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배 배상하고 점주도 선처했는데…발달장애인 2명 ‘특수절도’로 송치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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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원 아이스크림 나눠 먹은 발달장애인 2명에 ‘특수절도’ 적용
경찰 “훈방·자체 종결 권한 없어 현행법과 절차에 따라 송치”

30대 중증 발달장애인 2명이 편의점에서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 한 개를 계산하지 않고 나눠 먹은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두 사람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부산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A 씨 등 30대 발달장애인 2명은 지난달 10일 부산의 한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한 개를 계산하지 않은 채 나눠 먹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같은 학교 출신인 두 사람은 오랜만에 만나 편의점을 찾았으며 이 가운데 한 명이 아이스크림을 꺼내 먹은 뒤 다른 한 명에게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편의점주는 두 사람이 계산하지 않고 자리를 떠난 사실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을 알게 된 가족들은 편의점을 찾아 사과하고 10만 원을 배상했다. 점주도 경찰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찰은 두 사람이 함께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은 점 등을 근거로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했다. 형법상 특수절도는 2명 이상이 합동해 다른 사람의 재물을 훔친 경우 등에 성립하며 일반 절도와 달리 벌금형 규정이 없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두 사람을 기소유예 처분했다. 범행 사실은 인정되지만 두 사람이 초범이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피해액이 소액인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

가족 “공범 법리 적용 부당”…수사관 고발 검토

가족들은 경찰이 중증 발달장애인인 두 사람에게 일반적인 공범 법리를 그대로 적용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함께 송치된 두 사람 가운데 한 명은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장애 정도가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 측은 한 사람이 아이스크림을 꺼내 먹은 뒤 다른 사람에게 건넨 행위를 두 사람이 합동해 범행한 것으로 판단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담당 수사관들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현행법과 절차에 따라 처리했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경찰청은 14일 입장문을 내고 피해 신고가 접수된 뒤 폐쇄회로(CC)TV 확인과 피의자 조사 등 필요한 수사를 진행했으며 두 사람의 행위가 형법 제331조에 규정된 ‘2명 이상 합동에 의한 절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중증 발달장애인인 점과 피해 금액이 1500원으로 적은 점,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한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특수절도죄는 법정형에 벌금형이 없어 즉결심판 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며, 경찰이 훈방하거나 자체적으로 사건을 종결할 법적 권한도 없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현행법상 인정되는 혐의를 적용해 검찰 판단을 받는 절차를 밟았다고 밝혔다.

부산경찰청은 “이번 사건은 피해 규모가 매우 경미하고 피의자들이 발달장애인이라는 점에서 많은 국민께서 관심과 우려를 보내주셨다”며 “부산 경찰은 이러한 관심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특성과 개별 사정을 더욱 세심하게 고려하는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K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