다.

윤 면장은 "이번 주민참여예산 사업들이 더욱 빛을 발하는 이유는, 공무원들의 책상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아니라 우리 주민들이 직접 동네 골목골목을 살피고 가장 시급한 안전 및 복지 문제를 짚어내어 스스로 명쾌한 해결 방안까지 제시한 사업이기 때문"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행정의 정답은 언제나 현장과 주민들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깊이 깨달았으며, 앞으로도 주민자치회와 끈끈하게 손을 맞잡고 대동면의 가치를 높일 혁신적인 사업 발굴과 예산 편성에 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함평 대동면의 작지만 위대한 주민자치의 실험이 대한민국 지방 행정의 새로운 롤모델로 우뚝 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