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조지아 숨은 도시 여행, 광산 마을부터 차밭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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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빌리시·오니·치아투라·구리아

독립기념일 축제로 들썩이는 수도와 200년 된 산골집, 소련 시대의 흔적이 남은 광산 도시와 다시 살아난 푸른 차밭까지. EBS1 ‘세계테마기행’이 여행 크리에이터 송인석과 함께 조지아 곳곳에 숨은 도시와 마을의 시간을 찾아간다.

'세계테마기행'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EBS 제공
'세계테마기행'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EBS 제공

7월 15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서른 살, 청춘 여행기 조지아’ 3부 ‘숨은 도시 찾기’에서는 여행 크리에이터 송인석이 수도 트빌리시를 시작으로 라차 지역의 오니, 광산 도시 치아투라, 차 문화를 간직한 구리아를 차례로 찾는다. 화려한 수도의 축제부터 고산 마을의 일상과 산업도시의 흔적, 농부들이 되살린 차밭까지 조지아의 서로 다른 얼굴이 펼쳐진다.

독립기념일 축제와 200년 된 산골집

첫 번째 여정은 조지아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인 트빌리시다. 오래된 성당과 유럽풍 건축물, 현대적인 상점이 뒤섞인 트빌리시는 조지아의 정치와 경제, 문화가 모이는 중심지다.

송인석이 도착한 날은 조지아 독립기념일이다. 조지아는 매년 5월 26일 독립기념일을 맞아 수도 곳곳에서 대규모 행사를 연다. 중심부 자유광장과 주요 거리에는 국기가 걸리고 시민과 여행객이 한데 모여 축제를 즐긴다.

한국의 광복절이 기념식과 추모 행사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과 달리 트빌리시의 독립기념일은 거리 축제에 가까운 분위기다. 전통 공연과 음악 무대가 이어지고, 현지 와인과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거리로 나와 공연을 즐기고 사진을 찍는다. 군사 퍼레이드와 국가 행사가 열리는 한편, 시민들이 자유롭게 어울리는 장면도 이어진다. 독립의 의미를 되새기는 날이면서 조지아의 문화와 일상을 함께 나누는 축제다.

송인석은 자유광장 주변을 걸으며 조지아 사람들이 독립기념일을 보내는 방식을 가까이에서 살핀다. 음악과 춤, 음식으로 가득한 거리에서는 무거운 역사와 밝은 축제 분위기가 동시에 느껴진다.

도시의 열기를 뒤로하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대캅카스산맥의 청정 고산 지역 라차다. 라차는 높은 산과 깊은 계곡, 울창한 숲이 펼쳐진 지역으로 조지아 안에서도 한적한 자연을 간직한 곳으로 꼽힌다.

목적지는 라차의 작은 마을 오니다. 마을로 향하는 길에는 소련 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다. 산기슭에 자리한 스탈린 별장을 지나며 조지아가 소련에 속했던 시절의 역사를 되짚어본다.

조지아 출신인 이오시프 스탈린은 소련을 장기간 통치한 인물이다. 조지아 곳곳에는 그의 생가와 별장 등 관련 유적이 남아 있다. 일부 주민에게는 복잡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장소이기도 하다.

오니에서는 무려 200년의 세월을 품은 건물에서 운영되는 게스트하우스를 찾는다. 두꺼운 나무 기둥과 오래된 벽, 세월의 흔적이 묻은 생활 도구가 산골집의 역사를 보여준다.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조지아 산악 지역의 전통 털모자인 파파하를 써본다. 파파하는 양털 등으로 만든 모자로 추위가 심한 캅카스산맥 지역에서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됐다. 단단하고 풍성한 형태는 산악 민족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조지아 전통 햄인 로리도 맛본다. 로리는 돼지고기를 소금에 절이고 훈연하거나 건조해 만든 저장 음식이다. 냉장 시설이 없던 시절 고기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 발달했으며, 짭조름하고 깊은 풍미가 특징이다.

오랜 집을 지켜온 가족과 식사를 나누며 오니 마을의 일상 속으로 들어간다. 빠르게 변하는 도시와 달리 이곳에서는 가족이 함께 집을 돌보고 음식을 만들며 전통을 이어간다.

아침이 밝으면 산과 숲으로 둘러싸인 마을의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여행자는 유명 관광지가 아닌 주민의 집에서 머물며 라차 지역의 생활과 정서를 천천히 경험한다.

소련 케이블카 지나 다시 살아난 차밭으로

다음 목적지는 조지아 서부의 광산 도시 치아투라다. 치아투라는 과거 세계적인 망간 생산지로 성장한 곳이다. 가파른 협곡과 산비탈 곳곳에 광산과 공장, 노동자 주거지가 형성되면서 독특한 도시 풍경을 만들었다.

이 도시를 대표하는 이동 수단은 케이블카다. 치아투라는 산비탈에 자리한 광산과 주거 지역을 연결하기 위해 소련 시대부터 여러 노선의 케이블카를 운행했다.

1950년대에 설치된 케이블카는 광부와 주민들의 출퇴근 수단으로 사용됐다. 자동차로 이동하기 어려운 가파른 지형에서 케이블카는 도시의 위아래를 빠르게 잇는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다.

케이블카에 오르면 깊은 협곡을 따라 자리한 건물과 광산 시설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래된 산업 시설과 새로 정비된 도심이 뒤섞인 풍경은 치아투라가 지나온 시간을 보여준다.

한때 세계 최대 규모의 망간 채굴지로 이름을 알렸지만 산업 구조가 바뀌면서 도시의 모습도 달라졌다. 녹슨 공장과 폐쇄된 시설은 과거의 번영을 떠올리게 하고, 여전히 일상을 이어가는 주민들은 현재의 치아투라를 만들어간다.

치아투라 인근에서는 카츠키 기둥을 찾는다. 산속 평지 위에 홀로 솟아 있는 높이 약 40m의 석회암 기둥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거대한 바위가 땅 위에 수직으로 세워진 듯한 모습이다.

기둥 정상에는 작은 수도원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천 년이 넘는 역사를 품은 것으로 전해지지만 정확히 누가 어떤 방식으로 건물을 세웠는지는 분명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가파른 바위 위에 세워진 수도원은 세속과 떨어져 기도와 수행에 집중하려 했던 수도자들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일반 여행자가 정상에 오르기는 어렵지만 아래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송인석은 카츠키 기둥 아래에서 남은 여정의 안전을 기원한다. 자연이 만든 바위와 인간이 세운 수도원이 결합한 풍경은 조지아의 깊은 종교 문화를 보여준다.

여정은 조지아에서 가장 작은 지역 가운데 하나인 구리아로 이어진다. 구리아는 흑해와 가까운 온화하고 습한 기후 덕분에 차 재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곳이다.

차를 떠올리면 중국과 인도, 스리랑카 등이 먼저 생각나지만 조지아 역시 오랜 차 재배 역사를 지니고 있다. 소련 시절에는 대규모 차밭이 조성되면서 주요 생산지로 성장했다.

당시 조지아산 차는 소련 전역으로 공급될 정도로 생산량이 많았다. 그러나 소련 해체 이후 농장과 공장이 문을 닫고 생산 기반이 무너지면서 차 산업도 빠르게 쇠퇴했다.

한동안 버려졌던 차밭은 최근 지역 농민들의 노력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 주민들은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걷어내고 오래된 차나무를 손질하며 조지아 차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송인석은 현지 농민과 함께 차밭에 들어가 찻잎을 수확한다. 차는 어린 새순과 잎을 골라 따는 과정이 중요하다. 어떤 잎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완성된 차의 맛과 향이 달라진다.

푸른 차밭에서 직접 잎을 따며 농민들이 들이는 시간과 정성을 체감한다. 넓은 밭을 손으로 관리하고 적절한 시기에 잎을 수확하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노동을 필요로 한다.

수확한 찻잎은 인근 가공 공장으로 옮겨진다. 찻잎은 시들리기와 비비기, 발효, 건조 등의 과정을 거쳐 마실 수 있는 차로 완성된다. 같은 잎이라도 가공 방식에 따라 녹차와 홍차 등 서로 다른 맛을 낼 수 있다.

공장 사장은 찻잎을 덖는 기계를 직접 만들어 사용할 정도로 차에 남다른 애정을 쏟는다. 필요한 장비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생산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차 문화를 이어왔다.

송인석은 약 70년의 세월이 담긴 사장의 집을 찾는다. 오래된 가구와 생활용품이 남아 있는 집에서 직접 우린 차를 맛보며 한 가족과 지역의 기억을 들여다본다.

맛있게 차를 우리는 방법도 배운다. 물의 온도와 찻잎의 양, 우리는 시간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진다. 너무 뜨거운 물을 사용하거나 오래 우리면 떫은맛이 강해질 수 있다.

정성껏 우려낸 차에서는 은은한 향과 부드러운 맛이 퍼진다. 한 잔의 차에는 오랫동안 차밭을 지켜온 농민들의 노력과 몰락한 산업을 되살리려는 지역 주민들의 의지가 담겨 있다.

‘세계테마기행-서른 살, 청춘 여행기 조지아’ 3부 ‘숨은 도시 찾기’는 독립기념일을 맞은 트빌리시와 고산 마을 오니, 광산 도시 치아투라, 차밭이 펼쳐진 구리아를 따라가는 여정이다.

200년 된 산골집과 전통 음식, 소련 시대 케이블카와 망간 광산, 카츠키 기둥의 수도원, 다시 살아난 조지아 차밭까지 익숙한 관광지 밖에 숨은 조지아의 역사와 삶이 풍성하게 이어진다.

EBS1 ‘세계테마기행-서른 살, 청춘 여행기 조지아’ 3부 ‘숨은 도시 찾기’는 7월 15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

※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