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작성하고 조사해 봤더니, 여름에 가장 뜨거운 장소는 바로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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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 온도는 3.6도 더 높아...농작업 중 온열질환 증가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같은 지역이라도 주변 환경과 작업 높이에 따라 실제 노출되는 더위의 강도가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논·밭이나 비닐하우스처럼 열이 쉽게 축적되는 장소에서는 일반 기온보다 훨씬 높은 환경에 노출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그 결과를 종합해 발표한 '2025년 폭염 특별관측' 최종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계곡과 해변, 농경지, 비닐하우스 등 생활 공간별 기온을 비교한 결과 공식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기록한 기온과 실제 현장 기온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주변 지형과 식생, 지면 상태에 따라 사람이 체감하는 더위의 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조사 결과 가장 뜨거운 장소는 비닐하우스였다. 비닐하우스의 하루 최고기온은 인근 공식 관측소보다 평균 3.6도 높게 나타났다. 반면 피서지 역할을 하는 휴양림은 최고기온이 주변보다 1.5~2.9도 낮았고, 한여름에도 얼음이 남아 있는 밀양 얼음골은 무려 8.2도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해수욕장도 시간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낮 최고기온은 내륙보다 0.1~0.7도 낮았지만 밤 최저기온은 오히려 0.6~0.7도 높았다. 바다가 낮 동안 흡수한 열을 밤에도 계속 방출하면서 열이 쉽게 식지 않아 해안 지역에서 열대야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다.
폭염 발생 일수 역시 장소마다 큰 차이를 보였다. 비닐하우스에서는 조사 기간 중 67일이나 폭염이 발생해 가장 많았다. 논과 밭은 36~46일이었으며 휴양림은 6~11일에 그쳤다. 밀양 얼음골에서는 폭염이 단 하루도 발생하지 않았다.
농경지에서는 작업 높이에 따라서도 기온 차이가 뚜렷했다. 지면에서 1.5m 높이의 평균 최고기온은 33.7도였지만 1m에서는 34.1도, 0.5m에서는 35.2도로 측정됐다. 지면 가까이 내려갈수록 최대 1.5도 정도 더 높은 온도에 노출된 셈이다.
이는 논과 밭에서 허리를 숙이거나 쪼그려 앉아 작업하는 농업인이 실제로는 공식 기온보다 훨씬 더 뜨거운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면에서 올라오는 복사열의 영향을 직접 받는 데다 작물이 바람을 막아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도 농작업 중 발생한 온열질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누적 온열질환자 741명 가운데 135명(18.2%)은 논과 밭 등 실외 농작업 현장에서 발생했다.
특히 고령층은 폭염에 더욱 취약하다. 체감온도가 폭염 중대경보 기준인 38도에 이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사망 위험은 평상시보다 19%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2일 충남 천안에서는 비닐하우스에서 작업하던 8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하루 전인 11일에는 충북 영동군에서도 텃밭에서 일하던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폭염은 단순히 체온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심장에도 큰 부담을 준다. 체온을 낮추기 위해 피부 혈관이 확장되면 혈압이 떨어지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 심장은 더 빠르고 강하게 뛰게 된다. 동시에 땀으로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가 혈액이 농축되면서 심근경색이나 부정맥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중심체온이 40도 이상까지 상승하는 열사병은 심장과 뇌, 신장 등 여러 장기를 동시에 손상시키는 응급질환이다. 기존에 심혈관질환이나 고혈압, 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사람과 65세 이상 고령자는 폭염에 더욱 취약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열사병 자체가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다. 열사병은 중심체온이 일반적으로 40도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의식 저하, 경련, 혼수 등이 나타나는 중증 온열질환이다. 체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심장뿐 아니라 뇌와 간, 신장 등 여러 장기가 동시에 손상되는 다발성 장기부전이 발생할 수 있으며, 치료가 늦어질 경우 심장이 기능을 멈추는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폭염 시 어지러움, 심한 갈증, 두통, 메스꺼움, 근육경련, 맥박 증가,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나면 온열질환을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의식이 흐려지거나 쓰러진 경우에는 열사병 가능성을 우선 고려해야 하며, 즉시 119에 신고한 뒤 그늘이나 냉방이 되는 장소로 옮기고 젖은 수건이나 얼음팩으로 목·겨드랑이·사타구니 등을 식혀 체온을 최대한 빨리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 억지로 물을 마시게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