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옛 "홍명보에게 밀려 한국대표팀 감독 탈락했을 때 내 심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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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감독 지원하면서 지난해 8월 인터뷰 새삼 화제
“선임 확신했는데 이틀 뒤 홍명보 됐다는 걸 알았다”
“한국팀을 정말 맡고 싶었다.... 한국에 살 생각이었다”
거스 포옛 전 전북 현대 감독이 공석이 된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도전 의사를 밝힌 가운데, 그가 지난해 한 한국 유튜브 채널과 진행한 인터뷰가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홍명보 전 감독에게 밀려 대표팀 지휘봉을 잡지 못했던 당시의 심경을 상세히 털어놓은 내용이다.

포옛 전 감독은 지난해 8월 '이스타TV'와의 인터뷰에서 대표팀 감독 선임에서 탈락했다는 소식을 접한 순간을 회고했다. 그는 "일요일이었던 것 같다. 집에 있는데 그들이 한국인 감독을 선택할 것이라는 문자를 받았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누구에게 전화해야 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 뒤에 에이전트에게 전화해 '우리가 놓친 것 같다, 다른 사람이 맡게 될 것 같다'고 했더니 '아직 확정된 건 없다'고 하더라"며 "나는 '그래도 공개되면 정말 이상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날 저녁 이메일을 받았다. '그동안 함께해 줘서 정말 고맙다. 과정은 다 좋았다'는 정중한 탈락 통보였다"고 밝혔다.
포옛 전 감독은 탈락 통보를 받기 전까지 자신이 선임될 것이라 확신하고 흥분다고 했다. 그는 "유럽에서 대면 면접을 마친 뒤 정말로 내가 됐다는 느낌이 있었다"며 "면접 전에는 스태프에게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기회가 있지만 말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했다. 그런데 면접 후에는 그들에게 전화해 '큰 기회가 온 것 같다. 우리가 한국에 갈 것 같다'고 했고, 스태프도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틀인가 사흘 뒤에 다른 사람이 됐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내가 뭘 잘못 말했나. 왜 안 됐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조금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정말 맡고 싶었다. 굉장히 기대했던 기회였다"며 "그렇게 가까웠는데 왜 이뤄지지 않았는지…. 하지만 축구가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포옛 감독은 자신을 제치고 국내파인 홍 전 감독이 선임된 데 대해선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나는 모든 결정을 받아들이고 존중한다. 그 결정은 그들 나름의 판단으로 내려진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감독을 항상 존중한다"며 "한국에 큰 압박이 있다는 걸 안다. 이전 감독을 둘러싼 상황 뒤라 여론이 국내파와 외국인파로 나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감독을 택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전적으로 존중할 만한 결정"이라고 했다.

포옛 전 감독은 당시 대표팀 선임 절차가 예상보다 길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떠난 뒤 처음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때는 접근 방식이 달랐다"며 "대한축구협회 사람들이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시작했다가 또 시작하기를 두 번 정도 반복했다. 2월이었다가 4월인가 5월이었다. 오래 기다렸다"고 했다.
포옛 전 감독은 한국행에 대한 각오가 확고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먼저 100% 한국에 살 생각이었다"며 "그리스에서 2년 반을 살았다. 계약이 3월 31일 끝났고, 집 임대가 5월 25일 끝나 5월에 짐을 정리해 영국 런던으로 다 가져왔다". 나는 아내와 함께 100% 한국에 살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포옛 전 감독은 대표팀 감독의 근무 방식에 대해서도 구상을 밝혔다. 그는 "국가대표팀은 클럽과 달리 매일 나가지 않아도 되고 집에 있을 수 있는데 나는 그런 걸 좋아하지 않는다"며 "적어도 일주일에 2, 3일은 사무실에 있고 싶었다. 이재성에게 감독 사무실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주말에 전 세계 선수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분석하고, 수요일·목요일이나 주말에 한국에서 열리는 경기를 직접 보러 가고 싶었다"고 했다.
포옛 전 감독은 대표팀 연봉이 예상보다 낮았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이 제시한 금액을 들었을 때 놀랐다. 한국이 더 높을 것이라 생각했다"면서도 "감독으로서 또 선수로서 재정적으로 결정을 내리지 않는 순간이 있다. 발전을 보고 결정한다. 내게는 더 높은 곳으로 가는 좋은 발걸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선택받지 못한 건 재정적인 것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포옛 전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전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기술적으로 팀의 질은 뛰어나다. 첫 경기를 분석하자마자 '기술적으로 문제없다. 뛰어나다'고 봤다"며 "75%는 이미 돼 있었다. 조정이 필요한 건 25% 정도였다. 확실히 톱팀"이라고 말했다.
포옛 전 감독은 손흥민을 축으로 한 팀 운영의 장단점을 짚었다. 그는 "손흥민은 대부분 왼쪽에서 뛰고 팀 전체가 무의식적으로 손흥민과 함께 플레이하려 한다. 이강인마저 오른쪽에서 왼쪽까지 넘어온다"며 "그러면 그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생기고, 상대가 분석하면 그 공간을 막을 수 있다. 반대쪽에는 공간이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을 최고 수준으로 활용하되 항상은 아니다. 그런 뜻"이라고 설명했다.
포옛 전 감독은 대표팀의 취약점으로 공수 전환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모두가 높은 위치에서 플레이해 아주 좋지만 그만큼 위험한 순간, 즉 전환 상황이 많다"며 "공격하다가 수비로 전환할 때 수비수들이 뒤로 달려가는 걸 보면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안컵 요르단전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 너무 노출되면 경기에서 진다. 균형이 필요하다"고 했다.
포옛 전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세대교체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아시안컵 당시 대표팀 평균 연령이 거의 29세로 매우 높았다"며 "23세부터 27, 28세 사이 선수들이 중요하다. 아직 젊어 배울 자세가 돼 있으면서도 나이 든 선수들의 나쁜 습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23세 이하 대표팀과 강한 관계를 맺고 그 선수들을 1군으로 데려오는 걸 정말 기대했다"고 밝혔다.
포옛 전 감독은 특히 확실한 '9번'(최전방 공격수)의 부재를 문제로 꼽았다. 그는 "잉글랜드의 9번은 해리 케인, 스페인의 9번은 모라타다. 모두가 각 팀의 9번을 안다. 그런데 한국의 9번은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며 "아시안컵에서 한 명, 예선에서 또 다른 한 명을 쓰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골키퍼와 아주 좋은 9번이 있으면 50%는 된 것"이라며 "한 선수에게 9번 유니폼을 주고 '이건 네 것이다. 네가 골을 넣을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포옛 전 감독은 부임했다면 기성용의 도움을 받으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게 나의 '한국 시스템'이었다"며 "기성용에게 연락해 '은퇴하라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선수 생활을 하더라도 소속 구단과 합의해 몇 주 정도 나와 함께하며 문화와 그들이 자라온 방식을 배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현지화돼 있지 않아서 '내가 다 안다'고 할 수 없다.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포옛 전 감독은 선덜랜드 감독 시절 기성용을, 토트넘 수석코치 시절 이영표를 지도한 인연을 언급하며 한국 선수들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그는 "기성용, 김민재, 손흥민 등 내가 만난 한국 사람들은 매우 예의 바르다"며 "내가 어디로 가는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포옛 전 감독은 인터뷰 말미에 한국 대표팀을 응원했다. 그는 "가장 먼저 한국 대표팀이 잘되기를 바란다. 내가 그곳에 없다고 해서 잘 안 되기를 바라는 게 아니다"라며 "그들이 (월드컵에) 진출하고 잘하기를 바란다. 나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래도 내 커리어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포옛 전 감독은 2024년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이후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다. 대한축구협회가 인터뷰를 진행한 외국인 후보 가운데 한 명이었다. 이임생 당시 기술총괄이사가 유럽으로 건너가 포옛 전 감독과 다비트 바그너 감독 등을 직접 만났지만 최종 선택은 홍명보 전 감독이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서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이 자체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당시 면접과 선임 과정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포옛 전 감독은 2024년 12월 전북 현대 지휘봉을 잡아 2025시즌 K리그1과 코리아컵을 동시에 제패하며 더블을 달성했다. 그는 지난 8일 MBC 취재진에게 "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이 있으며 지원이든, 면접이든, 프레젠테이션 발표든 대한축구협회가 정해주는 절차를 따라 지원하겠다"고 도전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