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는 13세부터 처벌, 촉법소년 연령 '조건부 하향' 추진…대통령 “미약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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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촉법소년 연령 만 13세로 하향
성평등가족부, 국무회의서 대통령 보고…'조건부 하향' 46.7%로 찬성
이 대통령 “부분적으로 한 살만 낮추자는 것은 너무 미약” 재검토 주문

정부 공론화 결과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기준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한다.

AI툴을 활용해 생성한 학생들 자료사진.
AI툴을 활용해 생성한 학생들 자료사진.

성평등가족부는 14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형사미성년자 연령 기준 공론화 결과'를 보고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2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 공론화를 지시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현행법상 만 14세 미만은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이때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은 촉법소년으로 분류돼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 대상이 된다. 이 연령 기준은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지금까지 유지돼 왔다.

연령 하향 논의는 지난 2월 24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압도적 다수 국민은 (촉법소년 연령을) 최소한 1살은 낮춰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인 거 같다"면서 공론화를 주문한 바 있다. 이에 성평등부는 3~4월 두 달간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체를 운영하고, 4월 시민 212명이 참여한 숙의토론회를 진행하는 등 공론화 절차를 이행했다.

협의체는 연령 하향의 범죄 예방 효과 및 통계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고, 형사처벌이 오히려 낙인 효과로 이어져 재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연령 조정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하지만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한 찬성 여론이 이어지면서 성평등가족부는 '조건부 연령 하향' 쪽으로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

숙의 결과 시민참여단 212명 중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응답은 46.7%로 가장 많았다. 모든 범죄에 대한 일괄 하향은 30.2%, 현행 유지는 17.0%에 그쳤다. 하향 찬성자 중 55.8%는 만 13세 미만으로 한 살 낮추자고 답했다.

이때 처벌보다 예방이 우선돼야 한다는 인식은 사전조사 3.7점에서 사후조사 4.2점으로 높아졌다. 촉법소년이 과거보다 흉포화됐다는 인식은 4.2점에서 3.9점으로 낮아졌다.

정부는 연령 하향과 함께 소년사법 체계 전반을 개선하는 방안도 병행 추진한다. 경중과 관계없이 모든 사건을 법원 소년부로 보내는 전건송치제도를 개선하고, 경찰의 촉법소년 조사 기준과 조사권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가족기능 회복을 위한 가족치료명령을 신설하고, 피해자가 소년보호재판에서 의견을 진술하고 사건 진행 상황을 통지받을 수 있도록 진술권과 알 권리도 보장하기로 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시민참여단 숙의 결과를 고려해 강력, 중대 범죄에 한해 연령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되 협의체에서 제시한 소년 사법 체계 전반의 개선 대책을 병행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평등가족부는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가칭) 소년비행예방정책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범죄 적용 범위와 법 개정 방향 등을 논의하고 과제별 이행 방안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다만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해 "부분적으로 한 살만 낮추자는 것은 너무 미약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최종결정을 하지 말자"며 "이 논의를 기반으로 다시 현장 의견과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라. 부분적으로 낮출 건지 전면적으로 낮출 건지, 1년 낮출 건지 2년 낮출 건지 다시 토론해보고 국민 의견 수렴을 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