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 700원…올해보다 3.7%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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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의 3%대 인상
노사 팽팽한 줄다리기 결과

권순원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2027년도 최저임금위원회 14차 전원회의에서 노·사·공익위원들의 투표로 올해시급 1만320원 보다 380원 오른 1만700원, 3.7% 인상으로 확정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권순원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2027년도 최저임금위원회 14차 전원회의에서 노·사·공익위원들의 투표로 올해시급 1만320원 보다 380원 오른 1만700원, 3.7% 인상으로 확정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700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인 시간당 1만 320원에서 380원 인상된 금액으로 3.7% 상향 조정된 수치다.

근로자, 사용자, 공익위원이 모인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4차 전원회의에서 이 같이 결정했다.

최저임금 전년 대비 인상률 추이를 살펴보면 2023년 5.0%에서 2024년 2.5%로 떨어진 이후 지난해 1.7%, 올해 2.9%로 결정됐다가 3년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지속되는 물가 상승세와 실물 경기 둔화라는 경제 지표 속에서 최저임금위원회가 치열하게 고심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저임금 심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앞서 지난달 23일 내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노동계는 올해보다 16.3% 올린 시간당 1만 2000원을 제시했고, 경영계는 동결 수준인 1만 320원을 내놨다.

양측은 이날까지 무려 12차례에 걸친 수정안을 제시하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고, 차이를 130원까지 좁혔다.

이에 공익위원들은 합의 도출을 위해 시간당 1만 600~1만 860원을 심의 촉진 구간으로 제시한 데 이어 시간당 1만 720원에 양측이 합의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노사가 이에 동의하지 않아 합의는 끝내 불발됐다. 실질 임금 하락을 우려하는 근로자 측과 지불 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사용자 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은 탓이다.

노사 간 자율적 합의가 무산되자 위원회는 표결 절차에 돌입했다. 결국 마지막 제13차 수정안으로 근로자 측이 시간당 1만 730원, 사용자 측이 시간당 1만 700원을 제시한 뒤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등 위원 27명을 대상으로 투표에 부쳤다.

투표 결과 근로자위원 안이 11표, 사용자위원 안이 15표, 무효표 1표를 얻어 사용자위원 안으로 최종 의결됐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공익위원들의 다수가 사용자 측의 1만 700원 안에 표를 던진 결과로 분석된다.

합의가 아닌 표결로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관행이 이번에도 반복됐다.

이날 표결 결과에 대해 근로자와 사용자 모두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이번 결정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류 사무총장은 "최근의 물가 수준과 체감 생계비 상승을 고려하면 3.7% 인상은 사실상 동결에 가까운 수준으로, 최저임금의 생계 보장 기능을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 안정을 도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총괄전무는 경영계의 양보를 강조했다.

류 총괄전무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너무 힘든 과정을 겪고 있다"며 "3.7% 인상도 너무 높지만, 근로자 위원들의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생각해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고려할 때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이나 파행을 막기 위해 고심 끝에 양보했다는 설명이다.

권순원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이번 심의 과정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했다.

권 위원장은 "합의 아닌 표결로 결정했지만, 내가 기억하기로는 노사의 최종 제시안이 서로 가장 근접했다"며 "그 자체로서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