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체포방해’ 오늘 생중계 선고… 계엄 583일 만에 첫 대법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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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2시 대법 상고심 선고
1심 5년·2심 7년… 선고 생중계 예정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체포영장 집행 방해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 / 중앙지법 제공,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 중앙지법 제공, 뉴스1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9일 오후 2시 대법원 1호 법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상고심 선고기일을 연다. 이번 선고는 12·3 비상계엄 선포 583일 만에 나오는 윤 전 대통령 관련 첫 대법원 판단이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수사 초기인 지난해 1월 대통령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내란 특검팀은 지난해 7월 윤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했다. 1심은 올해 1월 징역 5년을 선고했고 2심은 지난 4월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특검팀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대법 소부 선고 첫 생중계

이날 선고는 실시간 중계된다. 전원합의체 사건이 아닌 대법원 소부 사건 선고가 생중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란 특검팀이 중계를 신청했고 대법원이 이를 허가하면서 생중계가 성사됐다. 3대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사건 중 상고심 선고가 생중계되는 것도 처음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선고 생중계에 반대 의견을 냈다. 판결 이유보다 정치적 메시지가 부각될 수 있다는 취지였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자체 장비로 법정 영상을 촬영해 방송사에 송출할 예정이며 개별 언론사의 법정 촬영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대법원 법정에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고심은 피고인에게 출석 의무가 없어 윤 전 대통령은 같은 시간대 서울고법에서 열리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항소심 공판에 출석할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은 선고를 앞두고 청사 방호도 강화했다. 전날부터 서문과 대검찰청 청사 방면 출입구를 폐쇄했다. 이날 오전부터는 정문도 통제하고 서울검찰청사 방면 동문으로만 출입을 허용한다. 선고 방청도 사전 신청을 받아 추첨으로 정했다.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방해가 핵심 쟁점

지난해 1월 15일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가 윤석열 당시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가운데 공수처 관계자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사다리를 이용해 차벽을 넘고 있다. / 뉴스1
지난해 1월 15일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가 윤석열 당시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가운데 공수처 관계자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사다리를 이용해 차벽을 넘고 있다. / 뉴스1

이번 사건의 핵심은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다. 윤 전 대통령은 공수처와 경찰이 체포영장 집행에 나서자 대통령경호처를 통해 이를 막은 혐의를 받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고 서울서부지법의 영장 발부와 집행 과정도 위법하다고 주장해 왔다.

1심과 2심은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수처와 경찰의 영장 집행이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보고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집행을 저지한 행위는 특수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국무위원들의 계엄 심의권 침해 혐의도 상고심 판단 대상이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외관을 갖추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하고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를 받는다. 2심은 이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계엄 해제 뒤 허위 선포문을 작성하고 이를 폐기한 혐의도 포함됐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서명한 문서에 의해 계엄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 이후 이를 폐기했다고 봤다. 2심은 허위공문서작성,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서류손상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허위공문서행사 혐의는 1심과 2심 모두 무죄로 봤다.

외신 대상 허위 공보 지시 혐의도 쟁점이다. 윤 전 대통령은 ‘헌정질서 파괴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취지의 허위 내용이 담긴 PG(프레스 가이던스)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지만 2심은 유죄로 뒤집었다.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 혐의도 함께 다뤄진다.

1심 징역 5년, 2심 징역 7년

윤석열 전 대통령 / 중앙지방법원 제공,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 중앙지방법원 제공, 뉴스1

1심은 윤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등 주요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심을 맡은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 형사1부는 지난 4월 징역 7년을 선고했다. 1심보다 형량이 높아진 것은 외신 대상 허위 공보 지시 혐의 등이 추가로 유죄 판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2심은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혐의를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계엄 해제 후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 이를 폐기한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2심은 윤 전 대통령이 헌법을 준수해야 할 대통령의 책무를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사정은 제한적으로만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윤 전 대통령 측과 특검팀은 2심 선고 이후 모두 상고했다. 대법원이 2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면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7년이 확정된다. 일부 혐의 판단이나 법리 적용에 문제가 있다고 보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

비상계엄 관련 본류 사건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은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에서 2심이 진행 중이다. 앞서 1심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은 평양 무인기 투입 의혹 관련 일반이적 혐의 사건에서도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윤 전 대통령은 이 밖에도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 도피 의혹,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수수, 건진법사 관련 허위사실 공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 위증 등 여러 형사 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다. 한덕수 전 총리 재판 위증 혐의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지난해 1월 15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탄 차량 행렬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나와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해 1월 15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탄 차량 행렬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나와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같은 날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 관여한 대통령경호처 수뇌부에 대한 1심 선고도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는 이날 오후 2시 박종훈 전 대통령경호처장 등에 대한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특검은 박 전 처장과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에게 각각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에게는 징역 5년, 김신 전 가족부장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통일교 청탁 의혹 사건에 대한 대법원 선고도 진행된다. 대법원 3부는 오전 11시 15분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 대한 상고심 선고기일을 연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전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가방 등 금품을 건넨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전 씨는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2심은 전 씨가 김 여사와 공모해 통일교 측 금품을 받은 혐의와 함께 청탁과 알선을 대가로 윤 전 본부장에게서 3000만 원을 받은 혐의, 기업들로부터 2억 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 사건 선고는 이흥구 대법관이 주문을 낭독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에는 이숙연 대법관과 노경필 대법관 등이 참여한다. 오석준 대법관은 윤 전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선후배 관계인 점 등을 고려해 심리에 참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