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식당에서 보던 동파육?…밥솥에 통삼겹 넣었더니 생긴 일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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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밥솥으로 만드는 통삼겹 간장찜과 수육
통삼겹살은 사 올 때만 해도 든든한데, 막상 꺼내 들면 손이 쉽게 가지 않는다. 굽자니 기름이 사방으로 튀고, 삶자니 큰 냄비를 꺼내 오랫동안 불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통삼겹살은 생각보다 번거롭게 다룰 필요가 없다. 불 앞에 오래 서 있지 않아도 속까지 촉촉하게 익고, 양념에 따라 담백한 한 끼부터 제법 근사한 일품요리까지 만들 수 있다. 필요한 것은 특별한 조리 도구가 아니라 주방 한쪽에 늘 놓여 있는 전기밥솥이다.

짭조름한 소스가 스며든 동파육 스타일
가장 먼저 시도하기 좋은 메뉴는 통삼겹 간장찜이다. 동파육을 떠올리게 하는 간장 양념에 통삼겹살을 익히는 가정식 응용 요리다. 밥솥 안에서 고기와 소스가 함께 가열돼 겉에만 양념이 몰리는 것을 줄일 수 있다.
2~3인분에는 통삼겹살 500~600g이 알맞다. 양념장은 진간장 6큰술, 굴소스 2큰술, 올리고당이나 물엿 3큰술, 맛술 4큰술, 물 200ml를 섞어 만든다. 여기에 대파 1대, 양파 1/2개, 통마늘 5~6알을 준비한다. 생강은 얇게 썬 한두 조각만 넣어도 되며, 향을 좋아하지 않으면 빼도 된다.
통삼겹살은 키친타월로 표면의 핏물을 닦고 밥솥에 들어갈 정도로 2~3등분한다. 너무 잘게 자르면 조리 중 지방이 빠르게 빠지고 모양이 흐트러질 수 있다. 양파는 굵게 채 썰고 대파는 손가락 길이 정도로 큼직하게 자른다.
내솥 바닥에는 양파와 대파를 먼저 넓게 깐다. 고기가 바닥에 바로 닿는 면적을 줄이고 채소의 향을 더하기 위한 순서다. 그 위에 통삼겹살을 올리고 마늘과 생강을 넣은 뒤 미리 섞어 둔 양념장을 붓는다. 고기 전체가 소스에 잠길 필요는 없다. 조리 과정에서 고기와 채소에서도 수분이 나오기 때문이다.

간장 양념은 고기를 넣기 전에 한 번 저어 올리고당이 바닥에 뭉치지 않게 한다. 시판 간장과 굴소스는 제품에 따라 짠맛이 다르므로 평소 싱겁게 먹는다면 간장을 5큰술, 굴소스를 1큰술로 줄여 시작할 수 있다. 조리가 끝난 뒤 부족한 간은 남은 소스를 졸여 보완하는 편이 처음부터 양념을 진하게 잡는 것보다 조절하기 쉽다.
만능찜이나 멀티쿡 기능을 지원하는 밥솥이라면 40~50분을 기준으로 익힌다. 다만 제품에 따라 지원하는 조리 기능과 명칭, 작동 방식이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 설명서에서 육류 찜이 가능한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조리가 끝난 뒤에는 가장 두꺼운 부분의 익은 상태를 확인한다. 부족하다면 같은 기능으로 시간을 짧게 추가한다. 고기 덩어리는 서로 포개지지 않도록 놓아야 맞닿은 부분까지 고르게 열이 전달된다.
완성된 고기는 바로 썰지 말고 5분 정도 둔다. 한 김 식으면 뜨거울 때보다 모양이 덜 무너진다. 내솥에 남은 소스는 위에 모두 붓지 말고 표면의 기름을 걷은 뒤 필요한 만큼만 끼얹는다. 소스가 묽다면 팬에 옮겨 짧게 졸일 수 있다. 데친 청경채나 양배추를 곁들이면 진한 간장 맛을 한결 가볍게 즐길 수 있다.

잡내는 줄이고 감칠맛은 살린 된장 수육
간장찜보다 담백한 맛을 원한다면 된장 수육이 잘 맞는다. 통삼겹살 500~600g에 된장 2큰술, 맛술 3큰술, 물 100ml를 준비한다. 양파 1개와 대파 1대, 통마늘 6~8알, 후추 약간도 곁들인다. 월계수 잎이나 생강은 선택 재료다.
고기 표면의 물기를 닦은 뒤 된장을 얇게 펴 바른다. 된장을 두껍게 올리면 짠맛이 강해지고 표면에 양념이 뭉칠 수 있다. 양파와 대파를 내솥 바닥에 깔고 고기를 올린 다음 마늘과 맛술, 물을 넣는다. 물은 고기를 삶을 만큼 붓는 것이 아니라 밥솥 바닥이 마르는 것을 막을 정도로만 더한다.

만능찜 기능으로 50분 안팎 조리한 뒤 익힘 상태를 확인한다. 고기 두께가 두껍거나 밥솥의 가열 세기가 낮다면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 익힌 고기는 잠시 식힌 뒤 결의 반대 방향으로 썬다. 된장 양념이 진하게 남은 부분에는 내솥의 육즙을 가볍게 끼얹는다. 새우젓이나 쌈장처럼 짠 양념을 곁들일 때는 고기에 바르는 된장 양을 더 늘리지 않는 편이 낫다.
조리 뒤 남은 국물은 소스처럼 많이 붓기보다 고기 표면을 촉촉하게 적시는 정도로 사용한다. 된장과 돼지고기 기름이 섞인 국물은 식으면서 농도가 짙어진다. 썰어 놓은 고기에 국물을 많이 부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짠맛이 강해질 수 있다.

양파의 수분으로 익히는 담백한 통삼겹 수육
양념 맛을 줄이고 고기 자체의 맛을 살리고 싶다면 양파를 넉넉히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통삼겹살 500~600g, 양파 1개 반, 대파 1대, 통마늘 8알, 맛술 3큰술, 물 50~100ml를 준비한다. 고기에는 소금과 후추를 소량만 뿌린다.


굵게 썬 양파와 대파를 바닥에 깔고 통삼겹살과 마늘을 올린다. 맛술과 물은 내솥 가장자리를 따라 붓는다. 물을 전혀 넣지 않는 조리법도 있지만, 채소의 수분량과 밥솥의 가열 방식에 따라 바닥이 마를 수 있다. 처음 만들 때는 소량의 물을 보충해 바닥이 마르는 것을 줄인다.
간장이나 된장 맛이 강하지 않아 부추무침, 무말랭이, 새우젓 등 곁들이는 반찬에 따라 맛을 바꾸기 쉽다. 남은 고기는 잘게 잘라 볶음밥이나 비빔국수 고명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조리한 고기를 보온 상태로 오래 두면 살코기가 마를 수 있으므로 먹을 만큼만 썰어 바로 내는 편이 좋다.
고기 크기와 밥솥 용량부터 확인해야
밥솥 통삼겹 요리에서 가장 먼저 볼 것은 시간보다 고기의 크기다. 같은 500g이라도 길고 두꺼운 한 덩어리와 세 덩어리로 나눈 고기는 익는 속도가 다르다. 지나치게 큰 덩어리는 가운데까지 열이 전달되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내솥에 여유 있게 들어가도록 나눈다. 반대로 얇게 썰어 넣으면 완성 전에 살이 부서질 수 있다.

재료와 양념은 내솥의 최대 조리선을 넘기지 않는다. 특히 당분이 든 간장 양념은 끓는 과정에서 거품이 생길 수 있어 밥솥을 가득 채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증기 배출구와 분리형 커버는 조리가 끝난 뒤 제품 설명서에 따라 세척한다. 기름과 양념이 굳기 전에 내솥을 미지근한 물로 불리면 씻기 수월하다.
익힘 여부는 겉빛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육류를 중심 온도 75°C에서 1분 이상 가열하도록 안내한다. 조리용 온도계를 사용하면 가장 두꺼운 부분의 온도를 확인하기 쉽다. 온도계가 없다면 고기의 중심부를 잘라 확인하고, 익힘 상태가 의심되면 시간을 추가한다.
남은 고기는 상온에 오래 두지 말고 한 김 식으면 먹을 만큼 나눠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다시 먹을 때는 고기와 소스를 함께 데워 속까지 충분히 뜨거워졌는지 확인한다. 생고기를 손질한 칼과 도마는 익힌 고기를 써는 데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세척한 뒤 구분해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