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나스닥 상장이 한국경제 전체에 미치는 '뜻밖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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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약세 진정 효과... 환율 안정 기대

미국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SK하이닉스가 265억달러를 조달했다. 이 자금은 대부분 국내 투자에 쓰인다. 그만큼 상당액이 원화로 환전된다. 글로벌 달러 강세와 내국인의 해외 투자 확대로 눌려온 한국 외환시장에 단비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지시각으로 10일 오전 9시 30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오프닝 벨’ 행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타종을 하며 나스닥 ADR 거래 개시를 알리고 있다. / SK하이닉스 제공
현지시각으로 10일 오전 9시 30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오프닝 벨’ 행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타종을 하며 나스닥 ADR 거래 개시를 알리고 있다. / SK하이닉스 제공

1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으로 약 265억달러를 조달했다. 한화로 약 40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공모 절차가 마무리되는 오는 14일 달러 공모대금이 SK하이닉스로 납입된다.

SK하이닉스는 이 돈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P&T7 첨단 패키징 공장,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 등에 쓸 계획이다. 대부분 국내 투자다. 대규모 달러가 원화로 바뀐다는 뜻이다. 외환시장에는 달러가 그만큼 대거 풀리는 효과가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ADR 자금은 증권신고서에 공시한 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며 원화로 일부 환전해 집행할 계획"이라며 "환전 규모와 시기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달러 유입이 원화 약세(환율 상승)를 진정시킬 것으로 본다. 그동안 원화 약세는 상당 기간 이어졌다. 실제 외환시장에서는 ADR 발행이 확정되기 전부터 선물환 매도 물량이 나왔다. 이에 장중 1560원 안팎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내려오기도 했다.

유입 규모를 두고는 '통화스와프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 당시 금융시장은 유례없는 급등락을 반복했다. 이때 시장을 안정시킨 해결사가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600억달러 통화스와프였다. 이는 일종의 한도 개념이다. 실제 이를 통해 국내에 공급된 달러는 총 198억7200만달러였다. 이번에는 이보다 많은 265억달러가 들어온다.

이번 조달 규모는 지난 6월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약 362억달러)의 약 73% 수준이다. 상당수 기업은 수출로 번 달러를 또 다른 해외투자를 위해 그대로 달러로 쥐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상장 자금은 국내 투자용이다. 실제 환전이 일어나는 돈이라는 점에서 파급력이 다르다.

이번 자금은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원·달러 현물환 하루 평균 거래 규모(332억8000만달러)와 견줄 만하다. 외환당국이 올해 1분기 '환율 방어'를 위해 순매도한 달러(약 136억달러)와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깝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계획된 국내 투자 규모만으로도 이번 조달 금액을 웃돈다. 증권가는 회사가 올해 약 30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본다. 향후 영업활동으로 확보하는 현금까지 더하면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 여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실제 환전은 공모대금 납입 이후 시작된다. 7월 하반월부터 8∼9월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시장은 본다. 시장 충격을 줄이려 투자 일정에 맞춰 달러를 나눠 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네덜란드 ASML 장비 구매 등 외화 결제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 조달 자금이 전부 원화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하루 약 10억달러씩 나눠 환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경우 달러 공급 효과는 8∼9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 최근 환율 하락에는 이런 기대가 미리 반영된 측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