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 한국전에서 뛰었던 남아공 선수 극단선택... 향년 2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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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부음 속에서도 뛰었는데... 한국전이 그의 마지막 경기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을 상대로 그라운드를 누볐던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표팀 미드필더 제이든 애덤스가 대회를 마치고 약 2주 만에 향년 25세로 세상을 떠났다. 남아공 대표팀과 프로축구 마멜로디 선다운스에서 활약한 애덤스는 11일(현지시각) 숨진 채 발견됐다.

제이든 애덤스/ 애덤스 인스타그램
제이든 애덤스/ 애덤스 인스타그램

남아공 경찰은 이날 오전 케이프타운 스콧셰클루프 밀리터리 로드의 한 건물에서 애덤스의 시신을 발견하고 변사 사건으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웨스턴케이프주 경찰 대변인은 오전 11시 6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시신을 확인했으며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이튼 맥켄지 남아공 스포츠예술문화부 장관은 성명을 내고 "마멜로디 선다운스와 대표팀 미드필더 제이든 애덤스가 25세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깊은 충격과 슬픔에 잠겼다"고 밝혔다. 맥켄지 장관은 "애덤스의 사망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가족과 소속팀이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도록, 언론과 대중은 신중함과 배려를 지켜주고 추측을 자제해 달라. 공식적인 정보는 관련 기관이 추후 발표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맥켄지 장관은 애덤스의 어린 딸과 가족, 동료 선수들, 남아공 축구계 전체에 위로의 뜻을 전했다.

타임스라이브 등 일부 남아공 매체는 애덤스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경찰은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변사 사건으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사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애덤스의 대리인과 후견인도 사망 사실만 확인했을 뿐 구체적인 정황은 밝히지 않았다.
제이든 애덤스/ 애덤스 인스타그램
제이든 애덤스/ 애덤스 인스타그램

애덤스는 이번 월드컵에서 남아공의 사상 첫 토너먼트 진출에 힘을 보탰다. 남아공은 조별리그를 통과해 처음으로 32강 무대를 밟았고, 애덤스는 세 경기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멕시코와 1차전(0-2 패)과 체코와 2차전(1-1 무)에 선발로 뛰었고, 한국과 3차전에서는 후반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남아공은 이 경기에서 1-0으로 이겨 극적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애덤스는 캐나다와의 32강전에서 교체 명단에 포함됐지만 출전하지 못했고, 남아공은 이 경기에서 0-1로 져 대회를 마쳤다. 결국 지난달 24일 한국전이 그의 마지막 경기로 남았다.

체코와의 2차전은 그에게 각별한 경기였다. 경기 전날 할머니 마리안나가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들었지만, 애덤스는 흔들림 없이 선발로 그라운드에 섰다. 당시 맥켄지 장관은 할머니의 별세 소식을 듣고 애덤스에게 직접 위로를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든 애덤스/ 애덤스 인스타그램
제이든 애덤스/ 애덤스 인스타그램

케이프타운에서 나고 자란 애덤스는 스텔렌보스 유소년팀에서 성장했다. 그는 스텔렌보스 아카데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프로 계약을 맺은 선수로, 2020년 8월 칩파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 교체로 나서며 열아홉 살에 1군 데뷔를 신고했다. 이후 여섯 시즌 동안 스텔렌보스에서 139경기를 소화했고, 2023년 칼링 녹아웃 우승을 이끌며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미드필더가 주 포지션이었지만 측면 공격수로도 뛰었다.

애덤스는 지난해 1월 마멜로디 선다운스로 이적해 첫 시즌 만에 남아공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랐다. 지난 5월에는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우승 메달을 2023년 피습으로 세상을 떠난 옛 동료 오슈윈 안드리스에게 바쳤다. 안드리스는 스텔렌보스 시절 함께 뛴 동료였다. 대표팀에서는 13경기에 나서 2골을 기록했다.

남아공축구선수노조(SAFPU)는 "애덤스는 얼마 전 월드컵에서 남아공을 대표해 국민의 희망을 짊어지고 자부심과 용기, 품격을 가지고 뛰었다"며 "그의 죽음은 가족과 동료, 소속팀, 축구계, 나아가 국가 전체에 헤아릴 수 없는 손실"이라고 애도했다. 이어 "죽음이 우리 동료 한 명을 잔인하게 앗아갔다. 그러나 제이든이 남긴 유산과 그의 겸손함, 비범한 재능, 조국을 대표할 때의 자부심은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제이든 애덤스/ 애덤스 인스타그램
제이든 애덤스/ 애덤스 인스타그램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도 "남아공의 역사적인 월드컵 여정을 함께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FIFA와 전 세계 축구계가 그의 가족과 친구, 동료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소속팀 마멜로디 선다운스는 "회장과 모체페 가문, 구단 관계자, 선수단, 그리고 온 옐로네이션이 제이든을 잃은 슬픔 속에 가족과 친구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가족이 이 힘든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사생활을 존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친정팀 스텔렌보스도 "제이든은 열아홉 살에 프로에 데뷔해 139경기를 뛴 뛰어난 선수였다"며 "케이프 와인랜드의 자랑스러운 얼굴이었던 그는 스텔렌보스와 남아공 축구에 지워지지 않는 유산을 남겼다. 결코 잊지 않겠다"고 추모했다.

이날 8강전에 나선 노르웨이와 잉글랜드 선수들은 경기에 앞서 애덤스를 기리며 묵념했다. 애덤스는 반려자와 어린 딸을 남기고 떠났다. 유가족을 대변한 브렌딘 존슨은 "지금은 모든 것이 너무 생생하다"며 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남아공은 이번 월드컵에서 멕시코, 한국, 체코와 A조에 묶여 1승 1무 1패(승점 4)로 조 2위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32강에 진출한 남아공은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0-1로 무릎을 꿇고 여정을 마쳤다. 애덤스는 캐나다전에 출전하지 않았다. 조별리그 최종전이었던 한국전이 그가 그라운드를 밟은 마지막 경기로 남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제이든 애덤스/ 애덤스 인스타그램
제이든 애덤스/ 애덤스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