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V2G 실증에 가속… 국내 정착 위해서는 규제 완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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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일반 전기차 고객 대상 실증에서 호평 이어지고 있어
전기차 에너지 자원 법적 근거 없어… 전력 공급에 대한 소유자 보상 한계

현대자동차그룹이 V2G(Vehicle-to-Grid) 시범 서비스에 참여한 일반 고객 가정의 인프라 구축을 완료하며 국내 V2G 실증에 속도를 낸다. 이번 시범 서비스는 연구소나 제한된 부지가 아닌 실제 고객의 생활 환경에서 진행해 유의미한 실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V2G는 전기차 배터리와 전력망을 연결해 전력을 양방향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다. 전력 수요가 낮은 심야 시간대에는 충전을 진행하고, 수요가 집중되는 낮 시간대에는 차량 배터리 내 전력을 전력망에 공급한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V2G가 전력망 운영 효율을 높일 핵심 대안으로 부상했다.

◆ 전기차 420만 대 연결 시 설비 투자 비용 78.5조 원 절감

V2G 시범 서비스에 참여한 일반 고객이 EV9을 양방향 충전기에 꽂아두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V2G 시범 서비스에 참여한 일반 고객이 EV9을 양방향 충전기에 꽂아두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한국전력공사 분석에 따르면 10kW급 양방향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 10만 대를 동시에 1시간 동안 방전할 경우 최대 1GW 규모의 대형 발전 설비 1기에 상응하는 전력 공급 효과를 낸다. 이는 부천시 전체 인구보다 많은 약 80만 명이 1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가 42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다. 한전 산식을 적용하면 전기차 420만 대가 1GW 규모 초대형 발전 설비 42기를 대체하는 셈이다. 해당 전력 규모의 양수 발전 전력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는 약 84조 원의 비용과 7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반면 기존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를 활용하는 V2G는 약 5조 4600억 원의 비용과 1개월 남짓한 기간만 소요해, 최대 78.5조 원에 달하는 설비 투자 비용을 아낄 수 있다.

◆ 아이오닉 9·EV9 고객 40명 참여… 전방위적 사업 확장 및 제도 정비 시급
양방향 충전기와 연결된 아이오닉 9과 EV9. / 현대자동차그룹
양방향 충전기와 연결된 아이오닉 9과 EV9.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제주도에 거주하는 아이오닉 9 및 기아 EV9 차주 40명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국내 최초로 V2G 서비스를 이용 중인 고객들은 기존 충전 방식과 동일해 사용이 편리하고 최저 배터리 잔량 설정 기능으로 방전 우려를 덜 수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V2G 전용 요금제, 세제 혜택, 전용 주차구역 등 제반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도 함께 언급했다.

현대차그룹은 시범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충전기 연결 빈도와 시간대별 이용 행태를 분석하고 고객 보상 체계를 설계한다. 확보한 데이터는 향후 전북 새만금 AI 수소 시티의 V2G 기반 사업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한국과 미국에 V2G 관련 상표권을 다수 등록하는 등 V2G 사업의 전방위적인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 법적 한계에 부딪힌 V2G 참여 유도… 관련 규제 완화 필수적
옥토퍼스 에너지의 전기차 충전기.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 옥토퍼스 에너지
옥토퍼스 에너지의 전기차 충전기.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 옥토퍼스 에너지

다만 본격적인 국내 상용화를 위해서는 관련 법적 기반 확립이 우선 과제다. 현재 국내 전력 시장에서는 전기차를 분산 에너지 자원으로 명확히 규정하지 않아, 차량이 전력을 공급하더라도 이를 인정하고 정산할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

일례로 영국 최대 재생에너지 기업 옥토퍼스 에너지는 전기차 리스 및 양방향 충전기 설치, 전용 요금제를 묶은 V2G 패키지 상품을 운영하고 있으며, 가입 고객은 전력을 제공하는 대신 전기차 충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반면 전기차를 에너지 자원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는 국내법상 양방향 충전기 설치 및 차량 내 전력 공급을 통한 보상 및 비용 정산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해외 사례처럼 국내에서도 V2G를 국가 전력망 자원으로 상용화하기 위해 전기차의 전력 시장 참여 자격과 보상 기준 등 조속한 규제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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