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덮친 집중호우에 피해 속출…70대 남성 1명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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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본 “시설 피해 453건·758명 일시 대피”
경북 영주서 급류 휩쓸린 70대 남성 수색 중
장맛비가 중부권을 강타하며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집중호우로 인한 시설 피해는 453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세종과 경기, 충북, 충남, 경북 등 7개 시·도 25개 시·군에서 508세대 758명이 일시 대피했다. 이 가운데 456세대 693명은 귀가했지만 52세대 65명은 아직 임시 주거시설 등에 머물고 있다.
충청권과 경북 북부를 중심으로 200㎜가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도로 침수와 하천 범람, 주택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경북 영주에서는 7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돼 당국이 사고 지점과 하류 구간을 중심으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충청권 200㎜ 넘는 폭우

이번 비는 충청권과 경북 북부에 집중됐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충남 천안에는 267.1㎜의 비가 내렸다. 계룡 259.0㎜, 세종 고운 244.5㎜, 대전 장동 240.0㎜, 충북 보은 234㎜ 안팎 등 충청권 주요 지점에서도 많은 강수량이 기록됐다.
짧은 시간 강한 비가 쏟아진 지역에서는 하천 수위가 빠르게 오르고 배수시설이 빗물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피해가 커졌다. 충북 청주시 강내면 일대에서는 수석천이 범람해 마을 진입로와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보은에서는 아파트 지하에 물이 들어차 승강기 운행이 중단됐다.
충북에서는 산사태 위험 지역 주민 190명이 대피했고 일부 학교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청주 지역 학교 3곳에서는 운동장과 교실에 물이 들어차 긴급 휴업 조치가 내려졌다. 경북 문경에서는 홍수경보가 발령되면서 주민 29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몸을 피했다.
농작물 피해도 적지 않다. 중대본 집계상 침수 등 농작물 피해 면적은 436.2㏊다. 충남이 410.1㏊로 가장 많았고 충북 18.2㏊, 경기 3㏊, 전남 1.7㏊, 경북 1.6㏊, 세종 1.6㏊ 순으로 파악됐다. 충남과 충북의 논밭과 비닐하우스, 시설작물 재배지 일부가 물에 잠긴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도 침수·붕괴 피해

수도권에서도 침수와 붕괴 피해가 이어졌다. 경기 평택시 팽성읍에서는 집중호우 여파로 빌라 옹벽이 무너져 주민 5가구 7명이 인근 경로당으로 대피했다. 경기 시흥 안현교차로에서는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 4대가 침수됐고 차량 안에 있던 4명이 구조됐다.
경기 화성에서는 공장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 남부 지역에서는 전날 하루 220건이 넘는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남동구 운연동의 한 창고에서는 물이 차오르면서 70대 남성과 60대 여성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서울에서는 도림천 일대에 올해 첫 침수주의보가 내려졌다. 전날 낮 서울 관악구와 은평구, 마포구, 종로구 등 서남권과 서북권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도림천 신대방역, 신림역, 보라매역 주변에 침수주의보가 발령됐다. 2024년 도시하천유역 침수피해 방지 대책법 시행 이후 침수주의보가 내려진 첫 사례다.
침수주의보는 비가 잦아들고 호우특보가 해제된 뒤 약 2시간 30분 만에 풀렸다. 다만 도심 하천은 비가 그친 뒤에도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로 수위가 다시 오를 수 있어 접근 자제가 필요하다.
시설 피해는 공공시설 359건과 사유시설 94건으로 나뉘었다. 공공시설 피해에는 수목 전도 70건, 도로 침수 70건, 토사 유출 24건, 싱크홀 16건, 맨홀 피해 13건, 배수 불량 12건 등이 포함됐다. 사유시설 피해로는 주택 침수 23건, 하수도 막힘 1건, 비닐하우스 침수 1건 등이 보고됐다.
도로·국립공원 통제 계속

비가 계속되면서 국립공원과 도로, 지하차도 등 곳곳의 통제도 이어졌다. 북한산 36곳과 속리산 24곳을 포함해 전국 8개 국립공원 156개 구간의 출입이 통제됐다. 도로와 하상도로, 지하차도 등 51곳도 침수나 안전 우려로 통행이 막혔다. 둔치주차장과 하천변 출입 제한도 계속되고 있으며 여객선 5개 항로 5척의 운항도 멈췄다.
철도 운행도 한때 차질을 빚었다. 코레일은 경부선과 충북선 일부 열차 운행을 안전 점검 차원에서 중단했다가 순차적으로 정상화했다. 강원 정선에서는 돌덩이가 국도를 덮쳐 통행이 제한됐고 대전에서는 야산 토사가 흘러내려 도로에 주차된 차량을 덮쳤다. 고속도로에서도 빗길 사고가 발생했다.
중대본은 누적 강수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산사태와 축대 붕괴 위험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비가 그친 뒤에도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는 토사 유출이나 낙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 귀가 전 주택 주변 사면과 옹벽, 배수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기상청은 10일 낮까지 수도권과 강원도를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더 내릴 수 있다고 예보했다. 비가 그친 뒤에는 폭염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당국은 침수된 도로를 무리하게 지나지 말고 하천과 계곡 주변 접근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저지대 주택과 지하공간은 배수 상태를 확인하고 산사태 취약 지역 주민은 지자체 안내에 따라 즉시 대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