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역사상 가장 저평가 구간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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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익 대비 역대 가장 싼 수준까지 밸류에이션 주저앉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13일 각각 15%와 10%대의 낙폭을 기록한 채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실적 우려가 겹치며 반도체 투톱이 동반 폭락했다. 코스피가 기업 이익 대비 역대 가장 싼 수준까지 밸류에이션이 내려앉았다는 진단이 나온 뒤에 이 같은 폭락이 나와 주목을 모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장보다 15.37% 폭락한 184만5000원에 장을 종료했다. 3.07% 내린 211만3000원으로 출발한 SK하이닉스는 한때 15.64% 내린 183만90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종가 기준 200만원선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달 8일 이후 한달여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도 전장보다 10.70% 내린 25만45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역시 장중 11.23% 내린 25만3000원까지 추락하며 낙폭이 꾸준히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SK하이닉스의 이날 종가는 지난달 25일 기록한 사상최고치(298만7000원) 대비 38.23%, 삼성전자 종가는 올해 전고점(37만4500원·6월 19일) 대비 32.04% 내린 수준이다.
주목할 대목은 이날 폭락이 한국 증시가 저평가 국면에 있다는 진단과 맞물렸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대기업의 이익 급증으로 코스피가 12개월 선행 이익의 6.4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전한 바 있다.
다만 저평가가 반드시 매수 근거는 아니라는 신중론도 있다. 사쿠 마켓츠의 차루 차나나 수석 애널리스트는 "한국 시장에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명한 증거가 필요하다. 싸다는 이유만으로 매수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거버넌스 문제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순환적 이익 구조 탓에 한국 시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불릴 만큼 저평가된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밸류에이션 진단과 무관하게 이날 반도체주를 끌어내린 것은 단기 악재였다. SK하이닉스는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나스닥에 입성한 날 공모가 대비 13% 오른 168.49달러에 마감했다.
성공적 데뷔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가는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말 사이 이란과의 휴전 종료를 공식 선언했고, 이란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의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6시부터는 미군 중부사령부가 이란을 상대로 추가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히면서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여기에 실적 우려가 겹쳤다.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시장평균전망치를 크게 밑돌 것이라는 보고서가 위축된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을 60조4000억원으로 추정해 시장평균전망치(65조원)를 8%가량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채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기존 대비 각각 9%, 11% 하향 조정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1조7261억원과 2조1964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홀로 3조8809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속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1조7263억원과 2조5308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으며, 개인은 4조2166억원 매수 우위였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이날 외국인 코스피 순매도 상위종목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조4470억원, 삼성전자를 1937억원 순매도했다.
미국 시가총액 조사 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닷컴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이날 장 마감 기준 8689억 달러로 집계돼 '1조 달러 클럽'에서 밀려났다고 전했다. 글로벌 주요 상장사 시총 순위에서는 19위로 3계단 내려갔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조1080억 달러로 12위를 유지했다. 이 사이트는 주요 기업 기준 한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3조4580억 달러로 대만, 인도 등에 이어 8위를 기록 중이라고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