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가 진짜…서울·인천·경기 최대 100mm, '물폭탄' 떨어지는 곳은? (태풍 바비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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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전북 200㎜ 물폭탄, 무더위까지 덮친 장맛비

7일 서울 등 수도권에는 20㎜ 안팎의 장맛비가 내렸고, 충청권에는 시간당 최고 58㎜에 달하는 강한 비가 쏟아졌다. 8일 새벽을 기점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다시 굵은 장맛비가 몰아치고, 특히 충남과 전북 일부 지역에는 최대 200㎜ 이상의 물폭탄이 예고됐다.

일본 히마와리 위성이 포착한 제9호 태풍 바비 / CIRA/NOAA
일본 히마와리 위성이 포착한 제9호 태풍 바비 / CIRA/NOAA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5분 기준 일 강수량 1위는 충남 금산으로 93.7㎜를 기록했다. 충북 영동 86.5㎜, 전북 익산 78.0㎜, 충남 서천 68.5㎜ 등 충청·전라권에 비가 집중됐다. 서울에서는 강서구가 17.9㎜로 자치구 중 가장 많았고, 은평 17.5㎜, 용산 14.0㎜ 순이었다. 60분 최대 강수량 역시 충남 금산이 58.4㎜로 가장 셌다. 오전 한때 충청권 대부분에 발령됐던 호우특보는 충북 영동과 대구 군위, 경북 영천·칠곡·김천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낮 동안 대부분 해제됐다.

7일 오후부터 저녁 사이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다시 지나가겠고, 이후 8일 새벽부터는 정체전선이 본격적으로 북상하면서 중부지방과 호남을 중심으로 장맛비가 거세진다.

이번 비의 배경은 다소 복잡하다. 북쪽에서 내려온 절리저기압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올라오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정면충돌하면서 새로운 정체전선이 만들어졌다. 절리저기압은 상층 제트기류가 구불구불 흐르다 일부가 떨어져 나와 생긴 저기압을 뜻한다. 8일 저녁부터 9일 새벽까지는 이 전선이 찬 공기에 밀려 남하했다가, 9일 오전 다시 북상해 10일 낮 북한 쪽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내리는 사이 비구름대가 한곳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중호우 위험이 커진다.

장맛비 쏟아져 나오는 수원시 팔달구 수원화성 화홍문 수문 / 뉴스1
장맛비 쏟아져 나오는 수원시 팔달구 수원화성 화홍문 수문 / 뉴스1

특히 8일 늦은 밤부터 9일 오전 사이에는 충남과 전북을 중심으로 시간당 5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여기에 그날 밤 대기 하층으로 수증기를 잔뜩 머금은 하층제트까지 가세하면서 비구름대가 띠 모양으로 압축돼 정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기상청 이광연 예보분석관은 기압골이 주기적으로 남하하며 강수시스템이 반복적으로 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8~9일 예상 강수량을 지역별로 보면 대전·세종·충남·전북이 80~150㎜로 가장 많다. 서울 등 수도권과 서해5도, 강원내륙·산지, 충북은 50~100㎜가 예보됐는데, 경기 남부와 강원 중·남부 내륙, 충북 지역은 150㎜ 이상 쏟아지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전남 북서부와 경북 중·북부는 30~80㎜(많은 곳 100~120㎜ 이상), 대구·경북 남부는 20~60㎜, 광주·전남은 10~40㎜ 수준이다. 10일 강수량까지 더해지면 총강수량은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짧은 시간 많은 비가 집중되는 만큼 안전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계곡과 하천 물이 갑자기 불어날 수 있어 접근과 야영은 피해야 하고, 하천변 산책로와 지하차도 출입도 자제해야 한다. 저지대 침수와 하천 범람, 급류, 하수도·배수구 역류는 물론 토사 유출과 산사태, 낙석, 축대 붕괴 위험도 있다. 임진강·한탄강·북한강 등 북한 접경 하천은 북한 지역 강우로 수위가 급격히 오를 수 있어 유속 변화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쏟아지는 장맛비에 우산을 들고 걸음을 재촉하는 시민들 / 뉴스1
쏟아지는 장맛비에 우산을 들고 걸음을 재촉하는 시민들 / 뉴스1

비만 문제가 아니다. 무더위도 함께 찾아온다. 정체전선을 따라 고온다습한 공기가 계속 유입되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의 체감온도는 31도 안팎까지 오르고, 경기 남동부와 강원 남부 내륙, 충북 중부, 전남 남동부, 경상권, 제주 일부는 33도를 웃돌 전망이다. 정체전선이 북한으로 넘어가는 10일 이후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를 덮으면서 폭염이 한층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남부 내륙 중심으로 발효 중인 폭염특보는 전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제주와 남부지방에는 열대야주의보가 발효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변수는 태풍이다. 제9호 태풍 '바비'는 7일 오전 9시 기준 괌 서북서쪽 약 610㎞ 해상에서 시속 21㎞로 서진 중이다. 중심기압 925hPa, 최대풍속 초속 51m의 강도 4단계 세력으로, 태풍의 눈이 뚜렷하고 나선형 비구름대도 잘 발달한 상태다. 예상 경로대로면 바비는 11일쯤 대만 북쪽 해상, 12일쯤 중국 동부 연안에 상륙할 전망이어서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기상청은 태풍이 소멸한 뒤 동아시아 기압계가 재배치되면서 다음 주 후반 강수가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태풍 자체보다 태풍 이후의 기압 배치 변화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