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전·하닉 못 산 투자자들까지 '날벼락'…웃지도 울지도 못한 증시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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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랠리 땐 소외… 폭락장에선 함께 추락”
”삼성전자·하이닉스 못 샀는데 계좌는 더 처참“
”오를 땐 구경 내릴 땐 동반급락“ 개미 망연자실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국내 증시가 13일 급락하며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되자 개인투자자들이 일제히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보유하지 않았던 투자자들마저 이번 폭락의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으면서 허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위키트리 부산경남취재본부장 최학봉 선임기자. / 사진=위키트리 DB
위키트리 부산경남취재본부장 최학봉 선임기자. / 사진=위키트리 DB

그동안 국내 증시는 인공지능(AI) 열풍과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주도했다. 두 종목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동안 다른 업종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은 "반도체를 샀어야 했다"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야 했다.

반도체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투자자들은 자신이 보유한 종목이 오르지 않는 모습을 지켜보며 사실상 '손가락만 빨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계좌 수익률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거나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시장의 관심과 자금은 모두 반도체 대형주로 쏠렸다.

그러나 반도체 대장주가 급락하자 상황은 더 악화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대규모 평가손실을 입었고, 반도체를 보유하지 않았던 투자자들 역시 시장 전체가 무너지면서 자신이 보유한 종목까지 동반 급락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결국 반도체 랠리에서는 소외됐고, 폭락장에서는 함께 피해를 입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실제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는 "오를 때는 소외되고 내릴 때는 같이 맞는다", "반도체도 없는데 계좌는 왜 이렇게 빠지느냐", "좋을 때도 못 벌고 나쁠 때는 같이 잃는다"는 자조 섞인 글이 이어졌다.

이번 급락은 특정 종목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대부분 종목으로 매도세가 확산된 영향이 크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한꺼번에 줄이면서 업종과 종목을 가리지 않는 투매가 이어졌고, 결국 코스피는 장중 8% 이상 급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피가 장중 8% 가까이 폭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번까지 국내 증시의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역대 13번째이며, 이 가운데 7차례가 올해에 집중됐다. 전체 사례의 절반 이상이 올해 발생한 셈이다. 연말까지 아직 5개월가량 남아 있어 기록은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시장에서는 한국 증시가 그만큼 극심한 변동성 국면에 빠져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특정 대형주에 지나치게 집중될 경우 상승기에는 소외감이 커지고 하락기에는 시장 전체가 함께 흔들리는 구조적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폭락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보유한 투자자뿐 아니라, 그동안 반도체 랠리를 지켜보기만 했던 투자자들에게도 똑같은 상처를 남겼다. 반도체 상승장에서는 기회를 놓쳤고, 폭락장에서는 피할 곳조차 없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