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전 승리 뒤 훈련도 안 했다”…한국 축구 파국, 홍명보 아닌 ‘이들’ 때문이었다

작성일

“감독만 희생양 삼을 일 아니다”…국회 토론회서 선수 책임론 제기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오현규, 이강인이 지난달 24일(현지 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0대 1로 패배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 뉴스1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오현규, 이강인이 지난달 24일(현지 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0대 1로 패배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 뉴스1

이번 월드컵 부진의 책임을 홍명보 감독 한 사람에게만 물을 수 없으며, 선수단에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1차전 체코전 승리 이후 선수들 사이에 안일한 분위기가 퍼지면서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4일 축구계에 따르면 지난 6일 국민의힘 주도로 국회에서 열린 '한국 축구 긴급 토론회'에서 김세훈 경향신문 스포츠부장은 "감독이 잘못한 건 맞다. 리더니까 책임을 져야 하는 것도 맞다"면서도 "어느 조직이든 리더가 있으면 팔로워가 있고, 리더십과 팔로워십이 잘 어우러져야 결과를 낼 수 있다"며 선수들에 대한 비판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 부장이 가장 문제 삼은 부분은 1차전 승리 이후 급격하게 무너진 선수단의 긴장감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대회 초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는 듯했으나, 이후 경기에서 갈수록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무너졌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구체적인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내부 사정을 전했다. 그는 “대표팀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일부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선수들은 1차전인 체코전에서 승리를 거둔 이후 지나치게 안일해졌다”며 “이 때문에 이후 잡혀 있던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않았다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2차전보다 3차전 경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원인이 단순히 코칭스태프의 컨디션 조절 실패가 아니라, 선수들 스스로의 자기 관리 실패와 태만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그는 경기 중 나온 장면도 근거로 들었다. 이강인이 남아공 선수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 아무도 뛰어가지 않았던 상황을 언급하며 "이건 감독의 지시가 아니라 축구의 기본"이라며 "그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은 것을 감독만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주장 손흥민에 대해서도 냉정한 평가를 내놨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지난달 24일(현지 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남아공의 타펠로 마세코에게 골을 허용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이 남아공을 상대로 0-1로 패배했다. / 뉴스1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지난달 24일(현지 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남아공의 타펠로 마세코에게 골을 허용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이 남아공을 상대로 0-1로 패배했다. / 뉴스1

김 부장은 "손흥민은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지만 선수로서도, 주장으로서도 이번 대회는 실패한 월드컵이었다"며 "공격 포인트가 없었던 것도 아쉽지만 주장으로서 팀을 하나로 묶지 못했다는 점 역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부장은 선수단을 옹호하는 여론이 많다는 점도 언급하며 "지금 이 선수들을 옹호하는 것이 답일지, 비판하는 것이 답일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화제가 된 '참교육'이라는 표현을 빌려 "지금 대표팀 상황이 참교육 교실과 비슷해지고 있다"며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명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홍명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물론 홍 감독의 책임을 면제한 것은 아니다. 김 부장은 홍 감독이 워낙 수비적 성향인데다가 여론 압박 속에서 변화를 꾀하지 못했고, '원팀'을 강조하고도 정작 팀을 하나로 묶지 못한 점을 가장 큰 잘못으로 짚었다.

다만 감독 한 사람을 인격 모독에 가깝게 몰아세우는 방식에는 "그것이 한국 축구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며 선을 그었다.

그는 아울러 2024년 열린 아시안컵 요르단전 패배 이후 축구협회가 새 감독 선임에 5개월을 허비하며 결단이 늦었던 점, 언론과 유튜버들이 클릭 수를 위해 팬들이 좋아할 이야기 위주로만 기사를 써온 것은 아닌지도 함께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채널 'OBS 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