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술집 손님 접대 위해 날 불렀다” 원조 미녀 개그우먼의 눈물 고백

작성일

미성년자 딸을 카바레·나이트클럽 알리바이로 이용한 엄마

개그우먼 이희구. / 유튜브 채널 'MBN Entertainment'
개그우먼 이희구. / 유튜브 채널 'MBN Entertainment'

‘원조 미녀 개그우먼’으로 사랑받았던 이희구가 가슴 깊이 묻어뒀던 아픈 가정사를 방송 최초로 고백하며 눈물을 쏟았다.

지난 5일 방송된 MBN ‘극복스토리 당신이 아픈 사이’에 출연한 이희구는 "제 이름이 기쁠 희(喜)에 구할 구(求)를 쓴다. 기쁨을 구하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정작 이름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왔다"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의 어린 시절은 상처와 결핍으로 얼룩져 있었다. 이희구는 "태어났을 때부터 버려진 아이였던 것 같다. 엄마의 관심이 없어 예방접종도 제대로 못 맞았다"고 회상했다. 5살 때는 영양실조와 고열로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어머니의 기행으로 더 큰 고통을 겪었다. 외도와 외박을 일삼으며 가정에 소홀했던 어머니는, 아버지와의 부부 싸움을 피하기 위한 알리바이로 미성년자였던 이희구를 이용했다.

아버지가 늦은 귀가를 추궁하면 "희구가 야자하는 걸 기다리다가 늦었다"고 핑계를 대며 딸을 카바레와 나이트클럽에 데리고 다닌 것이다.

이희구는 "저를 나이트클럽에 집어넣고 콜라 한 병을 사줬다. 어느 날은 카바레에도 데려갔다. 엄마는 춤추고 노는 동안 저는 그런 엄마를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고 전했다.

10대 때 엄마 손에 나이트클럽에 끌려간 이희구. MBN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 유튜브 채널 'MBN Entertainment'
10대 때 엄마 손에 나이트클럽에 끌려간 이희구. MBN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 유튜브 채널 'MBN Entertainment'

유흥업소 방치를 견딘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부모님의 부부 싸움이 상상초월로 치달을 것 같았다. 나만 입만 다물고 있으면 평화가 찾아왔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대학생이 된 후에도 상처는 반복됐다. 어머니와 떨어져 살던 이희구는 어느 날 어머니가 자신을 따로 불러내자, 그리운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갔다.

하지만 마주한 현실은 참담했다. 그는 "당시 어머니는 술집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손님 접대를 위해 날 부른 거였다"며 "그 상황이 너무 견딜 수 없었다. 내 존재가 없다는 것에 대해 자괴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깊은 절망감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그 순간 자신을 구한 사람은 아버지였다고 밝혔다.

이후 어머니가 '경계선 지능'(지적 능력의 경계선에 있는 상태)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이희구는 어머니 곁을 떠나 서울로 상경했고, 1987년 KBS 공채 개그우먼으로 데뷔해 활발히 활동했다.

그러나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01년 아버지가 치매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어머니마저 치매 진단을 받은 것이다. 그는 방송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부모 간병에만 전념해야 했다.

이희구는 "엄마가 정말 밉고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는데, 치매에 걸린 뒤로는 아이 같은 목소리로 '엄마는 희구랑 노는 게 제일 재밌어. 엄마 데리고 가, 아무 짓도 안 할게'라고 하더라"며 복잡했던 심경을 전했다.

"엄마가 네게 몹쓸 짓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널 낳아준 사람이니 보살펴 주라"던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14년간 간병을 이어갔다.

긴 공백기는 극심한 생활고와 빚으로 이어졌다. 생계를 위해 식당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그는 결국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대학병원 전문 간병인으로 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희구는 모진 과거를 원망으로 남기지 않았다. 그는 "다 극복했고, 제 삶의 밑천이 됐다. 세상에 헛된 일은 없다. 저 자신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며 끝내 미소를 지어 보여 감동을 안겼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