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레전드 라스트 댄스 허무하게 멈추고 감독 자진 사임까지 한 '나라'

작성일

포르투갈 마르티네스 감독, 16강 탈락 직후 자진 사임

포르투갈 축구대표팀을 이끌어온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이 월드컵 탈락 후 하차하며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우승을 목표로 달렸던 포르투갈의 여정은 16강에서 멈춰 섰다.

경기 전 모여있는 포르투갈 선수들 / 포르투갈 축구 대표팀 인스타그램
경기 전 모여있는 포르투갈 선수들 / 포르투갈 축구 대표팀 인스타그램

포르투갈은 7일(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스페인에 0-1로 석패하며 월드컵 여정을 조기에 마감하게 됐다. 경기 직후 마르티네스 감독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임을 발표했다.

이번 대회 포르투갈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스쿼드를 자랑했다.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인 ‘라스트 댄스’에 나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를 필두로 비티냐, 누누 멘데스(이상 파리 생제르맹), 베르나르두 실바(레알 마드리드),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이 대거 포진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정작 본선 무대에서는 이름값에 걸맞은 폭발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이날 경기는 포르투갈이 낳은 ‘41세 리빙 레전드’ 호날두와 스페인이 자랑하는 ‘19세 신성’ 라민 야말의 신구 맞대결로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치열했던 세 번째 '이베리아 더비'… 장군멍군 공방전

역대 월드컵 사상 세 번째로 성사된 ‘이베리아 더비’답게 두 팀은 전반 초반부터 거칠게 맞부딪쳤다. 두 나라는 2010년 남아공 대회 16강전에서 처음 만나 스페인이 1-0으로 승리, 2018년 러시아 대회 조별리그에서는 호날두의 해트트릭 활약 속에 3-3 무승부를 거둔 바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인스타그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인스타그램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던 스페인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전반 9분 다니 올모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받은 미켈 오야르사발이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들며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잡았지만 그의 왼발 슈팅은 포르투갈의 골대 오른쪽을 살짝 벗어나며 탄식을 자아냈다.

포르투갈도 곧바로 반격했다. 전반 12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빠르게 쇄도한 호날두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스페인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득점 없이 맞이한 후반전, 포르투갈에 악재가 찾아왔다. 전반 내내 스페인의 에이스 야말을 완벽하게 묶었던 왼쪽 풀백 멘데스가 후반 11분 통증을 호소하며 넬손 세메두와 교체 아웃됐다. 이후 두 팀은 연장전을 염두에 둔 듯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연장전 기운이 짙어지던 후반 추가시간 1분, 결국 스페인의 극적인 결승 골이 터졌다. 용병술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후반 30분 교체 투입된 페란 토레스가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킬러 패스를 찔러줬고 후반 40분 올모 대신 그라운드를 밟은 미켈 메리노가 박스 안으로 쇄도하며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포르투갈의 골망을 흔들었다.

마르티네스 감독, 성적 부진 책임지고 자진 사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포르투갈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았고 호날두는 눈시울을 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경기 후 곧바로 자진 사임을 발표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 사진 / 포르투갈 축구 대표팀 인스타그램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 사진 / 포르투갈 축구 대표팀 인스타그램

2023년 포르투갈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마르티네스 감독은 2024-2025 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기도 했으나 유로 2024 8강 탈락에 이어 이번 북중미 월드컵마저 16강에서 조기 탈락하며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포르투갈축구협회(FPF)를 통해 고개 숙여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이번 스페인전이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마지막 경기”라며 “그동안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준 포르투갈 국민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이곳에서의 평생 갈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겠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준 선수들의 노고에도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