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빨랫줄에 널어놓은 이불... 우리 집 이불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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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계기로 아내와 이혼 결심했다는 남성의 사연
아내가 쿠팡에서 주문한 이불 한 채가 한 부부의 관계를 끝장내는 도화선이 됐다. 그 이불이 부부가 함께 덮을 물건이 아니라, 아내가 부업으로 일하는 사무실의 새 남자 직원이 쓸 침구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아내의 태도에 정이 떨어져 이혼을 결심했다는 남편의 사연이 1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결혼생활' 채널에 올라왔다.

작성자인 남편 A씨에 따르면 그의 아내는 본업을 마친 뒤 부업을 하나 더 하고 있다. 일을 시작한 지는 3개월가량 됐다.
어느 날 아내가 쿠팡에서 이불을 하나 주문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A씨는 당연히 집에서 쓸 이불인 줄 알았다. 택배는 아내 이름으로 집에 도착했다. 아내는 새 침구나 수건이 오면 반드시 빨아 쓴다. 이번에도 세탁과 건조를 마친 뒤 매트리스 커버까지 건조대에 널어뒀다. 그런데 다 마른 이불이 어느 순간 집에서 사라졌다.
A씨가 이불을 샀느냐고 묻자 아내는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부업 사무실에 타지에서 건너와 일을 배우는 새 남자 직원이 들어오는데, 사장이 그 직원에게 원룸을 기숙사처럼 구해줬다는 것이다. 원래는 빨래방에 맡기려 했지만 시간이 없어 돈을 받고 집 세탁기로 직접 빨아 건조까지 해서 갖다주기로 했다는 설명이었다.
어이가 없었던 A씨는 아내가 부업에 출근한 뒤 사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두 사람은 원래 A씨가 돈을 주고 일을 맡긴 클라이언트와 사업자 관계였고, 아내도 그 인연으로 사무실에 스카우트된 사이였다. A씨가 새 직원을 뽑았느냐고 묻자 사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그러나 기숙사와 이불 이야기를 꺼내자 사장은 당황한 기색으로 말을 흐렸다. 이불을 누가 쓰느냐는 물음에는 자기가 쓴다고 했다가 직원들도 함께 쓴다고 말을 바꿨다.

A씨가 사장이 쓸 이불을 왜 자신의 아내가 빨아서 줘야 하느냐고 따지자 사장은 "그게 뭐가 이상한가. 직원한테 시킬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아내의 설명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하자 사장은 "제가 왜 일일이 그런 걸 설명해야 하나"라며 발을 뺐다.
통화를 마친 A씨는 다시 아내에게 전화해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아내는 왜 그렇게 예민하게 구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A씨는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라며 "우리 회사에 여직원이 새로 들어왔는데 아무것도 없다고 내가 이불을 주문해 우리 집에서 빨아 쓰라고 갖다 주면 당신 기분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A씨는 그런 식이면 옷을 빨아 오라고 하면 옷도, 속옷도 다 빨아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A씨는 불륜 여부가 핵심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남이 쓸 이불을, 그것도 한 가정이 버젓이 사는 집에서 상의도 없이 빨아준 행위 자체와 아내와 사장의 말이 서로 어긋난다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백번 양보해 대신 주문해 줄 수는 있지만 사무실로 받아 빨래방에 맡기면 될 일을 굳이 집에서 빨아준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원래도 사이가 좋지 않았던 A씨는 이번 일을 계기로 관계를 정리하기로 결심했다. 부부에게는 어린 자녀가 있다.
A씨는 "사장이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사정을 설명하며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했다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라며 "둘이 나란히 거짓말을 하니 더 정이 떨어졌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미 살던 집을 부동산에 내놨다고 밝혔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 반응은 엇갈렸다. 남이 쓸 이불을, 그것도 이성의 침구를 상의 없이 집에서 빨아준 것은 상식 밖이라며 A씨를 두둔하는 의견이 많았다. 아내와 사장의 말이 어긋나는 데다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태도에서 신뢰가 무너졌을 것이라는 공감도 이어졌다. 반면 세탁비까지 받았고 새 이불이었던 만큼 오지랖이 넓은 정도로 볼 수 있다며 이혼까지는 지나치다는 반론도 나왔다. 어린 자녀를 생각해 감정적으로 결정하지 말고 충분히 대화한 뒤 판단하라는 조언과, 정황을 더 확인해 보라는 신중론도 있었다.
A씨는 이어진 댓글에서 "바람의 문제가 아니라 행위의 문제"라며 "이미 신뢰가 바닥까지 무너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